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호

육·공군 악전고투, 해군 선전 생화학 공격하면 서울 함락

남북한 1대 1 전면전 시나리오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kdn0101@daum.net

    입력2013-12-17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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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의 실각과 전격 처형으로 남북충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이에 앞서 지난 11월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이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진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 군 수뇌부가 내뱉은 이 같은 발언은 북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국방예산을 지출하면서도 왜 우리가 이길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과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남북한이 미국과 중국 등 제3자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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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전 직전 단계

    1950년 6월 25일 새벽, 우리 군은 북한군의 기습 남침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당시 북한이 대규모 남침을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 보고를 묵살한 군 수뇌부의 오판과 남·북한의 현격한 군사력 격차 때문이었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현재 한미연합군의 전쟁 조기경보 시간은 약 72시간이다. 북한의 남침을 적어도 72시간 전에는 파악하고 경보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전 조기경보 능력의 핵심은 제501군사정보여단으로 대표되는 주한미군의 감시정찰 전력이다. 시나리오의 전제조건대로 미군의 지원을 제외한다면 당연히 이 전력을 통한 조기경보를 받을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의 남침 징후를 우리 독자적인 전력을 통해 파악해야만 한다.

    북한은 병력 재배치 없이도 남침이 가능하도록 병력의 7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배치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정찰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나 아리랑 위성의 영상과 통신감청을 통한 독자적인 전쟁 경보는 아무리 빨라도 48시간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우리 군은 이틀 동안 전쟁을 결심하고 모든 병력을 막사가 아닌 방어진지에 배치해야 한다.

    북한은 전면전 개전 이전 단계부터 ‘제4세대 전쟁’을 시도할 것이다. 제4세대 전쟁이란 1989년 미국의 군사전문가 윌리엄 린드가 처음으로 정의하고, 미 해병대 대령 출신인 토머스 햄즈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햄즈는 제4세대 전쟁의 목적을 적국의 군사적 패배가 아니라 전쟁 수행의지를 파괴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개전 이전에 대규모 사이버전, 특수부대를 이용한 후방 교란, 남한 내부 종북세력과 연계한 반정부 소요 사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개전 수개월 전부터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전쟁 발발 시 수도권 포기’ 등 각종 허위사실과 유언비어를 대량으로 유포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정부와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확산하고, 사회적인 불안을 야기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이탈하게끔 만들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사이버 선동, 반정부 소요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에 대비해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사이버전 대응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2013년 3월 20일과 6월 25일 대규모 사이버 테러를 막지 못한 전례가 있다. 또 이번에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이 정치 쟁점화하면서 그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나 사이버 심리전을 우리 정부와 군이 효과적으로 방어해낼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한국 사회 혼란을 어느 정도 조성했다고 판단하면 정규군의 남침에 앞서 특수부대 병력을 침투시킬 것이다. 북한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상어급·유고급 잠수함은 완전무장한 1개 분대 규모의 특수부대를 수송할 수 있다. 아마 여러 특수부대가 해안을 통해 들어올 것이다. 이들은 한국 후방에서 종북세력과 연계해 반전·반정부 소요 사태를 조종할 것이다.

    또한 이들은 개전 직전에, 최근 혁명조직 RO가 유사시 공격 목표로 삼았던 것처럼 KT혜화지사, 평택유류기지, 주요 항만 시설에 대한 테러는 물론 철도, 도로, 교각에 대한 폭파 공작을 수행할 것이다. 이는 유사시 한미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따라 탄약 등 각종 군수품이 하역되고 이송될 보급로를 차단해 우리 군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고 후방 제2전선 형성을 통한 전방으로의 전력집중을 방해하기 위해서다.

    한국 정부는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 각국 대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등을 통해 자국민을 철수시킬 것이다. 내국인들의 예금인출, 해외탈출 시도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주식거래는 중단되고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나서겠지만 아마도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다. 수도권에선 피난 차량으로 인한 교통마비, 사재기로 인한 유통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 전면전 발발 단계

    북한은 특수부대와 종북세력에 의한 후방 교란 작전이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하면 재래식 군사력을 동원한 본격적인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다.

    현재의 군사력으로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어떤 양상을 띠게 될까. 이 시나리오는 한 가지 전제조건하에 전개될 것이다. △북한군은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개입은 일절 없으며 △북한군의 전면 남침에 맞서 우리 군은 전면전 작전계획 5027-04에 따라 전쟁을 수행한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경우 제대로 된 방어 작전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이는 곧 한국의 패전으로 직결되어 시나리오 전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군 포탄 절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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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전 시기는 하천의 수위가 낮아 도하(渡河)가 용이한 늦겨울부터 초봄 사이가 될 것이다.

    전면전 개전 개시 시각에 맞춰 수도권 이북에 배치된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불을 뿜는 것과 동시에 전연(전방) 4개 군단이 남하를 시작할 것이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파주시 이북의 장단군 일대에 240mm 방사포 200여 문, 170mm 자주포 140여 문가량이 배치돼 있다. 사정거리 약 60km에 달하는 240mm 방사포는 가평-남양주-과천 지역까지 타격 가능하다. 이들 240mm 방사포는 1회 일제 사격을 하고 다시 갱도로 숨어 들어갈 때까지 4200여 발을 퍼부을 수 있다. 포탄의 살상 반경을 고려하면 여의도 면적의 3배인 25.92㎢가 순식간에 초토화된다. 파하다. 연사속도가 느린 170mm 자주포는 차치하더라도 수도권 곳곳에서 군과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군단급 이하 포병들은 첫 번째 일제 사격을 통해 우리 군의 대(對)화력전 수행부대 주둔지를 집중 포격할 것이다.

    물론 우리군의 대포병 사격으로 북한군 장사정포의 상당부분은 파괴될 것이다. 그러나 몇몇 장사정포는 살아남을 것이고 북한군은 이들 잔여 전력을 총동원해 두 번째 일제 사격을 가할 것이다. 아마 한국군의 핵심 예비전력인 기계화부대가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경기도에 배치된 20사단(포천), 수도기계화사단(가평), 8사단(포천), 26사단(양주), 30사단(고양), 1기갑여단(포천), 2기갑여단(파주), 5기갑여단(양주)의 주둔지에 대규모 포격을 가할 것이다.

    우리 군은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제3야전군사령부 예하 대화력전수행본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 각급 부대의 포병 전력과 공군력을 통합해 북한군 장사정포와 전방 포병 부대들을 타격하도록 돼 있다. 작전계획 5027-04 포병지원계획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북한 장사정포 70%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탄약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3년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화력전 수행의 핵심 장비인 K-9 자주포의 전시탄약 비축량은 10일분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 10일분은 통제보급률에 근거해 산출한 것이다. 일일 단위로 최다 사용 가능한 탄약 수량을 사전에 지정해놓은 것인데, 이에 따르면 1개 대대 18문의 야포 1문당 하루 10여 발 정도만 쏘게 돼 있다. 전면전이 발발한 상황에서 야포가 하루에 10여 발 정도만 사격하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것마저 10일치밖에 없는 황당한 현실이다. 전시라면 길게 잡아도 이틀이면 포탄이 바닥나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공군력 타격도 클 듯

    포병과 함께 대화력전의 한 축을 담당할 공군력 역시 개전 초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공군 전투기는 야간전투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우리 공군 역시 야간에는 초계임무 항공기를 상당히 적게 운용한다. 따라서 북한은 이 점을 노려 동이 트기 직전인 새벽 시간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개전과 동시에 우리 군의 주요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시도할 것이다. 이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공군기지들은 유일한 종심 타격 능력을 가진 제11전투비행단(대구), 수도권 스크램블 임무가 부여된 제10전투비행단(수원), 핵심 공군전력인 제19전투비행단(충주)과 제20전투비행단(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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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특수부대의 훈련 광경.

    북한은 스커드 계열 미사일의 낮은 명중률을 보완하기 위해 각 표적당 4~6기의 미사일을 동시에 사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 가운데 1~2발이 활주로에 명중될 경우, 2013년 을지포커스 훈련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복구에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3시간 동안 전투기들이 이착륙을 못하는 것인데 북한은 우리 공군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게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쏠 것이다. 이 때문에 개전 직후 상당 시간 동안 공군력에 의한 방공망 제압, 지상군 저지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은 전투기들이 작전에 투입되더라도 우리 공군에는 세계 최고의 밀집도를 가진 북한 방공망을 파괴할 전문 항공기나 전자전기가 없다. 북한 지대공미사일기지들을 파괴하기 전에는 우리 공군이 북한 상공에서 마음껏 작전할 수 없다. 결국 우리 공군은 상당수 전투기가 피해를 당하더라도 북한 방공망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지대공미사일을 다 파괴하는 데 며칠이 걸릴지, 또 얼마나 많은 전투기가 격추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다. 현재의 한미연합군 상태에서는 단 하루 만에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방어전에 급급

    개전 초기 공군과 포병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육군은 악전고투를 벌여야 한다. 휴전선 방어사단인 1사단, 25사단, 28사단, 5사단, 6사단, 3사단, 15사단, 7사단, 12사단, 21사단, 22사단(서쪽부터)은 막대한 타격을 받고 동원예비군으로 재편해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전쟁의 핵심은 이 11개 사단이 궤멸되기 전까지 우리 공군과 포병이 북한의 장사정포, 지대공미사일, 공군을 섬멸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래야 2선에 있는 9사단, 30사단, 26사단, 8사단, 11사단, 27사단, 2사단(서쪽부터)이 비교적 피해를 덜 본 상황에서 역습에 나설 수 있다. 만약 공군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포병부대가 포탄 부족으로 삐걱거리면 이들 2선 부대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역습은 꿈도 꿀 수 없고 오직 방어전만 수행해야 한다.

    해군은 유일하게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데프콘 격상에 따라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대기하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NLL 이북으로 북상한다. 순항미사일과 함포로 북한 주요 해군기지의 잠수함과 수상함을 파괴하고 적 종심의 전략 시설물을 타격할 것이다. 이후 해군은 북한의 생존 잠수함들이 후방에 특수부대를 침투시키거나 남해로 진출해 우리 상선에 대한 테러를 못하도록 대잠수함 작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한국군은 개전 직후 3무(無) 때문에 타격을 받을 것이다. 3무란 북한의 핵심 비대칭 전력인 탄도미사일을 막을 미사일 방어체계가 없고, 북한의 대규모 포병 화력에 맞서 수도권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포병 전력과 비축 탄약이 없으며, 북한 방공망을 신속히 제압할 첨단 공군전력이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한국은 전쟁 억제에 실패할 것이고 핵심 전력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며 주요 국가기간시설과 산업단지가 파괴되어 돌이키기 어려운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다.

    ■ 반격 단계

    작전계획 5027-04의 3단계 작전에 의하면, 증원된 미군 기동군단과 우리 군 제7기동군단이 주축이 된 지상부대가 북상해 서부전선 일대의 북한군 잔존 병력을 소탕하고 평양을 포위해 군단급 부대인 평양방어사령부 전력을 격멸한다. 또 한미 연합 해병대가 군단급 부대를 구성해 상륙작전을 개시, 남포의 3군단이나 함흥 일대의 7군단을 격멸하고 평안도 지역과 함경도 지역을 접수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미군 증원을 배제하는 경우 이 작전은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지상에서 북상을 맡을 2개 기동군단 가운데 하나가 사라져버릴뿐더러, 7군단을 구성하는 주요 부대들 역시 개전 초 북한의 대규모 포병 화력에 노출돼 전력 손실을 입은 상태이기 때문에 온전한 기동군단을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지상을 통한 북상이 어렵다. 해병대의 상륙작전 역시 우리 군의 능력이 연대급에 불과해 군단급 방어병력이 버티고 있는 북한 후방 지역에 상륙을 감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군의 공세를 막아내고 반격으로 전환할 경우 20사단, 수도기계화사단 등으로 구성된 7군단을 중심으로 북진을 시도하겠지만 황해도 이북 지역까지 진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아무리 7군단이 최신예 K1A1 전차로 무장한 전력이라고 해도 북한군의 방공망이 제압되지 못해 대규모 공중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전력을 온전히 보존하고 준비된 방어진지에서 대규모 예비전력의 지원을 받는 평양방어사령부를 제압할 수 없다. 평안북도와 함경북도까지 진출하기는 고사하고 전선은 평양 남부인 황해북도 일대에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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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이 2013년 7월 27일 열병식에서 방사능 표시를 한 배낭을 선보이고 있다.

    황해북도에서 전선 고착화

    이후 한국은 압도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재정비해 평양 남부 방어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북한 전역으로 빠르게 진격하기는 어렵다. 우리 군에는 미군과 같이 종심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에 대한 보급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10년을 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듯 미군은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난 뒤에도 수도 카불 일대에 대해서만 정치적·군사적 통제권을 가졌다.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대부분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었다.

    북한에는 20만 명의 특수부대와 770만 명에 달하는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같은 예비전력이 있다. 이들은 북진하는 우리 군 기동부대에 유격전으로 맞설 수 있다. 후방 보급로를 집요하게 공격할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이에 대응할 교리도, 병력도, 실전 경험도, 장비도 없다. 따라서 우리 군의 실질적인 진격 가능 한계는 평양-원산선을 넘지 못할 것이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에서 게릴라식 공격에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차량을 방탄 및 지뢰방호차량 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약 3만8000여 대에 달하는 국군 표준차량 4종 가운데 지뢰방호차량은 단 1대도 없다. 한국 육군의 시가전 능력은 최하급이라고 판단된다. 전차나 장갑차는 북한군이 분대별로 2정씩 보유한 RPG-7로켓을 방어할 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시가전에 유용한 무인 기관포탑도 없다. 실전적이지 못한 이런 장비 구성으로 인해 개성 등 대도시를 통과할 때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 육군 7군단의 K1A1전차, K-21장갑차, K-9자주포 등 기갑차량의 수는 1000여 대에 달한다. 이들 기갑차량에 1회 연료를 보급하려면 5t 연료보급트럭 300여 대가 동원돼야 한다. 이밖에 탄약, 식량 등 각종 물자도 대줘야 하므로 기동군단 보급 작전에는 적어도 수백여 대의 차량이 동원될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북한 특수부대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지역에서 과연 보급부대가 무사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요컨대 우리 군의 반격 작전은 3무로 인해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다. 만에 하나 북한 전역을 장악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후에 ‘점령지 안정화’ 작전을 펼 부대가 없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아프가니스탄전을 보면 미군은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지만 이후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탈레반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군·경 20만여 명, 미군과 나토군 10만여 명 등 30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으나 아직도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는 아프가니스탄보다 더 심각하다. 무장, 조직력, 정신무장 수준이 더 뛰어난 20만 명의 특수부대와 770여만 명의 예비 병력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은 24개 상비사단, 11개 향토사단, 4개 동원사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3개 사단은 개전 초 공방에 의해 치명적인 병력 손실을 입을 게 뻔하다. 11개 향토사단은 한국 후방에 투입된 북한 특수부대와 종북세력 소탕에 동원돼야 한다. 북한 안정화 작전에 실질적으로 투입 가능한 부대는 병력 손실이 적은 일부 상비사단과 4개 동원사단, 철책사단의 잔존 병력을 모아 구성한 몇 개 사단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아프간보다 힘든 ‘안정화’

    이렇게라도 안정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국내 정치적 환경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종북세력은 사상자 발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반전 여론 확산을 꾀할 것이고 일부 정치세력 역시 이런 여론에 부화뇌동해 정부에 종전(終戰)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일부 국민은 전기, 상하수도 공급 차질 등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이에 동조하리라고 본다. 군은 안정화 과정에서의 사상자 발생과 국내 반전 여론에 주요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북한 지도부와 또다시 휴전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요컨대 한국군은 반격에 나서더라도 평양-원산선 이북으로 진격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기존 휴전선에서 약간 북상한 수준의 경계선에서 북한과 휴전 협상에 나설 것 같다. 북한은 휴전 협상 중에도 산발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이나 테러 공작으로 한국 사회의 전쟁 피로감을 증대시킬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채 승전의 명분만 취할 것으로 보인다.

    ■ 핵·생화학무기 사용 상황

    이와 같은 남·북한 1대 1 전면전 시나리오의 전제조건과 달리 북한이 핵이나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한국군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북이 생화학무기를 탑재한 스커드 미사일로 한국 공군기지들을 공격하는 경우 활주로 등 시설물뿐만 아니라 전투기 운용 인력도 큰 피해를 본다. 한국군은 며칠 동안 아예 전투기를 가동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때 물량 면에서 북한군에 중과부적인 우리 육군이 공군의 지원 없이 휴전선 50km를 방어해내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공군의 지원 없이는 서울이 순식간에 함락될 수 있다.

    서울이 함락된 이후에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을까.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진다”라는 국방정보본부장의 발언은 이와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라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국방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관심이 필요하다. 방어의 3무(無), 즉 미사일방어체계, 화력 전력, 첨단 공군력에 대한 우선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방어의 3무(無)를 3유(有)로 바꿔 개전 직후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승기를 잡는다면 이제는 반격의 3무를 3유로 바꿔야 한다. 기동군단 확충, 기동함대 건설, 보급전력 강화로 종심 작전 능력을 구비해 평양을 조기에 점령해야 한다.

    평양 점령 이후 개마고원을 비롯한 함경도 지역 점령을 위한 산악전과 그 이후의 안정화 작전을 위해선 현재의 육군병력 감축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도 더 단축하지 말고 현상을 유지하거나 24개월 체제로 환원해야 한다. 복무기간을 1개월 단축할 경우 2개 사단 병력인 약 2만 명의 병력이 사라진다. 18개월이 되면 6개 사단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육·공군 악전고투, 해군 선전 생화학 공격하면 서울 함락
    신인균

    1969년 경남 양산 출생

    성균관대 석사, 박사 수료(정치학)

    現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육군전력자문위원, 해군발전자문위원, 공군정책자문위원, 해병대정책자문위원


    이를 위해선 군 통수권자의 강력한 의지와 정치권의 각성, 국민의 이해가 필요하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전쟁에 달려드는 북한과 달리,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서 잃을 것이 너무 많은 우리는 ‘얼마나 덜 잃고 승리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각국 연구소들이 ‘제2의 한국전쟁’ 발발 시 수백만의 인명 피해와 수천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예측하고 있는 마당이다. 수십조 원짜리 ‘국방보험’은 현명한 투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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