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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이민재 신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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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넘긴 비결은 ‘공부’

▼ 이 회장께선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교육 과정을 이수했더군요.

“기업인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급변하는 경제 환경을 잘 이해하고 트렌드를 미리 알아둬야 경영의 방향을 제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배움의 과정에서 만나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도 기업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민재 회장은 1992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것을 시작으로 연세대(1997)와 세종대(2000), 서강대(2001), 이화여대(2003), 서울대(2004) 등 5개 대학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직전에 다닌 연세대 경제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교육 덕분에 환란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때 강의한 여러 석학이 ‘우리나라에 곧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당시 1달러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였어요. 그런데 위기가 찾아오면 환율이 1300~14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실제로는 한때 달러당 원화 환율이 1900원까지 치솟았다). 특수용지 수입을 하던 우리 회사엔 대금 결제를 위한 달러가 좀 있었어요. 석학들 말씀을 듣고 한동안 환전하지 않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외환위기가 찾아와 환율이 많이 올랐어요. 이렇듯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기업 경영도 살림하듯 꼼꼼하게”

서울 역삼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6층에 마련된 ‘창업보육실’엔 9개사가 입주해 있다.

성공 창업 3계명

▼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여성 경제인에게 선배 처지에서 노하우를 들려준다면.

“남이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업종과 분야를 선택하고,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좋은 멘토를 만나 자주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사업을 벌인다고 곧바로 이익이 생기지는 않아요. 창업 후 본격적으로 이익이 나기까지 보통 3년 정도 걸리는데,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처음부터 규모를 크게 하는 것보다 작게 시작해서 차츰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길입니다.”

▼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관통한 사회적 의제 가운데 하나가 ‘경제민주화’였습니다. 기업 경영인으로서 경제민주화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균형 잡힌 성장과 안정을 위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선거 때 제기된 경제민주화의 기본 방향에 다수가 동의한 것도 경제민주화가 담고 있는 공익적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겠죠. 성장의 과실을 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좋은 취지고요. 다만 어떤 시각으로 경제민주화를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어떤 추진 방안이 뒤따를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이든 서민이든 스스로의 노력에 따른 결실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첫 여성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과 곧 출범할 새 정부에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직까지는 대기업과 남성 위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여성 경제인이 약자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여성 경제인끼리 쉽고 편하게 자금을 운용해 쓸 수 있는 공제조합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제조합을 설립할 초기 자금으로 2000억 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둔 여성 경제인이 마음 편히 자녀를 맡기고 교육과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육시설을 갖춘 연수원을 만들었으면 해요. 또 우리 협회가 중소기업청에서 위탁받아 여성창업 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해요. 보육실을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현대적인 시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기 바랍니다.”

유명무실한 여성 기업 우대제도

여경협 전국 14개 지부는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각 센터에는 여성 창업자가 최장 3년까지 임차료 부담 없이 사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육실이 있다. 보육실을 쓰려는 여성 창업자는 서류와 면접 등 두 차례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경쟁률이 보통 10대 1이 넘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역삼동 여경협 중앙회 건물 한 층에 마련된 보육실이 고작 9개뿐이다. 시도 지부 가운데 보육실이 가장 많은 곳도 20곳이 넘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경제활동 인구는 1000만 명이 넘고, 여성이 운영하는 사업체 수도 130만 개나 된다. 그에 비해 여경협이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보육실 수는 169개에 불과하다. 여경협의 한 실무자는 “여성 창업자가 보육실에 입주하면 대부분 3년을 모두 채운다”며 “창업자금이 넉넉지 않은 여성 창업자에게 임차료 부담 없는 보육실은 그만큼 초기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민재 회장은 “여성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가 있는데도 지금까지는 유명무실했다”며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는 꼭 법대로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여성 기업 우대제도는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조를 가리킨다. 정부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물품 및 용역에 대해 구매총액의 5% 이상, 공사의 경우 총액의 3% 이상을 여성 기업과 거래하게 하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관련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가 있으면 뭐합니까.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외면하면 그만인걸요. 2년 전과 지난해에 각각 2건 정도 여성 기업이 우대 배점을 받았다고 해요.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고 여성 경제인에게 특별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힘이 모자란 여성 기업을 배려하려고 마련한 제도만이라도 제대로 운영됐으면 합니다.”

신동아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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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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