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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스크린 복귀한 ‘4차원 소녀’ 최강희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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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가게와 말벌주

▼ 어머니가 어떤 태몽을 꾸셨을지 궁금하네요.

“태몽을 안 꾸셨대요. 엄마가 절 가졌을 때 오란씨 CF가 유행했대요. 만날 오란씨 CF를 보면서 저런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그래서 제가 연예인이 됐나보다고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 어릴 적 꿈이 배우였나요.

“연예인을 꿈꾸진 않았어요. 초등학교 때는 선물가게를 하고 싶었어요. 거기에 가지고 싶은 것이 다 있었으니까. 문방구랑 일맥상통하는데 선물가게에 있는 선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다른 꿈은 없었어요.”



비록 선물가게 주인이 되진 못했지만 절반의 꿈은 이룬 듯하다.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이 돌아올 때마다 선물을 챙겨주는 팬들이 그의 주위에 있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5월 5일 어린이날이 그의 생일이다.

▼ 그동안 팬에게서 받은 생일선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뭔가요.

“으음…, 말벌주요. 팬이 울면서 ‘강짱 없이는 못살아’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선물을 건넸는데 술통에 말벌이 담겨 있었어요. 말벌주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저한테 주려고 직접 말벌을 잡아서 술통에 담아왔더라고요. 정말 무서웠는데 팬의 마음이 너무나 순수해서 그 앞에선 무서워할 수도 없었어요.”

▼ 맛이 어때요?

“아직 못 먹었어요. 팬이 직접 잡은 거니까 고이 모셔두고 있어요(웃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연예인을 꿈꾼 적이 없다는 그는 무슨 이유에선지 1995년 고3 때 연예계에 데뷔한다. 그해 ‘존슨즈 깨끗한 얼굴상’과 ‘미스 레모나 상큼상’을 연거푸 수상한 것이 계기였다.

▼ 왜 나간 건가요.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이거 얘기하면 진짜 안 믿을 텐데…, 친구가 제 사진을 보낸 거예요. 주위에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었고, 저희 언니도 미스롯데선발대회 상위권에 올랐었어요. 그런 걸 많이 보고 자랐지만 저는 외모가 별로여서 학교 다닐 때는 연예인이 될 생각도 못해봤어요. 쫓아다니는 사람도 없었고요. 제 자신이 특출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 친구가 보기엔 특출했으니 사진을 보냈겠죠.

“중학교 때 친구예요. 고등학교 때는 같은 학교를 안 다녔는데, 걔 이름이 양은식이라서 ‘양양이’라고 불렀어요. 전 ‘강강이’였고. 그 친구가 저를 예뻐했죠. 학교 때 친구들한테 예쁨 받았어요. 애들이 귀여워해줬거든요. 그 친구가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길래 제가 별말을 안 했죠. 그랬더니 가지고 있는 사진을 보낸다고 했는데 정말로 수학여행 가서 찍은 사진을 보냈더라고요. 두 선발대회에 동시에. 존슨즈에서 대회 끝나고 수상자로 뽑혔다고 연락이 왔을 때 정말 신기했어요. 미스 레모나 선발대회에는 못 갈 뻔했어요. 창피한 일이지만 예선 치르기 전에 가출을 했거든요(웃음).

엄마가 저를 연예인으로 만들고픈 꿈이 있었나봐요. 예쁜 옷을 사서 기다리고 있다고 삐삐에다 음성메시지를 남겨뒀더라고요. 비가 오는데 신촌역에서 아침까지 6시간 동안 저를 기다리셨죠. 엄마 만나 화해하고 그날 예선 보러 갔어요. 그렇게 2차, 3차 심사에 계속 올라가니까 잘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본선 때는 옷차림에도 신경 쓰고 아는 언니가 메이크업도 해줘서 상큼상을 받았죠.”

“못해도 최강희다”

▼ 가출은 왜…? 엄마랑 싸웠나요.

“그때가 사춘기였나 봐요. 가출해도 갈 데도 없었어요. 날라리도 아니었고. 며칠이나 가출했는지, 왜 그랬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놀다가 날이 저문 것도 같고, 미스 레모나 선발대회에 가기 싫어서 애들이랑 놀러간 것도 같고, 그런 건 또렷이 생각나지 않는데 엄마가 삐삐 치고 아침까지 기다린 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미스 레모나 선발대회에서 상큼상을 받은 후 연기에 입문했다. 데뷔작은 1995년 방영된 KBS 청소년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 제작진은 그를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연기 경험 없는 ‘초짜’가 무슨 수로 그런 행운을 잡았을까. 자초지종은 이렇다.

“미스 레모나 선발대회의 사회를 신동엽 씨와 이휘재 씨가 봤어요. 룰라와 박진영 씨가 게스트로 오고. MTM 관계자가 심사를 끝내고 연락처를 가져가기에 연예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결국 하는 것은 보조출연이었어요. 한동안 보조출연을 했는데 종일 기다려서 한 컷 찍더군요. 다이어리 쓰는 게 취미라 거기에 잔뜩 푸념을 늘어놨는데 깜박하고 그걸 버스에 놓고 내렸어요. 그 버스에 ‘신세대 보고서’ 팀이 탔다가 제 다이어리를 주워서 찾으러 오라고 연락해왔죠.

갔더니 주인공 캐스팅이 안 된 상황이었는데 거짓말처럼 감독님이 ‘너 한번 입고 와봐’ 하면서 교복을 던져 주셨어요. 화장실 가서 입고 왔는데 제가 봐도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바로 오디션을 보고 다음 날부터 주인공으로 촬영을 시작했죠. 작가님이 청소년 드라마를 오래하신 분이에요. 감독님도 교양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학교’를 기획하셨고요. 그분들 덕에 계속 오디션으로 배역을 따내면서 5~6년은 매니저 없이 보냈어요. 청소년 드라마와 ‘여고괴담’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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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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