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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형사처벌 제한 배임죄<상법> 개정안, 배상 강화와 함께 논의해야

배임죄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jsskku@hanmail.net

형사처벌 제한 배임죄<상법> 개정안, 배상 강화와 함께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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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이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개정하는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 골자는 기업인이 ‘경영상 판단’을 한 경우에는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배임죄는 형법, 상법, 특경가법에 규정돼 있다. 이 의원은 이 중 상법상의 특별배임죄 규정을 경영상의 판단을 한 경우에 한정해 개정하자고 발의했다. 즉, 이 개정안은 우리 상법에는 없지만 미국의 판례 및 독일 주식법에서 인정하고 우리 판례에서도 간혹 인정하는 경영 판단의 개념을 법률에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경영상의 판단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최근의 판례를 보면 검찰과 법원이 배임죄에 대해 예전과 달리 상당히 신중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경영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 처벌을 면하게 하는 판결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본질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배임의 본질은 배신이다. 배신은 윤리적인 문제이고 손해배상 등 민사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다. 배임죄는 민사적 수단에 의해 해결해야 할 분쟁을 국가가 나서서 형사범으로 처벌하는 것과 같다. 이는 형벌권의 과도한 개입이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

사실 본질적으로는 형법상 배임죄 자체가 문제다. 그러므로 일각에서는 형법상의 배임죄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배임죄를 다루는 형법에 ‘경영자의 경영 행위를 면책하자’는 단서를 두긴 어렵다. 게다가 기본법인 형법의 개정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고 단시일 내에 개정되길 기대할 수도 없다. 경영 판단에는 죄를 묻지 않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하면, 이 논리가 형법 및 특경가법에 적용될 수 있어 형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경영자의 경영 행위에 대해 형사적 면책이 가능해지므로 이 의원이 제시한 개정 방향은 옳다고 본다.



본래 ‘경영 판단의 원칙’은 과실로 경영 판단을 잘못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한 이론이다. 그러므로 고의를 요건으로 하는 배임죄에 경영 판단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배임죄의 고의는 미필적 고의까지 포함하고, 미필적 고의는 과실 또는 중과실과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결국은 과실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도 배임죄가 적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 가지, 경영 판단의 원칙 자체도 개념 정립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은 미국과 독일의 판례를 참고해 차차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이사회가 독립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 민사적 배상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형사벌로 강하게 처벌해야 기업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개정에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사회를 거쳤다고 해서 반드시 경영 판단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를 거쳤는지 여부와 배임죄의 성립은 관계가 없다. 그러나 민사적 구제수단이 불충분하다는 점에서는 공감이 가는 면이 있다. 따라서 배임죄의 구성요건 재검토와 함께 민사적 배상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신동아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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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jsskk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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