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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잇단 北 관련 의혹 누명 덮어쓰고 손해배상까지?

안철수연구소와 북한의 기묘한 관계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안랩, 잇단 北 관련 의혹 누명 덮어쓰고 손해배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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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 김대중-김정일 회담 앞두고 V3 소스코드 北에 넘겼나
  • ② 안철수연구소-평양과기대 커넥션의 진실은?
  • ③ 北정찰총국 해킹 공격 놓고 농협-안랩 책임 공방
안랩, 잇단 北 관련 의혹 누명 덮어쓰고 손해배상까지?
① 새누리당은 4·24 서울 노원병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안철수연구소(안랩)가 북한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재점화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안 의원이 창업한 안랩이 북한에 V3 백신, 소스코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안 의원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지난해 8월 23일,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이 V3를 북한에 먼저 주겠다고 나선 건지, 북에서 달라고 한 것인지 선후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청년연합은 지난해 7월 “안랩이 2000년 4월 V3를 국가정보원, 통일부와 협의 혹은 승인 없이 북한에 제공했다”며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3월 20일 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사의 전산망이 해커의 공격으로 마비되면서 안랩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3·20 사이버 테러는 북한 정찰총국 소행일 소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는 3월 22일자 사설에 이렇게 썼다.

“바이러스 백신도 북한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안철수연구소는 V3 제품을 북한에 무료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이후 안철수연구소는 ‘V3뿐 아니라 소스코드도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전달 여부는 확인된 것이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에서 바이러스 백신이 악성코드를 실어나르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이 V3의 북한 제공설과 무관치 않을 수도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V3와 V3 소스코드의 북한 제공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2005년 3월 27일자 ‘아이뉴스’에 실린 황미경 안랩 홍보부장의 인터뷰를 근거로 제시한다. 황 부장은 당시 이렇게 말했다.

“2000년이었던 같습니다. 북한에 V3를 증정용으로 보낸 적이 있어요. 잘 되면, 물량을 늘려서 보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는 ‘대외비’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한 일간지 기자한테 얘기를 했는데, 기사 안 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던 그 기자가 결국은 기사를 쓰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북한에서 사과 공문을 요청하더군요. 공문을 보냈고, 북한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지요.”

황 부장은 5월 14일 ‘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CD 형태의 증정용 샘플이 회사에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북한에 보내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랩은 6·15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 5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V3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해 5월 4일 KBS, 오마이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안랩 측은 “북한의 정보화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백신제품 기증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황 부장의 2005년 인터뷰, 2000년 언론 보도 등을 근거로 V3와 소스코드가 북한에 제공됐을 소지가 크며, 그로 인해 북한이 한국의 전산망을 해킹하기가 수월해졌다고 주장한다.

“소스코드는커녕 CD도 안 보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안랩이 소스코드를 넘겨줬는지다. 북한 해커가 V3의 소스코드를 알고 있다면 V3가 설치된 컴퓨터를 쉽게 해킹할 수 있다는 것. V3는 국내 상당수 국가기관, 보안시설, 대기업, 개인의 컴퓨터에 깔려 있다. 안랩이 북한에 소스코드가 아닌 CD 형태의 제품이나 증정품을 제공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설혹 증정품을 보냈더라도 이슈가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돈을 내고 V3를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CD 형태의 V3는 북한이 시중에서 돈을 주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실은 뭘까. 2000년 안랩이 북한에 V3 제공을 검토할 때 북측과의 연결고리를 맡았던 한 인사는 “CD 형태로 V3를 북측에 지원하는 것을 제안했는데, 협의가 잘 안 돼 무산됐다”면서 “소스코드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면서 웃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서 뛰었다. 북측과의 협의 과정에 참여한 또 다른 인사도 “북측에 V3를 보내지 못했다. 북측과 깊은 수준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었다. 얘기가 나왔다 흐지부지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일하는 남북경협 전문가다.

검찰의 설명은 이렇다.

“고발인, 안랩 전·현직 관계자 등을 조사한 결과 안랩 측이 V3 정품 제품이나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북한에 제공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당시가 남북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때라 관련 문의가 있었다는 통일부 관계자의 진술이 일부 있었다. V3의 샘플 제품도 북한에 제공됐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

요컨대 안랩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지만,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재발한다면 의혹은 또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② 지난 5월 초 정보 관계자들 사이에서 북한과 안랩을 연결짓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평양과기대 교수와 학생들이 1월 중순 열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안랩 현지법인 등에서 실습, 견학하려다 무산됐다는 게 골자다.

평양과기대는 북한 최초의 사립대학이다. 김정일이 2000년 중국의 발전상을 목격한 뒤 북한 교육성 관계자들을 불러 중국-외국 첫 합작대학인 옌볜과기대(총장 김진경)와의 협력을 지시하면서 설립됐다. 2009년 10월 첫 수업을 했다.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은 “학부생은 김일성종합대, 김책공과대, 평양컴퓨터기술대, 원산경제대, 원산농업대, 함흥공업대 등 우수 학교를 2년 이상 다닌 학생 가운데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면서 “전자컴퓨터공학부, 국제금융 및 경영학부, 농생명과학부가 있다. 전자컴퓨터공학부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고 농생명과학부 학생이 그다음으로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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