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집 | 박근혜식 소통과 불통

‘나빠, 틀렸어, 안 해’ 벗어나 반대 주장 들어주는 자세 필요

새누리당 상임고문 5인의 진단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나빠, 틀렸어, 안 해’ 벗어나 반대 주장 들어주는 자세 필요

2/4
▼ 누구를 포용해야 하나요?

“야당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2012년 대선 후보 때 ‘100% 대한민국’과 ‘어머니 마음’으로 모두를 안고 가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 이 말은 박 대통령이 지금 ‘100% 대한민국’과 ‘어머니 마음’의 초심을 잃었다는 의미로 들렸다.) 내가 ‘21세기 경영인 클럽’이라는 경제인 모임을 운영하는데 이 모임 회원들 생각도 제 생각과 거의 같아요.”

▼ 여권에선 ‘야당이 대선 불복이나 특검 수용 같은 과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야당의 행태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의 기대는 대통령이 더 소통해달라는 것이죠. 새누리당 상임고문들과 대통령의 만찬 때에도, 내가 선친 때부터 야당을 해서 쓴소리를 하는 편이지만, 박 대통령에게 ‘모두를 안고 가겠다고 한 말대로 정치를 펼치기 바란다’고 주문했어요.”

▼ 그럼 야당의 특검 요구까지 대통령이 받아주어야 하나요?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에 특검을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요. 야당도 인기 없다고 떼써선 안 되죠. 그러나 야당의 주장 중 명분이 있는 건 대통령이 받아들여가면서 풀어가는 게 좋아요. 정치가 기브 앤드 테이크(give&take·주고받기) 아닙니까?”

박관용 상임고문은 “박 대통령과 야당 모두 상대를 대화에 초청할 자격이 되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과 야당을 함께 비판했다. 다음은 박관용 상임고문의 거침없는 진단을 담은 대화 내용이다.

▼ 박 대통령에게 자꾸 ‘소통하라’고 주문하는데요.

“소통이 무엇이냐에 대한 생각이 중요하다고 봐요. 정치에서 소통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을 인정해주는 행위입니다. 복수정당, 국회 교섭단체가 존재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죠.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봐야죠.”

▼ 일단 만나고 들어보는 게 중요하네요.

“내 주장은 이런 것인데 당신 주장은 어떤 것이냐, 들어봐야죠. 만난다는 게 꼭 상대방과 합의한다는 게 아닙니다. 들어보고 이해하는 거죠.”

▼ 박 대통령은 반대편 사람을 잘 안 만나고 반대 의견을 잘 안 듣는다?

“박 대통령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 모두의 문제예요. 여야를 막론하고, ‘내 주장은 옳고 남의 주장은 틀렸다’고만 생각하고 상대를 인정하지도 않아요.”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즉 박 대통령과 내각, 박 대통령과 대통령수석비서관들 사이의 소통에 대해서도 박 상임고문은 “여야든, 정부 내든 토론이 부족하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도 야당도 반성해야”

▼ 박 대통령이 미흡했다고 보나요?

“박 대통령의 주된 상대가 누굽니까? 야당(민주당) 아닙니까? 야당과 대통령이 똑같죠. 서로 자기주장만 하니까 박 대통령만 소통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야당만 못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똑같은 사람들끼리니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그동안 양측이 주장해온 것을 한번 보세요. 대화하려는 마음가짐이 안 되어 있어요. 거기에다 대고 자꾸 대화하라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 민주당 집권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떠했나요? 노 전 대통령은 야당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나요? (※ 박 상임고문이 국회의장일 때 여소야대 국회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당시 내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탄핵문제를 갖고 대화하자. 청와대로 오라고 하면 각 당 대표 데리고 가겠다. 노 대통령이 온다고 하면 국회에서 맞이하겠다. 대화하자. 그러면 이거 탄핵 해결된다’고 제안했어요. 그러나 노 대통령이 ‘그 문제라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대화가 안 된 거예요.”

민주당 집권 시절에도 대통령이 반대편과 소통을 못했다는 뜻인 듯했다.

▼ 지금의 대통령, 여당, 야당을 보면….

“박 대통령이 됐든 누구든, 상대를 만날 땐 상대 의사도 좀 존중해주면서 대화하고 뭔가 좀 진지하게 들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실제론 ‘당신 주장은 나빠, 틀렸어, 안 해, 나 응할 수 없어’ 이런 식이에요. 이래선 백번을 (영수회담) 해도…. 대통령과 야당 양쪽에 다 물어봐야 해요. ‘대화할 자세가, 소통할 자세가 되어 있느냐’고요. 이 말은 않고 어느 일방에만 책임을 물으니 국민이 못 알아듣죠. 언론은 어느 한쪽에만 자꾸 책임을 물으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언론인들과 이야기를 잘 안 해요. 방송에도 안 나가고.”

▼ 그러나 대통령이 주장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여러 사람이 공감하지 않나요? ‘소통이 비정상과의 소통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말도 그럴듯해 보입니다만.

“바른 사회, 정의 사회, 비정상의 정상화…. 똑같은 이야기죠. 표현만 좀 다를 뿐이지. 노조의 일방적 불법시위에까지 소통하라고 하는 건 무리죠. 그러나 야당과의 대화는 다른 차원 아닌가요? 과연 야당이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대통령과 여당이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상대를 초청할 자격이 있는가? ‘이것부터 반성해보라’고 기사를 써야만 옳은 기사가 된다고 봐요.”

2/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목록 닫기

‘나빠, 틀렸어, 안 해’ 벗어나 반대 주장 들어주는 자세 필요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