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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교육의 위기, 학교의 위기

문용린 “대자보보다 학생·교사 토론을” 김상곤 “인권·자유 역행하는 서울교육”

<쟁점 인터뷰> 문용린 서울교육감 對 김상곤 경기교육감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문용린 “대자보보다 학생·교사 토론을” 김상곤 “인권·자유 역행하는 서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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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대자보보다 학생·교사 토론을” 김상곤 “인권·자유 역행하는 서울교육”
문용린 교육학자로서 말하자면 학습에는 3가지 측면이 있다. 진실을 말하고 증거에 입각해야 하며 주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3가지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주장이 아니라 선동이고 주입이다.

학생들이 문제의식 있는 대자보를 썼지만 실제 그 청소년들이 확신과 증거를 통해 이야기했는지 의문이다. 헌법에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성인이 잘못된 정보로 대자보를 써서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면 스스로 법적 책임을 지지만 학생들은 아니다. 학교는 학생이 사회에 나가 표현을 할 때도 진실에 대해 증거를 바탕으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이다.

물론 학내 이슈에 대해서 확고한 진실과 증거, 믿음이 있다면 대자보를 쓸 수 있겠지만 이번에 다룬 정치적 이슈는 그런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관련 사항에 대해 학생들과 교사들이 토론해 의견을 정립하는 과정이 더욱 발전적이라고 본다. 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초중고교 인권교육과정을 만든 인권전문가다. 교육학자로서, 교육감으로서 확실한 철학을 갖고 한 일이지만 무조건적인 탄압으로 그려져 아쉽다.

현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공교육의 붕괴다.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 등이 확산되면서 일반고가 ‘슬럼화’ 하는 것은 물론, 입시 위주 교육과정의 부작용으로 ‘꿈’이 없는 아이가 많아지고 지역별 학력 격차는 점차 벌어진다. 학교폭력, 왕따 등 학내 문제도 심각하다.

“혁신학교 학력 저하”



두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 역시 공교육을 바로세우는 정책으로 각각 ‘혁신학교’와 ‘거점학교’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자는 것으로 2009년 김 교육감 취임 후 경기도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현재 경기 및 서울, 강원, 전남, 전북, 광주 등에서 실시 중이다. 현재 경기도 내 110곳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서울시 역시 곽 전 교육감 당시 혁신학교를 실시해 67개 서울형 혁신학교가 운영 중이다.

김 교육감은 “혁신학교의 가장 큰 성과는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해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의 학력, 생활태도가 좋아지고 학교를 거점으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됐다는 것. 경기도는 지난해 3월 혁신학교 시즌2를 선언했다. 혁신 클러스터 중심학교 110곳과 참여학교 580곳을 구성해 혁신학교 교육프로그램을 공개하고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게 한 것. 김 교육감은 “경기도 전체 학교 중 31%가 혁신학교의 영향력을 받는다”며 “혁신학교 모형이 공유되고 학교에 맞는 형식으로 수정 보완해서 실천할 수 있도록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의 주력 정책인 혁신학교를 폐지하지 않았지만 추가 지정도 하지 않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혁신학교의 학업적 성과에 대해서도 두 교육감은 상반된 주장을 했다. 김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혁신학교 성과분석 보고서’를 근거로 혁신학교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감소했다고 주장했으나 문 교육감은 2012년 국가성취도평가를 기준으로 보면 혁신학교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일반 학교보다 높다고 비판했다.

현재 서울시는 혁신학교의 예산 문제로 진통을 겪는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이 동의하지 않은 예산안을 의결해 서울시교육청이 ‘부동의’를 선언한 것. 서울시의회는 올해 혁신학교 예산을 학교당 6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한다.

▼ 서울시의회는 “현행 예산대로 하면 2013년 혁신학교 지원금 1억4000만 원에서 절반 이상 깎인다”며 “문 교육감이 이전 교육감 정책 죽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혁신학교 예산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문용린 2013년 서울을 제외한 전국 혁신학교 예산은 학교당 5200만 원이었다. 서울시는 혁신학교에 학교당 평균보다 9000만 원 많은 예산을 지원한 것이다. 올해 서울시는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고 누리과정이 도입되면서 마이스터고, 실업고, 창의학교 등과 관련된 예산이 모두 삭감됐다. 혁신학교 중에는 전교생이 200명 내외인 학교도 있는데 이번 예산대로 6000만 원이면 충분하다.

그간 혁신학교는 지원된 예산을 외부 강사를 고용해 강의를 하거나 사무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에 사용했다. 이런 과정으로 진정한 학교 혁신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출범 4년차면 돈이 줄어도 혁신이 이뤄질 정도의 노하우가 쌓여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시의회는 “1000만 원이라도 혁신학교에 더 지원하자”며 강짜를 놓고 있는데, 일반 학교에 1000만 원을 지원하면 여름 전기세, 시설 수리, 방과 후 학습 등에 지원할 수 있다. 나는 서울시교육감으로서 1300여 개 일반학교를 다 생각해야 한다. 67개 혁신학교에만 예산을 몰아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2014년 경기도는 혁신학교 1곳 평균 4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김 교육감은 “도입 1년차에 학교당 1억 원을 지원했지만 매년 1000만 원씩 줄이고 있다”며 “혁신학교에는 8년까지만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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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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