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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태 前 소빅창투 대표 차명 의혹 영화사에 수백억 몰아줘 부당 이득

‘영화계 미다스 손’의 수상한 투자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박현태 前 소빅창투 대표 차명 의혹 영화사에 수백억 몰아줘 부당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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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서에 따르면 소빅창투는 2005년 ‘분홍신’이란 영화를 시작으로 2011년 개봉한 ‘최종병기 활’(투자시점은 2010년 12월)에 이르기까지 DCG플러스가 제작한 18편의 영화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327억 원. 그러나 유니온 측은 “소빅창투 시절 작성한 신청서의 내용보다 실제 투자한 영화 편수와 금액이 더 많다. 총 21편의 영화에 360억 원 정도가 투자됐다”고 밝혔다.

소빅창투의 투자를 받은 DCG플러스의 작품 중에는 성공한 것보다 실패한 게 더 많았다. 대박을 터뜨렸다고 할 만한 작품은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과 ‘최종병기 활’(747만명), ‘7급 공무원’(408만 명) 정도다. 그렇다면 DCG플러스는 영화 제작에서 손해를 봤을까.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투자사와 제작사는 6대 4로 수익을 배분한다. 영화가 실패할 경우엔 투자사가 모든 책임을 진다. DCG플러스는 3편의 대박 영화로 60억 원 이상을 벌었을 걸로 추정된다. 371%의 수익을 거둔 ‘과속스캔들’과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최종병기 활’에서 특히 많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DCG플러스에 들어간 자금은 소빅이 운영한 ‘소빅3~8조합’ 펀드였다. 이들 펀드에는 모두 정부 자금이 투입돼 있다. 예를 들어 200억 원 규모의 소빅7호조합에는 모태펀드와 영화진흥위원회 자금 100억 원이 들어갔고, 150억원 규모의 소빅8호, 소빅9호 조합에도 모태펀드 자금이 각각 75억 원, 50억 원 들어갔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 제10조(창업투자회사의 행위 제한)는 정부 관련 펀드를 운용하는 창투사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투자를 못하도록 막고 있다. 돈을 벌든 못 벌든 투자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창업지원법은 투자 제한 대상을 이렇게 규정한다.



차명 주주는 대부분 친구, 동창

‘해당 창업투자회사의 특수관계인. 해당 창투사의 주요 주주(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자기의 계산으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임원의 임면 등 해당 창업투자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

따라서 만일 DCG플러스가 박 대표의 차명 소유 영화사라면 이는 창업지원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

지난 5월, 소빅창투 설립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영화계 인사 A씨를 만났다. 그는 2004년 DCG플러스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다음은 DCG플러스의 설립 과정에 대한 A씨의 설명.

“2004년 정부 자금 250억 원을 포함해 총 규모 500억 원의 소빅3호조합이 만들어졌다. 그 직후 박현태 등 경영진 3명은 자신들이 직접 영화사를 만들어 영화제작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차명으로 영화사를 설립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소빅창투의 팀장이던 사람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웠다. 각자 지인들을 내세워 DCG플러스를 설립했다. 박 대표가 3000만 원(60%), 이병우·김영돈 전무가 각각 1000만 원(20%)씩 출자했다.”

A씨의 증언을 확인하기 위해 DCG플러스의 주주명부를 확보하고 이들과 박 대표 등 전현직 소빅창투 임원의 관계를 추적했다. 확인 결과 주주 홍모 씨는 박 대표의 대학 동창, 유모 씨는 이병우 전 소빅창투 전무의 전 직장(국민기술금융) 동료, 김모 씨는 김영돈 유니온 대표의 친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소빅창투와 DCG플러스의 관계를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도 “박 대표는 DCG플러스를 설립할 때부터 이것이 창업지원법 위반에 해당하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 대표 등은 왜 차명 영화사를 만들었을까. 다음은 소빅창투 시절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소빅창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일부 떠넘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사적으로 이득을 취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DCG플러스를 청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임원도 있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DCG플러스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빅창투는 지난해 초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공동창업자 간의 싸움이었다. 박 대표와 이병우 전무가 손을 잡고 김영돈 전무와 갈등을 빚었다. 양측은 각각 우호지분을 결집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였다. 그런데 당시 이들이 갈등을 빚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DCG플러스 처리 문제였다고 한다.

박현태 前 소빅창투 대표 차명 의혹 영화사에 수백억 몰아줘 부당 이득

소빅창투의 투자를 받아 DCG플러스가 제작한 영화 ‘과속스캔들’(왼쪽)과 ‘최종병기 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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