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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의 쓴소리 은퇴설계 <마지막회>

稅테크는 없다!

회계사나 금융상품 잘 만나면 절세?

  • 원재훈 │회계사 wjh2000p@hanmail.net

稅테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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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과세 없다’

흔히들 말하는 세테크에는 포함되진 않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가장 좋은 세테크를 소개하고 싶다. 우선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첫째, 똑같은 액수의 돈을 벌었다고 할 때 동일한 세액을 부과하는 것이 공평한가.

둘째, 땀 흘려 번 돈과 불로소득 중 무엇에 더 많은 세금을 매겨야 하는가.

대부분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동일한 세액을 부과해야 한다고 할 것이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불로소득에 더 많은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반대되는 것이 바로 세금이다.



근로소득으로 1억 원을 번 사람과 주식투자로 1억 원을 번 사람의 세금을 비교해 보자. 근로소득에 대해선 1000만 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거의 부과되지 않는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자본이득과 근로소득 중 자본이득에 유리한 과세체계를 갖고 있다. ‘위험이 있는 곳에 적게 과세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비슷한 논리로 근로소득자가 빚을 내서 이자를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금 공제가 되지 않으나 사업자가 빚을 내서 이자를 부담하는 것에는 세금 공제가 가능하다. 역시 비슷한 논리로 부동산임대업도 하나의 사업이라, 자기 돈이 아니라 빚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해 월세 수익을 거두는 사람이 세금 관점에서는 더 유리하다(물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위험은 빚을 낸 사람이 훨씬 많이 지게 된다).

물론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세금을 공제하지 않는다. 근로소득으로 5000만 원을 번 동시에 주식 투자로 5000만 원의 손해를 본 경우, 실제 손에 쥔 것은 한 푼도 없지만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보면 젊은 시절 노동으로 번 돈에 대해서는 과세하고, 노후에 거둔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비과세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세테크는 정부 정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다. 달걀로 바위 치기 격일 수 있으나 세법도 법이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즉, 여론에 의해 입법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헌법재판소 판결 덕분에 종합부동산세는 거의 유명무실해졌다. 서울 강남에 나붙어 있던 ‘종합부동산세 악법 철폐하라!!!’는 플래카드가 헌법재판소 판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소득세율 또한 이상하게 입법화했는데, 이 역시 여론의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 소득세율은 구간별로 9%p씩 상승한다. 원래 과세표준이 ‘88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 구간의 세율을 33%로 입법하려고 했으나 여론의 반대로 35%가 된 것이다.

일부 기업에 해당하긴 하지만, 요즘 기업들은 기존 세법의 틀 안에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보다는 자기 입맛에 맞게 법을 바꾸는 일에 더 열심인 듯하다. 정부 관료나 입법자에게 세금 감면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비과세 감면 항목을 은근슬쩍 끼워 넣는 방향으로 법 개정 운동을 벌인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좋은 세테크 아닐까.

최근 들어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탈세 문제에 전 세계가 공조하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 이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2008년 이후 불거진 전 세계적인 정부 재정적자 문제 때문이다. 여기에다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복지국가 건설 과제 등으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재원이 날로 많아지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견 개진’이 최고의 세테크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당장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결제수단이 신용카드, 전자화폐로 넘어가면서 자영업자 탈세 문제도 점차 해소될 것이다. 자본소득에 비교적 관대하던 세금 구조도 점차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수익형 오피스텔 등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영역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稅테크는 없다!
원재훈

1977년생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한국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세무사

이촌회계법인 근무

저서 : ‘월급전쟁’ ‘법인세법실무’


그 속도는 어쩌면 우리 예상보다 빨라질지도 모른다. 올해 개정된 세법 탓에 즉시연금상품의 세제 효과도 더 이상 누리기 힘들어졌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억울한 세금이 입법되지 않도록 의견을 개진하고 정부가 세금을 어떻게 쓰는지 한층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정도다. 세테크라는 달콤한 단어를 잊을 때가 왔다.

신동아 201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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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 │회계사 wjh2000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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