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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완전 개방하고 AM 주파수로 北에 뉴스 쏴야”

남북한 심리전 연구서 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북한 매체 완전 개방하고 AM 주파수로 北에 뉴스 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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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완전 개방하고 AM 주파수로 北에 뉴스 쏴야”

북한이 3월 대북 심리전의 발원지로 명시하며 조준격파 사격을 하겠다고 경고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김일성은 “남조선 혁명을 수행하려면 남조선 내부에 혁명적 당이 존재해야 한다”고 여겼다. 북한 당국이 지하당을 형성하는 핵심 수단으로 사용한 게 라디오였다. 통일전선부는 산하에 평양방송, 평양FM방송, 구국의 소리, 개성TV방송을 두고 대남 심리전을 진두지휘했다. KAL기 폭파 사건 때 “미국 CIA와 안기부의 음모다. 문제를 제기하라”고 행동 지침을 하달한 게 대표적이다.

“운동권 모두가 대남방송에 환호한 건 아닙니다. 총학생회 선거 때마다 민중민주(PD)의 소련식 사회주의자냐, NL의 북한식 사회주의냐를 두고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방송 내용을 필사해서 뿌린 걸 읽은 사람을 포함하면 NL 운동권의 70~80%가 대남방송을 접했어요. 임수경 의원 같은 이는 1980년대 다수 운동권의 영향을 받아 종북 성향이 부분적으로 있었지만 진성은 아니었어요. 일베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젊은 우파들이 임 의원을 막 몰아세우던데, 우리 기준으로는 그렇진 않아요. 임 의원은 대남방송을 듣고 조직활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사상적으로 깊이가 얕았죠.”

“17, 30, 46…”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수령론, 품성론 등 주체사상의 기본을 담아 작성한 팸플릿 ‘강철서신’은 1980년대 중반 대학 운동권에서 필독서로 통했다. 통일전선부는 라디오를 통해 김 연구위원과 접촉했다. “평양의 큰아버지가 서울의 조카에게 보낸다” 등의 코멘트가 나온 후 “17, 30, 46…” 식으로 숫자를 불렀다. 난수표 지령을 해독하는 책자를 가진 이들을 상대로 지령을 전달한 것. 김 연구위원은 “초기엔 학생운동을 중시하라, 조직을 굳건히 하라 등의 일반적 내용을 전했다. 1992년 선거 때 민중당을 지원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왔다. 1차 북핵 위기 때인 1994년에는 전쟁 위험에 대비해 간부들은 피신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구국의 소리 방송을 청취한 후 한민전의 10대 강령을 원용해 강령으로 삼은 한국 내 자생적 종북 조직의 대표적 사례가 ‘일심회’다. 2007년 대법원은 “주체사상을 신봉했으며, 북한 공작원을 만나 기밀을 보고했다”면서 일심회 구성원에게 징역 3~7년형을 선고했다. 다음은 일심회 조직원이 북한에 보고한 내용 중 한 대목이다.



“2005년 3월 17일 조직에서는 김○○ 동지를 통해 미제의 핵 잠수함 로스앤젤레스호가 남조선 진해항에 입항한다는 정보를 보고 받았습니다. 무기 탑재 여부 등에 대하여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무조건 폭로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정보를 취득해 사실 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조사할 수 없는 관계로 단발성 기자회견을 우선 열기로 하고 3월 23일 녹색연합 명의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위반 사항을 문제화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당시 녹색연합 내의 일부 의견은 조국이 핵 보유 선언을 한 조건에서 이러한 문제 제기가 타당한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미제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한반도 핵 위협의 주범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문제이므로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조사 사업이 치밀하지 못해 남조선 국방부의 반박 성명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한 번 위대한 장군님의 영도 실현을 위해 한 목숨 바칠 것을 결의하며 이상으로 사업보고를 마칩니다. 그리운 조국의 동지들 부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일심회를 비롯한 한국의 자생적 주사파 조직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과 연결됐다. 2000년 12월부터 난수표 방송은 사라졌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라디오를 통해 지령을 내릴 필요가 없어져서다. 주사파의 추억이 깃든 구국의 소리는 2003년 3월 방송을 전면 중단한다. 라디오가 뉴미디어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김정일은 “남조선 혁명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씀’했다. 북한은 김일성의 지시는 ‘교시’, 김정일의 지시는 ‘말씀’으로 칭한다. ‘김일성 교시’ ‘김정일 말씀’은 헌법 위에 군림한다. 교시, 말씀은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北, 2003년 대남방송 중단

통일전선부 산하에 101연락소, 813연락소, 310연락소, 26연락소가 있다. 이 네 연락소는 모두 대남공작 부서다. 101연락소는 심리전 전담 공작기구다. 산하에 5국을 두고 있다. 1국은 신문, 2국은 잡지, 3국은 인터넷, 4국은 음악, 5국은 문학을 담당한다. 3국이 네이버, 다음 등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남 심리전을 벌인다. 5국은 한국 작가 명의로 내부 선전용 체제 선전물을 만든다. 813연락소는 대남선전물을 출판한다. 제작된 출판물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재중조선인총연합회(재중총련) 등에 배포한다. 310연락소는 한국 내 친북단체인 것처럼 위장해 활동한다. 백두한라, 나라사랑실천연대 등의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것. 26연락소가 라디오를 통해 대남 심리전을 펼치던 곳인데, 지금은 ‘인터넷 연락소’로 개편됐다.

하태경 의원은 “공안당국이 적발한 해외 친북 사이트가 300개에 육박한다. 친북 사이트에 실린 글이 국내 종북 세력에 의해 신속하게 전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락소 명칭이 숫자인 것은 대남공작 부서이기 때문입니다. 드러내놓고 ‘대남공작소’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숫자는 김정일에게 설치를 허락받은 날을 뜻합니다. 예컨대 101연락소는 10월 1일 김정일이 결재한 겁니다. 26연락소가 구국의 소리 방송을 중단하고 인터넷 심리전 조직으로 바뀐 것은 라디오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심리전 수단을 확대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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