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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부동산 리스크’ 줄이고 품위 있는 ‘고독력’ 키워라

100세 시대 인생설계서 펴낸 ‘은퇴전문가’ 강창희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자녀·부동산 리스크’ 줄이고 품위 있는 ‘고독력’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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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생애설계 맞춘 재무설계 필요
  • ● 금융자산은 물론 인적자산 투자도 중요
  • ● 입구관리 못지 않게 출구관리에 힘써야
  • ● 노후 준비 최대 걸림돌은 ‘자녀 리스크’ ‘부동산 리스크’
  • ● 외로움 견디는 힘 길러야
‘자녀·부동산 리스크’ 줄이고 품위 있는 ‘고독력’ 키워라
한때 ‘10억 만들기’가 유행했다. 한 금융사에서 부자의 기준으로 현금자산 10억 원을 제시한 뒤부터다. 너도나도 ‘이렇게 하면 10억 원을 모을 수 있다’고 떠들어댔다. 사람들은 왜 10억에 목을 맸을까. 그 기저엔 그 정도면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었다. ‘노후준비’가 시대적 화두가 된 것이다.

그런데 ‘보통사람이 그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금융사들은 새로운 논리를 개발했다. 노후생활비가 얼마 정도 필요한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라는 3층 연금으로 어느 정도 해결하고, 부족한 자금만 더 모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노후생활비로 월 200만 원이 필요하다면 국민연금으로 월 1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퇴직연금, 개인연금과 기타 금융소득으로 월 이자가 100만 원이 나오도록 저축하라는 식이다.

그렇게 하면 노후준비가 문제없는 것일까. ‘노후설계 전문가’ 강창희(66) 미래와금융 연구포럼 대표는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한다. 흔히 ‘노후준비=돈’이라는 방정식에 익숙해져 돈만 있으면 행복한 노후가 저절로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강 대표는 “노후준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왜 투자하는가

‘어떻게 하는 게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강창희 대표를 만났다. 때마침 ‘100세 시대를 위한 인생지침서’라는 부제가 붙은 ‘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를 펴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말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소장(부회장)에서 은퇴한 후 미래와금융 연구포럼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미래와금융 연구포럼은 간단해 말해 100세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생애 설계를 하고 자산운용 설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금융사는 개인이 생애설계를 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그동안은 개인강연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하반기부터는 강연을 줄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구도 하고, 세미나도 열 생각입니다.”

강 대표는 1년에 300회 이상 전국을 돌며 은퇴를 주제로 강연을 하는 노후설계 전문가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금융투자 전문가였다. 1973년 증권거래소에 입사해 대우증권 상무, 현대투신운용과 굿모닝투신운용 사장을 역임했다. 그가 처음 노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0여 년 전인 1975년 증권거래소에서 일하던 중 일본 연수를 가서였다.

“하루는 일본 증권거래소에 견학을 갔다 주식과 채권을 보관하는 곳을 들렀는데, 그곳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분들이 일 하고 있었어요. 뭐 하는 분들인가 물어보니 공직이나 금융계에서 일하다 은퇴한 분들이 그때 돈으로 시간당 5000엔, 우리 돈 6000원 정도를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날 저녁에 호텔로 돌아오니, 프런트의 젊은 여직원들은 퇴근하고 노인들이 야간근무를 하는 거예요. 당시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8%로, 현재 우리나라의 11%보다도 낮았어요. 그런데도 이미 그때부터 노후에 일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었던 거죠. 그걸 보면서 노후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가 노후 준비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것은 자산관리, 투자교육을 연구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왜 투자를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충동투자를 하고 있는 거죠. 돈을 벌기 위해 수익률을 좇다보니까 단기투자에 급급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이 생겨요. 반면 선진국 투자자들은 ‘노후대비를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은퇴 이후의 생활자금 마련이 목적이니까 30~40년 동안 장기 분산투자를 하게 되고, 그 결과 세계 주식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되죠. 그걸 보면서 후반 인생을 미리 준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고, 자산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생애설계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거기에 맞게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자산관리와 생애설계

▼ 자산관리와 생애설계의 차이가 뭔가요.

“우리가 흔히 쓰는 ‘재테크’는 돈 버는 기술이란 뜻입니다. 오를 것 같으면 사고, 떨어질 것 같으면 팔아서 돈을 번다는 것인데, 일반인이 그렇게 돈을 벌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손해를 볼 가능성만 크죠. 그보다는 자기 인생을 설계하고 거기에 맞는 자산운용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산관리에 성공할 수 있어요. 생애설계는 연령대별로 달라지겠죠. 자산관리도 금융만 하는 게 아닙니다.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게 협의의 자산 투자라면 몸값을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인적자산 투자라 할 수 있어요.”

▼ ‘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라는 책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옛날엔 직장에 한번 들어가면 정년이 보장됐지만, 지금은 40대에도 명퇴를 당하는 샐러리맨 수난시대입니다. 수명도 훨씬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노후기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도 부모 세대와 다른 점이죠. 전에는 노인이 되면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여전히 자식을 부양해야 할 뿐 아니라 90세 된 부모도 부양해야 합니다. 자식의 부양을 받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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