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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논단

전시만 대비하는 한국군 ‘평시작전 달인’ 북한군에 배워라

‘통일의 보검’ 평작권을 활용하라

  • 이정훈 | 편집위원 hoon@donga.com

전시만 대비하는 한국군 ‘평시작전 달인’ 북한군에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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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3월 31일의 기싸움

북한이 일련의 계획을 갖고 행동한다고 본 우리 군은 자정 무렵 어선을 돌려보낸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해당 수역으로 무려 5척의 경비정을 파견했다. 북한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판단한 우리 군은, 북한 어선을 사전 통보해준 곳이 아닌 다른 수역으로 끌고 가 돌아가게 했다.

북한은 돌아온 3인을 기자회견장에 내세워 “한국군에 납치돼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게 했다. 한국군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3월 31일 ‘NLL 근처의 7군데로 사격한다’는 통보와 동시에 일제타격식 포사격을 해 100여 발의 포탄을 NLL 남쪽에 떨어뜨렸다. 대부분이 북한 어선이 나포됐던 백령도 동쪽 바다에 집중됐다.

연평도 포격전을 잊지 않았다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충실했다면, 그날 우리 군은 인민군의 포격원점을 향해 300여 발의 포탄을 날렸어야 했다. 그러나 낌새가 수상했기에 자제했다.

그날 백령도의 중심지인 사곶교회 앞에 북한 무인기가 추락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NLL 남쪽 깊숙이 날아온 다음 ‘ㄹ자’ 모양의 북상(北上) 비행을 하며, 소청도-대청도-백령도에 여러 군사시설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날 인민군은 ‘사전 통보를 받은 한국군이 K-9 자주포와 구룡 다연장로켓 등을 긴급 방열한 곳이 어디인지’가 가장 궁금했을 것이다. 한국군이 인민군의 포격원점을 때린다면 그들도 한국군 포격원점을 때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군의 방열 지점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무인기를 띄웠는데, ‘불행히’도 추락했다.

그날 인민군은 화력지원정도 출동시켜 발포케 했다. 그리고 무인기를 투입한 시각 미그기를 이륙시켰다. 이에 우리 군이 공중 대기하던 F-15K를 이동시키자 미그기를 되돌렸는데, 이는 우리의 관심을 미그기에 붙잡아두려는 술수였을 것이다.

당시 우리 군은 속도 빠른 항적(미그기)과 함께 아주 느린 항적(무인기)도 포착했다. 느린 항적이 우리 쪽에 접근했을 땐 화망(火網)을 구성하는 벌컨포도 쐈지만 완벽하게 추적하진 못해 잡았다 놓쳤다 했다. 따라서 F-15K 조종사에게 눈으로 보고 격파하게 했는데, 이 항적이 사라져버려(추락한 듯) 공격하지 못했다. 북한 작전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무더기 미사일 사격의 의미는?

전시만 대비하는 한국군 ‘평시작전 달인’ 북한군에 배워라
3월 31일 사태는 북한이 박근혜 정부의 대응 정도를 떠본 노림수일 공산이 높다. 우리는 북한의 꼬임에 말려들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반면 북한군은 3배로 포격원점을 타격한다는 우리의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양측 평가가 갈리면 위기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다시 보아야 할 것이 인민군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다. 미사일은 유도(誘導)되지만 로켓과 방사포는 유도되지 않는 차이가 있다. 는 인민군이 무더기로 발사한 로켓과 미사일 기종과 발사횟수, 사거리를 정리한 것이다. 왜 인민군은 이렇게 많은 로켓과 미사일 등을 무더기로 쏜 것일까. 우리 군 간부들의 설명은 대개 이렇다.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거듭해왔기에, 중국도 참여하는 유엔안보리는 6차례 대북제재를 결의했다. 그 때문에 중국조차 북한과는 공식적으로 거래할 수 없게 돼, 북한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석유 확보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본래 적었던 공군기의 출격횟수가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 3월은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기간이었다. 과거엔 한미 공군기가 잔뜩 출격하면 북한도 공군기를 출격시켰다. 그런데 유류 부족 탓에 올해는 거의 띄우지 못했다. 대신 재고 정리하듯 작전수명이 지난 로켓(프로그)을 쏘거나, 새로 만든 방사포(300㎜짜리)를 시험 발사하는 것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석은 ‘내공이 달리는 북한이 모든 것을 쥐어짜내 겨우 맞선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여의치 않아 어선 위장 귀순사건을 일으켜 서해 포격까지 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이것이 설마 하는 안이한 대처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안보 전문가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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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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