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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축복받은 비정규직 엄살 부리지 않겠어요”

‘연기의 신’ 미스 김 김혜수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난 축복받은 비정규직 엄살 부리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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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권의 가창력, 오지호의 유머센스에 반해
  • ● 드라마는 협업…연기 호평 다 내 것은 아니다
  • ● 첫눈에 꽂힌 남자처럼 미스 김에 끌렸다
  • ● 논문 표절은 무지해서 빚어진 일…잘못은 잘못
  • ● 시청률 따라 대본 새로 쓰는 제작환경 개선 절실
“난 축복받은 비정규직 엄살 부리지 않겠어요”
김혜수(43)는 지난해 1200만 관객을 들인 영화 ‘도둑들’에 이어 또 한 편의 화제작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올렸다.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KBS-2TV 드라마 ‘직장의 신’이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지 꼭 1주일 만인 지난 5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카페테리아에 모습을 드러낸 김혜수는 “종영 후에도 못 쉬었다”는 사람 같지 않게 생기발랄했다.

‘직장의 신’에서 그는 스스로 계약 인생을 고집하는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 김을 연기했다. 미스 김은 사무실 청소와 커피 타기, 타이핑, 인쇄 등의 잡무를 도맡지만 포클레인 운전, 비행기 정비, 조산 등 ‘미스 김 사용설명서’에 명시한 자격증만 124가지요, 칸이 부족해 적지 못한 자격증도 170가지나 보유한 능력자다. 어디 그뿐인가. 정규직 전환을 간청하는 상사의 호의를 “회사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며 저버리고, 회식 참여 조건으로 수당을 요구하는 간 큰 여자다.

만화와 소설에나 나올 법한 캐릭터지만 이 시대 을(乙)의 갑갑한 속을 뻥 뚫어준 그의 언행은 방영 내내 열렬한 지지와 공감을 얻었다. 특히 “회식은 몸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 테러입니다” “회사란 생계를 나누는 곳이지, 우정을 나누는 곳이 아닙니다” “쓸데없는 책임감으로 오버했다간 자기 목만 날아갑니다” 같은 명대사는 지금껏 직장인이 새겨야 할 어록으로 회자된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내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친 김혜수를 향해 대중의 환호와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그를 주연으로 한 ‘직장의 신 2’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이도 적잖다. ‘직장의 신’이 일본으로 역수출된다는 낭보도 들린다.

미스 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자와 마주한 김혜수는 최근 석 달 동안 진행된 촬영 뒷얘기를 거침없이 풀어냈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돌직구로 응수하는 미스 김처럼.

탬버린 신공의 비밀

▼ 드라마 종영 후 못 쉬었다고요? 뭐 하느라고….

“5월 21일 마지막회가 방영된 날에도 촬영을 했어요. 상대 역인 장규직(오지호 분)을 구하러 가는 신을 마지막으로 찍었어요.

그날 저녁 회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은 새 영화 ‘관상’ 포스터를 찍고, 그 이튿날엔 ‘직장의 신’ 식구들과 1박2일 일정으로 MT(단합대회)를 다녀왔어요.”

▼ MT에서 찍은 사진 때문에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데요. 조권(아이돌그룹 2AM의 리더)의 허리를 감싼 ‘김혜수 나쁜 손’이라고.

“배우들끼리 참 돈독했어요. 서로 카톡(카카오톡)하고 사진 올려서 돌려보고 그랬는데, 기사가 날 줄은 몰랐어요. 근데 내 손이 착한 손이지 무슨…(웃음).”

▼ MT는 재미있었나요.

“아무도 자고 싶어 하지 않아서 날 새는 줄도 모르고 놀았어요. 좋은 얘기도 나누고 게임하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조권 씨가 정말 괜찮았어요. 원래 이 친구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기가 힘들었는데 첫 드라마니까 밤새울 각오하고 왔더라고요. 나중에 합류해서 현란한 댄스 실력도 보여주고 노래도 들려주고. 예능프로를 안 봐서 몰랐는데 재능이 참 많더라고요. 전혜빈 씨는 정말 정열적이에요. 쉼 없이 노래해요. 그 친구들 덕에 분위기가 콘서트였어요. 동영상을 찍다가 배터리가 방전된 것도 모를 정도로 빠져 있었어요. 감동….”

MT 때도 탬버린 신공(神功)을 보여줬는지 묻자 “거기선 명함도 못 내밀죠”라며 손사래를 친다. 극중에서는 달인 수준의 탬버린 댄스를 비롯해 게장 담그기, 홈쇼핑 내복쇼, 유도로 엎어치기 등 다채로운 ‘묘기’를 직접 선보였다. 무슨 수로 다 해냈을까.

“나오미 캠벨처럼…”

“난 축복받은 비정규직 엄살 부리지 않겠어요”

드라마 ‘직장의 신’의 한 장면.

“특기가 많은 캐릭터라 부단한 연습이 필요했죠. 사실 미스 김의 업무가 특별한 건 아닌데, 그녀만의 방식으로 신속하고 완벽하게 하는 게 포인트죠. 그래서 단순 업무를 할 때도 누가 봐도 입이 쩍 벌어질 만큼 현란한 동작과 기술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어요.”

▼ 탬버린 신공도 연습의 결과인가요.

“미리 받은 대본에 탬버린 신이 있었어요. 지문이 무척 재미있고 디테일했어요. ‘신내림 받은 무당이 감정이 올라 작두 타는 것처럼’이라고 돼 있었죠. 그냥 흔들어서 될 일이 아니었어요. 평소에 탬버린 흔들 일이 없으니까 감도 안 왔고요. 파주 세트장에 있는 소품실에서 탬버린을 미리 가져다가 수시로 연습했어요. ‘탬버린을 저렇게도 쳐?’ 하고 놀랄 만한 동작을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보기도 했고요. 그러다 욕심나는 동작 몇 가지를 찾았는데 그건 난도가 너무 높아서 도저히 흉내 낼 수가 없었어요.”

▼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탬버린 신은 지하에서 스모그 피우면서 6시간을 찍었어요. 몸을 그렇게 움직여본 적이 없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진짜 탬버린 달인이 오셔서 시연을 했는데 확실히 소리도 다르고 박자도 딱딱 맞았어요. 하도 테크니컬해서 잠깐 보고는 따라 할 수 없었지만. 얼마나 연습해야 이 정도가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그 달인도 6개월이 걸렸대요. 도무지 안 되겠어서 즉석에서 생각해낸 게 방송에 나온 동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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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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