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호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옴니 채널’을 만들어라

모바일 쇼핑, 엄지족 잡으려면?

  • 김애미 |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신정호 | 맥킨지앤드컴퍼니 부파트너

    입력2014-05-21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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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손 안의 쇼핑’이 대세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우리나라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가 2013년 4조7500억 원으로 2010년(3000억 원)에 비해 16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모바일 쇼핑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집중 투자한다.
    •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는 4월 17일 국내 주요 기업 임원 30여 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쇼핑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했다.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옴니 채널’을 만들어라
    유통산업에서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유통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유통산업은 지역 단위의 소규모 상점에서 백화점으로, 대형마트에서 인터넷으로 변화해왔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가 일반화하면서 유통산업에 다시 한 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가상 점포’를 실험하기 시작했고 일부 업체는 매장의 일부를 창고로 전환했다. 모바일 쇼핑이 유통산업의 중심이 되는 ‘리테일 4.0’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주요 쇼핑 사이트에 접속할 때 온라인보다 모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글로벌 선도 유통업체의 모바일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아마존의 2013년 전체 대비 모바일 매출 비중은 10.7%로, 2011년(4.2%)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마켓 월마트 역시 2013년 전체 대비 모바일 매출 비중이 7.3%로 2012년(3.8%)에 비해 크게 늘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쇼핑 바람이 거세다. 국내 유통 선도업체 역시 모바일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3년 말 기준 이마트 온라인몰 및 롯데마트몰의 전체 대비 모바일 매출 비중은 각 10%, 8.7%로 추정된다.

    국내 소비자 역시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유입된다. 대우증권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남성 응답자의 61%가, 여성 응답자의 73%가 모바일 쇼핑을 경험한 적 있고, 특히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7000억 원이며 2013년 4조7500억 원, 2014년 10조 원 등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모바일 쇼핑 발전 양상에는 글로벌 트렌드가 있다. △20~30대 여성이 모바일 채널의 핵심이고 △온·오프라인이나 모바일 쇼핑 채널을 넘나드는 옴니채널(omni-channel) 소비자의 구매 규모가 가장 크며 △모바일 채널에서 구매가 늘어날수록 특정 모바일 쇼핑 사이트에 지출이 집중되며 △검색을 통하지 않고 해당 모바일 쇼핑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30대 전업주부가 모바일 쇼핑 주도

    한편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도 있는데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충성고객이 월등히 많은 반면 태블릿 PC의 영향력은 작고 △미국은 아마존, 이베이 등 특정 사이트가 주도한다면 국내는 소셜 커머스 및 홈쇼핑 업체 등 다양한 업체에 의해 주도되며 △핀터레스트(Pinterest) 등 쇼핑에 특화된 소셜미디어플랫폼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편리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고민이 적은 점이다.

    모바일 쇼핑 채널은 온라인과 어떻게 다른가? 맥킨지는 2013년 12월과 1월, 소비자 560명의 ‘모바일 쇼핑 다이어리’를 조사·분석했다. 조사 참여자가 5000원 이상 구매할 때 쇼핑 다이어리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통해 모바일 쇼핑 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도출된 ‘모바일 쇼핑 채널의 4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새로운 소비자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모바일 채널의 주소비자는 오프라인, 온라인 채널 소비자와 행동 양태가 다르다. 모바일 화면에 공간적 제약이 있고, 이동 중 모바일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모바일 쇼핑 소비자는 타 채널보다 충동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응답에 참여한 30대 직장 여성은 “퇴근길에 대형마트 모바일 앱에 접속해 몇 분만 쇼핑하면 생필품을 구매할 뿐 아니라 자택으로 배송까지 받을 수 있다”며 “출퇴근 시간이면 지하철에 앉아 습관적으로 소셜커머스의 모바일 앱에 접속해 ‘오늘의 딜’ 같은 프로모션 페이지를 열어본다”고 밝혔다.

    따라서 모바일 쇼핑의 경우 광고, 구전효과 등이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 주목해 업체들은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을 아우르는 통합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하며, 제한된 화면 내 구매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오프라인, 온라인과 차별화된 광고가 필요하다.

    생필품보다 고관여제품·유아용품

    모바일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 역시 온라인·오프라인과는 다르다. 모바일에서 식료품, 세제·샴푸 등 생필품을 구매하는 비율은 오프라인에 비해 낮으나 액세서리, 화장품, 의류 등 ‘상대적 고관여 제품’은 모바일 및 온라인에서 구매율이 높고 항공권 등 티켓이나 쿠폰 구매는 온·오프라인 대비 높다.

    특히 기저귀 등 유아용품 구매는 온라인, 오프라인보다 모바일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가장 주요한 모바일 소비자는 30대 여성, 특히 미취학 아동을 둔 전업주부다. 생후 20개월 자녀를 둔 30대 여성은 “어린아이를 키우다보니 마트에 가기 쉽지 않고 컴퓨터를 켜서 마음 편히 쇼핑할 짬이 나지 않는다. 반면 모바일 쇼핑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거나 품에 안고 재우는 동안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바일 소비가 증가해도 오프라인, 온라인 소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모바일 소비 빈도에 따른 온라인, 오프라인 평균 소비액 변화를 조사해봤을 때 모바일로 주 2회 이상 소비하는 사람은 모바일로 소비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온라인에서 70% 더 소비하고, 오프라인에서도 3% 더 소비한다.

    충동성 구매에 의한 모바일 쇼핑이 많다보니, 많은 사이트에서‘시간제 판매(Time bound offer)’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티켓몬스터 등 대부분 소셜커머스는 모바일 앱 화면 전면에 상품 판매 관련 시간, 수량의 제약을 표기하고, CJ오쇼핑은 구매시간 제한이 있는 ‘딜’을 모바일 앱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이런 시간제 판매 마케팅은 기존 유통 채널에도 도입되는데 홈플러스는 일별행사 제품을 모바일 앱 메인화면에 배치하고 무료배송, 모바일 전용 등 쿠폰을 제공한다.

    모바일 쇼핑 채널의 두 번째 특징은 구매 전 정보 탐색이 오프라인, 온라인보다 단순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모바일에서 필요에 따른 구매보다 즐거움을 위한 구매를 더 많이 한다. 모바일은 타 채널에 비해 고려에서 구매까지 이르는 시간이 짧고, 지인의 추천이나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옴니 채널’을 만들어라

    홈플러스 스마트 가상 스토어. 스마트폰으로 가상 스토어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주문하면 자동으로 상품 정보가 발송돼 집으로 상품이 배달된다.

    가격보다 즐거움으로 구매

    그러므로 모바일 쇼핑 채널은 모두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구매 성향 등을 반영해 개인에게 맞춤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질 업체인 C·A는 ‘전자옷걸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C·A 오프라인 매장에 옷이 걸린 옷걸이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이는 이 제품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좋아요’라는 추천을 받은 숫자다. 즉, 옷걸이의 숫자만 보면 이 옷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지를 곧바로 알 수 있다. 전자옷걸이는 소비자 본인이 고른 제품을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될 때 확신을 갖고 더욱 쉽게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가격 편의성 이상의 것을 원한다는 점이다. 모바일에서는 구색, 사용 편의성, 정보 안전성, 고객 서비스 등 가격 이외의 측면에 대한 고려가 온라인, 오프라인에 비해 높다. 한 30대 남성은 “모바일 쇼핑의 경우 컴퓨터에 비해 화면 전환이 어렵고 화면도 작다보니 제품을 찾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몇 화면만 넘어가면 짜증이 쉽게 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게임 기능’ 등을 활용해 쇼핑에 재미 요소를 더하는 경우가 있다. HSN의 경우 아이폰 게임(Shake 2 shop)이나 룰렛게임(Spin 2 win)에 참여한 사람에게 쇼핑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인기 상품을 소개한다. 맥도날드의 옥외광고 역시 재미와 모바일을 결합한 좋은 예다. 옥외 광고를 통해 아이스크림 제품의 시간제 프로모션을 공지하고, 소비자가 옥외광고에 제시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에는 남은 시간 및 가까운 매장을 공지해주는데, 화면 속 시간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 속 아이스크림이 녹아 긴장감이 조성된다.

    모바일 쇼핑의 마지막 특징은 ‘결속력’이다. 모바일 쇼핑 이용자 상당수는 검색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이미 깔아둔 모바일 쇼핑 앱으로 직접 접속한다. 조사에 따르면 CJ몰, GS샵, 11번가 등 특정 사이트 앱으로 바로 접속하는 경우는 전체 이용자 중 62%에 달했다. 특히 몇 개 사이트에 집중적으로 접속하는 예가 많은데, 의류 구매의 경우 주로 구매하는 특정 사이트가 2~3개라고 답한 비율이 56%로 4개 이상(31%)보다 많았다.

    엄지족을 잡아라

    모바일로의 결속력은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를 이끌어낼 수 있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내 실시간 구매 기록을 통해 모바일 구매를 유도하는데, 오프라인 매장 방문 시 모바일 앱으로 ‘인스토어 모드(instore mode)’를 실행하면 해당 매장 내 프로모션, 신제품 정보를 모바일로 제공받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제품을 카트에 담고 결제 대기 라인에 들어가면 ‘유관 상품’을 모바일로 추천받을 수 있다. 만약 카트에 TV가 담겼다면 고객에게 TV설치대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월마트는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모바일 매출이 40% 이상 증대했다. 국내 홈플러스 역시 지하철역 벽면에 제품의 QR코드를 제공해 스마트폰을 통한 주문 및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했다.

    업체가 모바일 쇼핑을 활용하는 데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모바일을 주로 이용하는 ‘엄지족’을 잡아야 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잡아야 하며 △소비자와 즉각적인 연결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바일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하며 △파트너와 협동하는 것이다.

    일본의 온·오프라인 의류 쇼핑몰인 ‘조조타운(zozotown)’은 이를 잘 활용했다. 조조타운은 2013년 7월 어디서나 제품 구매가 가능한 모바일 앱 ‘Wear’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앱 내 ‘위시리스트’에 저장된다. 이후 매장을 떠나도 모바일을 통해 위시리스트에 있는 제품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구매한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리고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앱이 제품 구매의 장일 뿐 아니라 기존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 기능과 결합했고, SNS를 기반으로 온라인-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이라는 특징이 있다.

    Interview | 김애미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모바일 춘추전국시대…살아남는 기업이 모바일 시장 ‘구글’될 것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옴니 채널’을 만들어라
    Q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우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가 시장 주도권을 갖고 있지만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는 이들 주요 포털 사이트 비중이 낮다. 그 이유는?

    A 포털 사이트는 ‘검색 서비스’란 막강한 무기를 통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했지만, 전통 온라인 선두업체의 필사적인 견제와 각종 규제로 최근 영향력이 떨어졌다. 또한 포털 사이트 쇼핑은 최저가를 기준으로 한 가격경쟁력 위주지만 모바일 쇼핑은 가격뿐 아니라 구매 과정, 재미, 편리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Q 미국 모바일 시장의 경우 아마존, 이베이 등 몇 개 업체가 주도하지만 한국 모바일 쇼핑 시장은 채널이 다양하다.

    A 미국 모바일 쇼핑은 이미 12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이 형성됐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업체 간 피나는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몇 개 업체가 대표 기업으로 남은 거다. 한편 한국은 2009년부터 스마트폰 대중화가 시작됐기 때문에 현재는 다양한 업체가 피나는 경쟁을 하는 ‘모바일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다.

    Q 한국 모바일 쇼핑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보안프로그램이 꼽힌다. 결제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A 모바일 쇼핑의 중심에 선 통신사, 카드사 및 단말기 제조사가 제각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다보니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Window XP 등 보안·결제시스템을 간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에 앞서 강력한 보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Q ‘조조타운’을 벤치마킹한다면?

    A 소비자가 최대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매장이든 모바일이든,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려면 회사 내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은 ‘Inno-vation Lab’이라는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심리학자,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이 포함돼 고객 이용 편의를 위한 ‘통합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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