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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진단

‘과잉공급 해소’ 방향 옳지만 시장 변화에 발맞춰야

4·1 부동산 대책 이후

  •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과잉공급 해소’ 방향 옳지만 시장 변화에 발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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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정책의 효과와 한계

하지만 이번 대책의 효과는 아직 주요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통계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간 단위 조사에 의하면 4·1 대책 발표 이전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4월 들어 주택매매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이는 신고일 기준이며 이들 통계의 실제 주택거래 시점은 2월 말~3월 초다. 따라서 4월 거래량의 증가는 4·1 대책 발표 이전에 형성된 기대감에 따른 결과다.

4·1 대책이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물이 회수되고 일시적으로 호가가 상승하는 듯했다. 그러나 매도 수요에 비해 매수 수요가 적어 실제 거래가격은 호가보다 낮게 형성됐고, 매수자의 관망세도 뚜렷했다. 이는 대책 발표 이후 적용대상이 되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의 소득 기준, 주택의 면적(85㎡ 이하)과 가액(6억 원) 기준이 계속 논란이 됐던 탓도 크다. 적용대상과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주택을 선뜻 구매할 사람은 많지 않다. 기준금리도 당초 예상보다 늦은 5월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하는 바람에 정부 대책과 금리인하 등의 효과가 중첩되는 주택구매 촉진효과는 올가을 이사철에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4·1 대책은 전반적으로 시장의 심리를 개선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주택매매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비수기가 시작되는 4월에는 일반적으로 주택 매수세가 감소하지만 올해는 1/4분기에 비해 4월 이후 매수세가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회복세가 뚜렷하다. 다만 6월 이후 일반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데다 생애최초 주택대출 기준이 너무 복잡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 때문에 4·1 대책의 효과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초에 ‘거래 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런저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격과 거래량이 극심하게 부진했던 수도권 주택시장의 경우 올 하반기에는 기저효과까지 겹쳐 가격이나 거래량 모두 지난해보다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4·1 대책이 종료되는 내년이다. 4·1 대책은 그야말로 한시적인 임시 대책이다. 대책의 효과로 올해 거래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내년 주택구매 수요를 앞당겨 쓰는 것일 뿐이다. 내년이면 우리 거시경제 여건이 회복될까. 세제 감면 혜택이 없어도 정상적으로 주택 거래를 할까. 벌써부터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시적인 추가 대책이 또 필요한 것일까.



‘과잉공급 해소’ 방향 옳지만 시장 변화에 발맞춰야
전환기 접어든 부동산 시장

‘과잉공급 해소’ 방향 옳지만 시장 변화에 발맞춰야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본보기집을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4·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계약이 마감됐다.

우리나라의 주택 부동산 시장은 임시 대책으로 정상화하기엔 너무 큰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어떠한 대책을 내놓아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한정돼 있는 탓도 있지만, 대책을 수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불안한 소비자’라는 것도 주원인이다.

저성장 고령화 사회가 되면 주택이나 부동산 시장의 자본이득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면 취득세나 양도세 감면은 더 이상 수요 진작 효과를 내지 못한다. 양도세 감면혜택은 향후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아래서만 작동하는 인센티브다. 주택을 구매해 소비하려는 사람은 감소하고 대신 임차해 소비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화로 은퇴 후 삶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거에 모든 자산을 투자할 수 없게 됐다. 그러므로 시장 정상화를 나타내는 거래량 지표도 매매 거래량만으로 측정해선 안 될 것이다.

4·1 대책 발표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한시적 4·1 대책의 효과를 치열하게 논하기 전에 더 긴 호흡으로 우리 경제와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4·1 대책의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적용되는 시장과 사람이 변하고 있다. 정부 또한 거시경제적 측면에서의 리스크뿐만 아니라 주거복지와 산업정책의 틀 안에서 마련한 부동산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 정리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이뤄진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현재의 수도권 주택경기 침체에는 공공주택 대량 공급계획의 영향이 컸다. 시장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주택 부족기에 수립된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 주택 공급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LH의 과도한 채무부담도 사업 구조조정의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지금 수도권에서는 택지를 조성하고도 건설에 착공하지 못한 주택이 약 25만 호에 달한다. 이미 지어진 주택단지도 인프라 부족 때문에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고통스럽지만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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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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