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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특구 파고들어 평양 무너뜨려라

동아시아-서태평양 Great Game, 한국의 묘수는?

  • 장량(張良)│재중(在中) 외교안보전문가·정치학박사

北 경제특구 파고들어 평양 무너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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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체스판서 ‘Pivot to Asia’ vs ‘中國夢’ 충돌 불가피
  • ● 한반도가 미-중 거래 대상 안 되게 해야
  • ● 中은 北의 지정학적 숙적…경협 통해 北 끌어당겨야
北 경제특구 파고들어 평양 무너뜨려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4월 21일 저녁 특별기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그는 인민해방군 팡펑후이(房峰輝) 총참모장 등 중국 인사들을 만나 동아시아-서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결정지을 ①대만(미-중) ②댜오위다오 혹은 센카쿠열도(중-일) ③북한 핵(한반도) 문제 등 동아시아-서태평양 지역의 핵심 군사안보 이슈를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뎀프시 의장의 중국 방문을 전후해 미 국무부 존 케리 장관과 윌리엄 번스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그 무렵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각기 중국을 방문했다. 윤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고 있던 시기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한국은 물론 일본, 러시아, 대만 등이 미·중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봤다.

중국의 5세대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창한 ‘중국몽(中國夢)’과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이 한반도와 그 주변으로 불티를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중 양국은 동아시아-서태평양 지역에서 ‘싸울 것은 싸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자세로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는 120년 전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요충지 한반도와 만주를 놓고 영·미 세력 후원하의 일본과 청(淸)나라, 러시아가 벌였던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을 상기하게 한다.

체스판 先手 둔 평양

북한은 2월 12일 한국과 미·중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반대와 경고에도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일본 총선과 한국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둔 지난해 12월 12일에는 장거리 로켓(탄도미사일) 은하 3호를 성공리에 발사했다. 그 직전인 11월 6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선거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11월 8일부터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에서는 시진핑이 총서기로 선출됐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북한은 상충된 이해관계를 지닌 미·중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가 끝나자마자, 또한 일본 총선과 한국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외교·안보 공세를 개시했다. 한반도 체스 게임(chess game)에서 선수(先手)를 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권력집중이라는 내부 상황도 고려했겠지만, 미·중뿐 아니라 12·16 총선 후의 일본, 12·19 대선 후의 한국 새 지도부를 계산에 넣고 이런 행보를 보인 듯하다. 북한은 다시 한 번 게임 시점(timing)을 선정하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북한은 2006년 미국 부시 행정부가 자금 세탁을 이유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9·19 공동성명 이행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새벽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태평양을 향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한(對韓), 대미(對美)관계가 악화되자 2009년 4월 5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이어 5월 25일에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對北) 정책이 강경 쪽으로 흐르는 것을 목격하고 ‘안보-경제 교환모델’이 더 이상 정권 생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무렵 북한은 김정일의 건강 이상 문제도 발생해 핵무기를 확보해야만 정권 생존이 가능하다고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된 것 같다.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을 핑계로 한국은 물론, 미국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켰다. 미국은 한미 합동군사훈련 기간 중 F-22 스텔스 전폭기, B-2 스텔스 폭격기, B-52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사력을 동원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해서도 섣부른 군사행동을 하지 말 것을 암암리에 요구했다. 미국의 이러한 군사행동은 한반도의 안정을 희구하는 중국의 묵시적 동의를 받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5월 현재까지도 중국 군부를 중심으로 4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예측되는 등 북한발 화염이 아직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강온(强穩)을 오가는 여러 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느끼는 북한은 정권 생존을 위해 더욱 교묘해진 책략을 구사하고 있다. 거의 유일한 동맹국으로 남아 있는 중국이 만류하는데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으로 대응하자 핵전쟁 불사를 부르짖었다. 이는 국제사회를 뒤흔들어 북한이 바라는 형태로 체스판을 짜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모순투성이 북·중관계

북한을 잘 다루려면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잘 읽어야 한다. 북한은 면적 12만2000㎢, 인구 2400만 명, 국내총생산(GDP) 약 260억 달러(1인당 GDP 약 1100달러)의 약소국이다. 남쪽에는 선진국으로 발전한 동족국가 한국, 서북쪽에는 초대국 중국, 동북쪽에는 강국 러시아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 북한 지역에는 조선 왕조가 멸망하고 일제의 통치가 끝난 직후 공산독재체제가 수립됐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를 잘 모른다. 빈곤은 도를 넘었으며 빈부차이도 극심하다. 김씨 일가의 권력 장악·유지와 통치의 안정을 위해 도입된 개인숭배주의는 교조적인 유교 및 기독교 교리와 결합해 북한을 종교적 독재왕조체제로 변화시켰다.

극도로 취약해진 북한은 미·중 등 강대국 간 흥정의 희생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한국에 흡수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품고 있다. 북한이 적으로 상정한 나라에는 한국, 미국, 일본 외에 지정학적 숙적 중국도 포함된다. 북한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지만, 직접적인 위협은 한국, 중장기적인 위협은 중국으로부터 올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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