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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의 지구촌 현장

군부 겨냥한 이슬람 과격파 범행 ‘민주세력’ 대 ‘군부’ 재대결 임박

이집트 관광 한국인 테러사건

  • 김영미 | 국제분쟁지역 전문 PD

군부 겨냥한 이슬람 과격파 범행 ‘민주세력’ 대 ‘군부’ 재대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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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처음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을 때, 무슬림형제단은 시위대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죽어나가고 시위가 격해지면서 무슬림형제단은 조금씩 부상했다. 시위 초반 페이스북으로 만난 다수의 시민은 정치적 슬로건이나 지도자가 없었다. 무바라크 독재 시절 야권이 거의 소멸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무슬림형제단은 여론에 떠밀리며 자연스럽게 이집트 정부와 시위대 간의 공식 협상 창구가 됐다.

2012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라트 알샤테르를 후보로 내세웠다. 그는 무바라크 잔재 세력과 군부가 민 샤피크 후보에 맞섰다. 그러나 당시 임시 정부를 맡았던 군부가 알샤테르의 과거 전력을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당황한 무슬림형제단은 무함마드 무르시를 대타로 내보냈다. 1952년생인 무르시는 카이로대학에서 공학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1982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SC)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였다. 1985년부터 2010년까지 자가지크 대학에서 재료공학과 교수 겸 학과장을 역임했고, 이후 무슬림형제단 의원연합(2000~2005년)을 이끌었다.

무르시는 유세 과정에서 ‘이슬람이 해결책이다(Islam is the Solution)’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 이집트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다. 혁명을 통해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 국민이 원한 것은 ‘이슬람 율법국가 건설’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에 기초를 둔 민주주의였다.

이집트는 자유분방하고 세속적인 나라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국가다보니 술과 서양식 풍습에 익숙하다. 관광지마다 나이트클럽이 성행하고 낯 뜨거운 복장을 한 무희들이 벨리댄스를 추는 나라다. 이슬람 율법보다 관광산업이 앞서는 곳이다.

국민이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린 가장 큰 이유는 가난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이집트 경제는 줄곧 하향곡선을 그렸다. 유럽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 정권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성과가 없었다.



현재 이집트 국민 약 9000만 명 중 절반이 하루 2달러 이하로 연명한다. 이집트발 ‘아랍의 봄’은 배고픈 사람들이 만들어낸 시민혁명이었다. 이집트 국민은 무르시의 이슬람 원리주의가 관광업을 망칠지 모른다는 불안을 느꼈다.

논란이 된 무르시 헌법

이런 우려에도 대통령이 된 무르시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술·도박·매춘·음악·마약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규제도 발표했다. 무르시를 배출한 무슬림형제단은 정부에 술 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한편 이집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음주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안에서 남녀가 따로 지내고, 비키니처럼 노출이 심한 수영복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명의 여파로 겨우 회복기미를 보이던 관광산업은 무르시의 정책이 나오면서 다시 곤두박질쳤다.

무르시 대통령이 만든 헌법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2012년 11월, 그가 발표한 새 헌법 선언문은 대통령에게 지나친 권한을 주는 반면 여성 권리와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이슬람교에 치우쳐 있었다. 6세 이상 여성의 결혼을 허용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까지 헌법에 담았다. 야권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권과 기독교 의원 14명이 빠지고 무슬림형제단 회원과 살라피스트(이슬람 근본주의자의 한 파) 등 이슬람주의자들이 주축을 이뤄 만든 이 헌법의 내용은 이슬람 경전(코란)과 비슷했다. 국민이 피를 흘리며 바랐던 민주주의가 오히려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사키는 이상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집트 국민은 무르시의 정책에 즉각 반발했다. 언론계와 학계, 심지어 대법원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관광업계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집트관광협회 회원인 아하마트 샤픽은 이렇게 말했다.

“이집트를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서구 사람이다. 그런데 술도 안 되고 비키니도 안 된다고 하면 누가 이집트에 관광을 오겠는가. 무르시는 관광업을 무시하는데 이집트 국민은 이 법 때문에 굶어 죽게 생겼다.”

민주화 혁명의 성지 타흐리르 광장에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무르시는 민간인 체포 권한을 들며 시위대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무르시에 동조하는 친정부 시위대도 나타났다. 이들은 무르시를 찬성하는 무슬림형제단의 지지자들이었다. 반정부 시위대는 친정부 시위대에 둘러싸여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됐다. 무르시 지지파와 반대파의 충돌로 이집트 전역에서 연일 사상자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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