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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부도덕하다고? 부채 늘린 주범은 정부”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노동자가 부도덕하다고? 부채 늘린 주범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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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월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에서 공공기관의 비정상적인 관행의 핵심으로 △방만 경영 △높은 부채비율 △각종 비리를 꼽았다. 부채의 원인을 떠나 방만한 경영을 한 게 사실 아닌가.

“공기업 부채 비율이 2007년 116%에서 2011년 209%로 늘어났다. 감사원이 9개 핵심 공기업의 재무 상태를 감사했는데, 2007년부터 늘어난 금융부채 120조 원 중 41%가 정부정책 사업에서 비롯한 것이다. 16%는 요금통제, 12%가 해외사업 때문에 발생했다. 자체 사업과 관련한 것은 31%에 불과했다. 자체 사업에서 부채가 늘어난 부분도 분석해보면 한전처럼 수요 급증으로 투자 재원을 늘려야 했거나 도로공사처럼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을 떠맡으면서 발생한 것이 많다. 부채를 방만 경영 탓이라고 보는 것도 문제다. 공기업 경영자가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경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환경도 조성돼 있지 않다. 일례로 지난 정부 때 다수의 공기업에 경영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민간 기업의 CEO (최고경영자) 출신 인사가 취임했다. LH도 그렇고 한전도 그랬다. 그런데 결국 부채 1, 2위 공기업이 돼버렸다. 공공서비스의 영역을 효율성 잣대로 평가하면서 온갖 통제와 규제를 한 결과다.”

“파렴치범으로 모는 건 적반하장”

▼ 공기업 임직원의 성과급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공기업 13곳이 2010년 이후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과 수당이 3조9769억 원이더라. 부채가 95조 원에 달하는 한전이 1조4293억원, 부채가 26조 원에 육박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7492억 원을 지난 3년간 지급했다. 대한석탄공사는 자본잠식 상황인데도 991억 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공공기관의 성과급은 정부가 신공공관리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상여금이나 급여의 일부를 전환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성과급을 나눠 먹은 것이 아니라 정부가 경영평가를 해서 성과에 따라 0~300%까지 기관별로 차등해 지급한 것이다. 정부가 경영을 잘했다고 성과급을 지급해놓고 이제 와서 방만 경영이니, 잔치판을 벌였느니 하는 건 모순이다. 정부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도 정부의 재정을 공기업에 떠넘겨 부실을 키웠다고 인정했는데, 그 정책을 입안해 수행한 장관이나 고위 관료는 단 한 푼이라도 성과급을 반납했는가?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다 빠지고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파렴치범으로 몬다. 적반하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정부 정책 탓에 생긴 빚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뜻인가?

“정책 탓에 발생한 빚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정책으로 수행해야 할 사업을 공공기관에 떠넘겨 생긴 빚을 말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정부 빚을 대신 진 것이다.”

▼ 복지 혜택을 보자. 한 공기업은 지난해 직원들의 무이자 대출로 100억 원 가까이 썼다. 또 다른 공기업은 복지 포인트와 관련해 3년 동안 지출한 돈이 480억 원이다. 고용세습을 하는 공기업도 있더라.

“복지제도는 개별 공공기관마다 특성이 있다. 국민 정서상 과도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관은 그렇지 않다. 기관마다 근로조건이 다르므로 복지제도가 천차만별이다. 단순 잣대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고용세습이라는 말은 참 자극적이다. 고용세습을 하는 기관은 없다. 다만 몇몇 기관에서 순직자 가족에 대한 생계 차원에서 단체협상에 명시해놓았다.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인데도 이를 마치 공기업 전체의 사례인 양 매도한다.”

▼ 박 대통령은 “부채가 많은 상위 12개 공기업의 복지비가 최근 5년간 3000억 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오해하게 만드는 숫자의 함정이다. 담화문에 그런 내용이 나오기에 계산해봤다. 12개 공기업 노동자 1인당 월 7만 원이더라. 과연 그것이 과도한 복지인가. 정부가 3000억 원이라는 자극적인 숫자를 앞세워 여론을 호도한 것이다.”

▼ 원전 비리는 구조적 부패의 단면을 드러낸 사건이다. 또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부터 공기업도 자유롭지 않다. 퇴직 임원이 관련 업체에 취업해 로비하는 일도 잦은 것으로 안다.

“부패에 대한 문제는 논외로 했으면 한다. 공공이냐 민간이냐를 떠나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본다. 공공기관 퇴직 임원뿐 아니라 정부 부처 퇴직 관료도 관련 업체 취업을 막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할 사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 그렇다면 임금과 복지를 삭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일리가 전혀 없나. 공기업은 직업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일부 기관은 부채 규모가 공기업이 아니라면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자구 노력에는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조가 방만한 경영에 편승했다는 지적도 있다.

“공기업 부채 문제는 임금과 복지를 삭감해 해결할 성격이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해야 하는 것이다. 한전의 경우 임직원이 임금을 한 푼도 안 받더라도 매년 적자가 수조 원에 달한다. 노조가 방만 경영에 편승했다고? 노조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가? 지난 정부 때 노조의 징계위원회 참여나 직원 이동배치에 대한 협의권 같은 단체협약 사안도 인사권이니 경영권이니 하면서 전부 없애라고 했다. 공기업의 직업 안정도가 높은 것이 문제라면 그것이 낮은 것은 선(善)이라는 말로 들린다. 이른바 대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독점한 후 잠시 사용하다 폐기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막대한 사회적 부담을 발생시키는 대기업의 이 같은 고용 관행부터 고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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