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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교사가 매 맞는 ‘막장’ 학교…공교육 살릴 길은 교권입국(敎權立國)”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교사가 매 맞는 ‘막장’ 학교…공교육 살릴 길은 교권입국(敎權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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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매 맞는 ‘막장’ 학교…공교육 살릴 길은 교권입국(敎權立國)”

안양옥 회장이 올해 교총이 할 일을 설명하고 있다.

▼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잘 맞던가요.

“고등학교 때 비교적 공부를 잘해서 체육선생님이 교수 만들려고 체육교육과를 보냈는데, 교사가 참 좋더라고요. 5년간 교편을 잡았는데 그 5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그때 제자들을 지금도 만나요. 선생님 할 때는 아이들 이름과 번호를 사흘 만에 외웠습니다.”

담임교사와 생활지도의 힘

최근 KBS 드라마 ‘학교 2013’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 드라마는 성적제일주의에 빠져 병들어가는 학생들과 제 자식의 안위만을 위해 교장실을 들락거리는 학부모들, 무너진 교권 앞에서 속수무책인 교사 등 대한민국 학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드라마를 봤는지 묻자 안 회장은 “얘기만 들었는데 그런 드라마가 자꾸 나와야 한다”면서 “언론과 방송에서 학교의 실상을 객관적, 종합적으로 파악해 고발하고 학교를 새롭게 살리자는 메시지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과 방송은 사건 중심이지만 교육분야를 다룰 땐 사건보다 정책에 대한 비판이 우선돼야 할 것 같아요. 교사 한 사람의 특수한 문제가 자칫 학교의 총체적인 문제처럼 비칠 수 있거든요. 그게 고정관념이 돼서 촌지 받는 선생은 다 나쁜 놈이 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의사가 다 도둑놈이면 어떻게 내 몸을 맡기겠습니까. 학부모와 교원 간의 정서적 유대가 끊어진 것도 그런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 촌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돈봉투는 안 되지만 전문직에는 촌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의 표시로요. 미국,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도 촌지문화가 있어요. 공개적이니까 문제도 없고요. 근데 우리나라는 완전히 나쁜 것이 돼서 책상에 봉투를 집어넣는 게 아니라 주스 한 캔을 건네는 것조차 금기가 됐을 만큼 삭막해졌죠. 그래서 올해 ‘스승의 날 주간’을 만들자는 거예요. 그 기간을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존중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잖아요. 편지 주고받기 운동도 하고요. 한꺼번에 왕창 가서 꽃 수십 송이 사다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요. 사제가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가 돼야 교육의 힘이 생깁니다.”

안 회장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칭송한 우리나라 교육의 힘은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같이하는 담임교사제도에서 비롯됐다”고 역설했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교육의 힘은 교과지도보다 생활지도에 있어요. 교과지도를 통해 학생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긴 힘들거든요. 그래서 교사도 생활지도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학생도 수업내용보다 선생과 대화하고 함께 활동하고 그런 걸 오래 기억해요. 교과지식은 머리로 받아들이지만 삶의 지혜는 마음으로 깨우치는 거니까요.

담임선생의 역할이 중요하고 교사가 매우 어려운 직업이라는 걸 부모와 사회가 알아야 합니다. 학교를 이해시키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학부모 교육이 절실합니다. 우리와 달리 서구에서는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각기 다른 교사가 담당해요. 서구 교육의 실패 이유는 거기에 있어요. 근데 우리의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교과지도에만 치중하고 생활지도를 가벼이 여긴 탓에 학교질서와 교권이 무너지는 악순환을 초래한 겁니다.”

그가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교원 인권침해 심각

“고등학교 관선 이사직을 2년 반 하면서 애들한테 수요일마다 등반과 건강달리기를 시켰어요. 자율학습 전에 한 시간씩 운동도 하게 하고요. 그랬더니 전교 1등 학생 부모가 와서 ‘그런 걸 왜 시키느냐, 운동하면 집에 와서 잔다’고 항의하더라고요. 반박자료를 보여주면서 ‘운동을 하면 뇌 혈류량이 20% 증가해 학업성적이 올라간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자지 않고 집중력이 생긴다’고 설득했더니 그 뒤로 아무 말이 없었어요. 제 말대로 됐거든요. 탈선도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어요. 학교짱에게 방과 후 활동도 시키고 운동도 시키면 짱 노릇할 시간도 여력도 없어져요. 근데 학교에서 오후 3시면 나 몰라라 내보내니까 한창 혈기왕성한 애들이 기운을 나쁜 쪽에 쓰는 거예요. 학교가 바로 서려면 철학적이고도 전략적인 교육과 인적자원이 필요해요. 공교육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정규수업은 물론 방과 후까지 고려해서 교사를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해야 해요.”

▼ 교원 충원이 시급합니까.

“당연하죠. 교원 수가 20년 동안 정체돼 있어요. 교사도 공무원이라 행안부가 관리하는 공무원 총 정원제를 따라야 하거든요. 교사를 5만 명 늘려야 한다고 하면 다른 쪽에서도 다들 ‘우리도 죽겠다’고 하니 원만한 해결이 힘들어요. 게다가 교원 정원 정하는 건 교육부 소관이에요. 교육공무원은 특수성을 고려해 교육부가 예산 내에서 관리해야 해요. 1980~90년대엔 교원 수가 많이 늘었는데 지금은 학생 수가 준다는 이유로 안 늘려줘요. 대신 인구가 느는 지역에 학교 짓고, 주는 지역에선 학교 없애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어요. 교원 충원 없이 무상급식만 계속하면 편안한 수용소가 되는 거죠. 아침에 나와 교실에 앉아 있으면 공짜 밥 주지, 수업 안 듣고 잠자도 인권 존중해주지, 저녁엔 PC방이나 폭력서클에 가서 문제 일으켜도 학교는 속수무책이지.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면 교원을 늘려서 소규모 수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인수위에 가서 얘기해봐야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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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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