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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은행 부행장에서 ‘민들레 전도사’로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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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졸·노조위원장 출신 최초의 국책은행 부행장
  • ● 퇴직 후 고향 완주에서 친환경 민들레 제품 개발
  • ● 민들레포럼 통해 장학사업과 사회봉사
  • ● 53세에 영아원에서 쌍둥이 자매 입양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어버이날’을 꼭 하루 앞둔 5월 7일 낮 12시,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로에 자리한 ‘민들레동산.’ 여름을 향해 치닫느라 다소 웃자란 민들레들이 저마다 뒤질세라 바람결에 씨를 틔운다. 제철을 맞아 노랗거나 흰 작은 꽃이 지천으로 피어난 그 넓은 민들레 영토의 주인 또한 어버이같이 온화한 미소를 민들레에 날려 보낸다.

‘봄날의 미소’ 주인공은 유희태(61) 민들레포럼 대표. 유 대표는 5년 전부터 ‘민들레 전도사’를 자처하며 인생 2막을 열어간다. 그는 하필이면 우리의 대표적 야생초인 민들레 알리기에 앞장서게 됐을까.

“민들레를 그저 생명력 강한 잡초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엄연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그 효능을 인정받는 약초예요. 심산유곡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너무 흔히 접해 귀하게 생각되지 않을지 몰라도 항암 및 소염 작용에 강력한 약성을 지닌 훌륭한 약재입니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민들레는 예부터 한방에선 ‘포공영(蒲公英)’이라 불리며 각종 염증과 간·위·기관지 질환을 치료하고 산모의 젖이 잘 돌게 하는 약재로 쓰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열독을 풀고 악창(惡瘡·고치기 힘든 부스럼)을 삭히며, 멍울을 헤치고 식독(食毒)을 풀며, 체기(滯氣)를 내리는 데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기록했다.

지방간 없앤 민들레

유 대표가 민들레와 첫 연(緣)을 맺은 건 동갑내기 부인 박길주(서울 왕성교회 권사) 씨와의 만남부터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만난 첫사랑인 박씨는 아내인 자신밖에 모르는 유 대표를 ‘민들레’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일편단심 민들레’란 뜻에서다.

민들레와 두 번째 연을 맺게 된 건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유 대표는 전직 은행원. 2001년 기업은행 구로동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자신이 총무로 몸담은 서울반도로타리클럽이 마련한 특강에 참석하게 됐다. 강연자는 당시 방송사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윤석모 씨.

윤 씨는 회원 대다수에게 지방간이 있음을 알고는 “지방간이 심해지면 간경화가 될 수 있으니 민들레를 먹어 지방간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종교적 이유로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유 대표지만, 육류를 좋아해 과체중으로 인한 지방간 상태이긴 했다. 이후 함께 특강을 들은 한 회원이 민들레를 구해 몇몇 회원에게 나눠줬는데, 유 대표도 긴가민가하면서 페트병 2개 분량의 차로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마셨다. 몇 개월 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지방간이 없어졌다는 뜻밖의 결과를 접했다. 이는 민들레차를 장복한 다른 회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를 계기로 유 대표는 민들레 예찬론자가 됐다. 한때 일부러 서울 경동시장을 찾아 민들레를 구해 차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기까지 할 정도의 마니아였다. 유 대표와 그의 가족은 요즘도 민들레차를 물 대신 꾸준히 마신다.

‘1등 제조기’ 지점장

사실 유 대표가 거쳐온 삶도 민들레처럼 강인하다. 11년 동안 농협조합장을 지낸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 서 가세가 급격히 기우는 바람에 유 대표는 대학은커녕 인문계 고교 진학조차 포기하고 상업계인 전주상고(현 전주제일고)에 들어갔다. 그러곤 졸업 직후인 1972년 3월 곧장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하루빨리 취직해서 집안의 빚을 갚고 싶었기 때문.

이듬해엔 스물한 살 나이에 서둘러 결혼까지 했다. 당시 결혼반지 살 돈이 없어 엿장수에게 500원을 주고 가짜 반지를 사서 아내에게 끼워줬다. 10년 뒤 진짜 반지로 바꿔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렇게 아껴가며 재테크에 매진해 지금의 민들레동산을 일궜다.

29세 때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겸임)에 선출된 유 대표는 1995년엔 공모 지점장 1호로 뽑혔다. 9년간 서울과 경기도 내 지점장으로 돌면서 부임하는 지점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실적 평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1등 제조기’란 별명도 붙었다. 신설 지점이나 실적이 꼴찌인 지점을 맡아도 1등으로 키워내니 해당 지역의 타행 지점장들에겐 적잖은 ‘민폐’를 끼친 셈이랄까.

이후 본부장을 거쳐 2007년 1월엔 기업은행 카드사업본부(개인고객본부 겸)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고졸 학력에다 노조위원장 출신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부행장으로 승진한 건 전례가 없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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