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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부도덕하다고? 부채 늘린 주범은 정부”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노동자가 부도덕하다고? 부채 늘린 주범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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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박영준 등이 부채 늘린 주범”

“노동자가 부도덕하다고? 부채 늘린 주범은 정부”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오른쪽)은 전국전력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다.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내놓은 성명을 보면 정부가 감축하기로 한 1인당 144만 원의 복리후생비로는 공공기관 부채를 해결하는 데 3250년이 걸린다고 꼬집고 있더라. 현오석 부총리는 “IMF 위기 당시 국민은 장롱 속에 모아둔 돌 반지까지 내놓았다.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선진국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 위기 극복의 동력이었다. 방만 경영을 해소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것이 실제로 경영에 도움이 될까 하는 소극적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자구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라도 정부 정책에 일부 동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비교하는 발상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어떤 남편이 사업을 잘 운영하지 못해 빚을 100억 원가량 졌는데, 집에서 매일 냉장고를 열어보면서 콩나물을 왜 100원어치 더 샀느냐, 왜 된장찌개에 두부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느냐 하면서 방만한 아내 탓에 100억이나 빚을 졌다고 허구한 날 핑계를 대고 돌아다닌다 치자. 빚의 원인과 분석, 앞으로의 다짐 등은 없이 모조리 아내 때문이라고 변명만 하고 있다고 치자. 이게 정상적인 가정인가? 그렇다면 이 가정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남편의 반성을 통한 가족 간의 소통이 우선돼야 할 시점 아닌가. 잘못된 정책, 선심성 정책을 강요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지는 모습에 국민은 오히려 더 감동할 것이다.”

▼ 공기업 노조를 개혁에 저항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간의 부정적 인식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철밥통 노조, 귀족 노조라는 세간의 시선은 정부가 여론을 그렇게 몰고 간 측면이 있다. 정부가 공기업에서 발생한 문제를 노동조합 탓이라는 식으로 호도하면서 동시에 인사 문제나 정부 정책의 실패를 은폐하려 했다고 본다.”



▼ 양대 노총 공공부문 공대위가 감사원에 ‘공공기관 부채 원인 규명 및 부채 주범 처벌’과 관련해 감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된 것으로 안다. 부채 주범은 누구를 가리키는 건가.

“이명박(MB) 전 대통령,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현오석 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현 경제부총리) 5인을 부채 주범으로 규정하고 처벌에 대해 감사 청구를 했다. 부채 원인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정상화 대책의 부당성 등 두 건에 대해 감사를 청구했으나, 감사원은 정상화 대책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것이라면서 기각했다. 그런데 기각 사유에 부채 원인 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관련한 문구를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다. 기각 사유의 정당성을 차치하더라도 기각한 이유는 알려줘야 할 것 아닌가.”

공기업 노조들은 3월 10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5명이 공기업 부채 증가의 책임자라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네트워크 산업 민영화는 毒”

▼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과 관련해 조직 안팎으로 경쟁 원리를 과감하게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이 없는 조직은 방만해지게 마련 아닌가.

“경쟁이 필요하다면 목표와 방법이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 공공서비스의 특성을 무시하고 오로지 이윤과 효율성만을 위한 경쟁이라면 문제가 있다. 전력산업만 봐도 그렇다. 정부가 한전을 분할해 경쟁 체제를 도입했지만, 국민 부담은 오히려 커진 반면 민간기업은 막대한 부당이득을 얻는다. 지금 정부가 얘기하는 경쟁은 사실상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판단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민영화를 위해 길을 터놓은 것임을 국민 대다수가 알지 않는가.”

▼ 왜 민영화에 반대하나? KT 포스코 KT·G 등은 민영화로 한 단계 도약하지 않았나.

“민영화할 공공기관이 있고, 그래서는 안 될 공공기관이 있다. 네트워크 산업과 같은 자연독점 분야에서의 민영화는 대부분 실패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영국의 전력산업 정책 실패에서 볼 수 있듯,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서의 시장 실패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공공서비스 영역에 속하지 않은 공기업은 국민이 동의한다면 민영화할 수 있다고 본다. 통신이나 철강, 담배는 한국의 산업 환경이 바뀌면서 공공부문으로서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민영화를 추진한 게 아닌가.”

▼ 현오석 부총리는 민간 기업은 위기가 닥치면 값을 따지지 않고 알짜 자산부터 팔아치운다면서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핵심 우량자산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조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정상화를 위해 비정상적인 것을 강요하는 정부에 되묻고 싶다. 공공기관의 자산을 값 따지지 않고 팔아치워라? 나라의 재산은 결국 국민의 자산이다. 그것을 헐값에 매각하라는 것은 대기업만 배불리거나 해외자본에 국부를 유출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농부는 아무리 가난해도 내년 농사지을 씨나락(벼의 종자)은 팔지 않는다.”

▼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천문학적 부채가 쌓인 공기업을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단기 방편이 아닌 중장기적, 거시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공공기관 부채에 대한 진단이 먼저다.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진단 결과를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정부는 고의로 진단 결과를 숨긴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에서도 공공부문 부채 원인에 대해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공공요금 합리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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