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호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입력2014-05-21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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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신명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544쪽, 2만 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임진왜란이 끝난 후, 서애 유성룡은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했다. 민족의 대참화인 임진왜란의 원인과 결과를 역사적으로 반추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이 책의 취지 역시 징비에 지나지 않는다. 민족사의 치욕인 을사늑약이 왜 체결되었는지를 반추함으로써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말자는 게 목적이다. 을사늑약은 민족사의 치욕일 뿐 아니라 한일 간 역사 갈등의 뿌리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에게 을사늑약은 여전히 크나큰 상처이자 아픔이다. 하지만 일본인에게는 동양평화를 확립한 기념비적 사건으로 인식된다. 그 같은 역사 인식의 차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다.

    을사늑약을 강요한 일본을 안중근 의사는 조국 독립을 부정한 적이자 동양평화를 파탄시킨 주범으로 인식했으며, 이토 히로부미 또한 민족의 원수로 인식했다. 반면 메이지나 이토 히로부미는 동양평화를 위협한 주범을 오히려 대한제국으로 인식했다. 무능하고 나약한 대한제국이 서양의 침략을 초래했기에 동양평화를 지키려면 나약한 대한제국을 보호국화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게 메이지와 이토 히로부미의 주장이었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또 증폭되면서 한일 간의 심리적 거리를 멀게 만들고 나아가 한일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필자는 을사늑약에 관련된 이 같은 역사 인식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좁히는 것이 한일 간 역사 갈등을 극복하고 나아가 동양평화를 확립하는 첩경이라 생각한다. 을사늑약을 놓고 동양평화의 파탄으로 보는 인식과 동양평화의 확립으로 보는 인식 사이에는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그런 인식이 생겨난 배경, 과정, 결과 등을 역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과거를 정확히 알아야 현재의 반성과 미래의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을사늑약을 포함한 근대 한일관계 또는 근대 동북아의 역사를 심층적으로, 또 거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종과 메이지를 중심에 놓고 그 시대를 반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876년 강화도조약부터 1905년 을사늑약까지 30년에 걸쳐 한일 양국을 대표해 두 나라 사이의 역사를 연출한 주역은 누가 뭐래도 고종과 메이지이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을 대표한 고종과 메이지가 연출한 30년 역사가 일단락된 사건이 을사늑약이고, 뒤이은 식민지 역사의 원인이 된 사건 역시 을사늑약이다.

    을사늑약 때 메이지가 내세운 동양평화 이론은 허구였고 기만이었다. 1870년대의 정한론에서 돋아난 사생아에 지나지 않으며, 약자는 존재할 가치도 없고 살 가치도 없다는 제국주의적 주장이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의 평화공존을 위해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일본이 시급히 인정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민족 역시 다시는 동양평화의 걸림돌이 되는 나약하고 무능한 민족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신명호 |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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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을 넘어 신이 된 사람 관우 | 남덕현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유비, 조조, 손권이 자웅을 겨룬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관우가 아닐까. 중국의 어지간한 도시와 마을에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있다. 또한 웬만한 상점과 식당 입구에는 관우상이 있다. 유비, 조조, 손권 등 삼국지의 명군주들은 영웅의 삶을 살았으나 인간의 영역에 머물렀다. 하지만 일개 장수에 지나지 않았던 관우는 신의 영역으로 올라섰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관우가 삼국지에서 보여준 다양한 매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우 백서라 할 정도로 삼국지에서 관우와 연관된 모든 것을 정리 및 분석했다. 관우 형상의 특징, 관우를 묘사한 시, 관우 관련 문화현상, 관우에 대한 전설, 관우 숭배의 요인 등에 대해 설명한다. 관우 마니아인 저자는 각종 자료 분석과 중국 현지답사를 통해 이 책을 완성했다. 현자의 마을, 272쪽, 1만6000원

    호암자전 | 이병철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이 28년 만에 재출간됐다. 새로 나온 호암자전은 기존 세로쓰기를 가로쓰기로 바꾸고 한자 표기를 한글로 고쳐 읽기 쉽게 만들었다. 자료 사진도 추가됐다. 이 회장의 청소년 시절 및 경영 투신 등 일대기를 비롯해 삼성의 장래, 나아가 한국 경제가 한층 발전할 수 있는 비전과 발전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 회장이 희수(喜壽·77세)를 맞은 1986년 처음 발간된 호암자전은 당시 이 회장의 구술을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정리한 뒤 이 회장의 어록을 모아 정리했다.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에 큰 획을 그은 이 회장은 문화, 예술, 교육 등 사회 각 분야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남, 440쪽, 2만5000원

    김정은의 11가지 딜레마 | 김승철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은 2012년 4월 연설에서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강성국가,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내세운 그의 최대 딜레마는 어떤 방법과 수단으로도 절대 개선 불가능한 북한의 현실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북한의 현실’을 다룬다. 탈북자인 저자가 2011년 이후 탈북한 2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해 생생한 북한의 현실을 담아냈다. 가히 2014년판 북한 사회 백서라고 할 만하다.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생활, 교통, 군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서부터 주민 감시체계, 군대 실상, 일반인의 생활 실태, 자본주의 바람, 결혼과 성문화, 과외 열풍까지 북한 사회의 만화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늘품플러스, 432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당근농장 이야기

    노상충 지음, 끌리는 책, 253쪽, 1만4000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갔는가?”

    폴 고갱(1848~1903)이 그의 인생 정점에서 남긴 역작에 붙인 이름이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쩌면 늘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생명력이 있는 일터는 시간을 축으로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전제될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상도동 옥탑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 교육회사로 성장한 ‘당근농장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다. 이것은 세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대박’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지난 14년간 한결같이 고민해온 사람과 조직에 대한 경험들이며, 동시에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는 훌륭한 일터와 구성원의 삶에 대한 희망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지금도 120여 명의 열정이 넘치는 캐러션(CARROTian)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적인 조직을 만들어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과거의 어떤 패러다임도 우리 미래를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에 있다. 지난 110개월간 우리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독서토론 ‘멘토링 데이’를 진행했으며, 매년 전 직원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해외 배낭여행 ‘아웃팅’을 떠난다. 또한 위계가 없는 ‘수평문화’와 동시다발적인 ‘하이퍼커뮤니케이션’‘성장 지향적’인 조직개발, 지속적인 ‘사회적 기여’ 등은 오랜 기간에 걸쳐 캐럿의 정체성이 됐다. 이런 효과적인 조직문화는 직원들의 성장과 삶의 만족도뿐 아니라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많은 경영자가 성공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지만, 어쩌면 경영의 본질은 답을 찾는 행위가 아니라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이야기의 본질은 ‘사람’에 있다.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며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만 조직에 생명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당근농장은 바로 이러한 가능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실험의 장이다. 우리는 영성이 있는 일터를 지향해왔다. 영성이 있는 일터란 구성원들의 의식이 일상에서 깨어 있는 조직을 말한다. 왜 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며,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일이 결핍을 채우기 위한 수단을 넘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잘 안다. 그들에게 일과 삶은 분리돼 있지 않고, 언제나 성장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늘 시작하는 마음이고 들떠 있다.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성장이며 무엇인가를 향해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안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커갈수록 우리의 꿈도 같이 커가고 더 명확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당근농장 이야기는 이러한 실험적인 결과들을 함께 공유하고, 이 시대를 살면서 미래 자신의 이야기를 준비하는 많은 청년에게 꿈이 아닌 실천적 희망을 주기 위한 이야기다. 또한 경영 일선에서 ‘사람과 조직’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 경영자들에게는 유익한 참고서가 되면 좋겠다.

    노상충 | (주)캐럿글로벌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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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에 대하여 | 이종은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돼온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과연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가’를 묻는다. 저자는 사회 정의란 무엇인자를 탐구하며 정의의 개념과 관념, 구성요소, 원칙 등을 폭넓게 고찰한다. 저자는 정의의 기초는 권리이며, 정의 이론은 결국 권리를 어떻게 할당하고 제한하는지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리고 여러 윤리 이론과 자유주의, 공리주의, 사회주의, 공동체주의 같은 정치사상들이 이러한 문제에서 조금씩 다른 태도를 취하며 경합해왔음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정의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을 소개하고, 제2부에서는 자유와 평등의 조화가 정의 실현의 관건임을 설명한다. 제3부에서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걸쳐 주요 사상가들이 말한 정의 관념에 대한 역사를 짚어본다. 책세상, 758쪽, 3만4000원

    바른 마음 |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는 “인간의 본성은 도덕적”이라고 전제한다. 누구나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바른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문제는 도덕은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게 아니란 점이다. 자연히 비슷한 답안지를 쓴 사람끼리 한데 모여 ‘파벌’을 형성한다. 저자는 “도덕이 우리를 뭉치게 한다는 것은 결국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내걸고 편을 갈라 싸우게 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어느새 ‘도덕’은 사라지고 ‘싸움’만 남는 셈이다. 그렇다고 “싸우지 말라”며 점잖게 타이르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미운 상대라도 한두 개 배울 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는 “도덕에 눈이 멀면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도 보지 못하게 된다”며 “각 편에는 저마다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이야기 중에는 뭔가 귀담아들을 것도 있다”고 강조한다. 웅진지식하우스, 692쪽, 2만9000원

    앨 고어, 우리의 미래 | 앨 고어 지음, 김주현 옮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클린턴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노벨상, 그래미상, 오스카상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지난해 펴낸 ‘더 퓨처스(The Futures)’의 한글판이다. 2007년 노벨위원회는 그를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이에 대한 대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는데, 이 책은 그 선정 이유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우리가 운명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긍정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6가지 문제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호 깊이 연결돼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 경제 ▲전 지구적 디지털 혁명 ▲세계 권력의 중심축 이동 ▲지속 불가능해진 성장의 부작용 ▲생명공학의 혁명적 발달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 변화가 그것이다. 청림출판, 532쪽, 1만9800원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

    민주주의를 넘어서

    프랭크 칼스턴·커렐 베크만 지음, 구미화 옮김, A-북스, 149쪽, 1만2000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이 책은 민주주의가 지닌 본질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은 많이 들어봤지만, 민주주의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건 이 책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가 겪는 정치·경제적 문제의 원인으로 우리가 조금도 의심한 적 없는 민주주의를 지목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의 특징을 민주주의에 관한 13가지 신화로 정리해 조목조목 비판한다. 특히 민주주의는 곧 자유와 관용을 의미하며, 번영을 낳고, 평화를 지지한다는 절대 믿음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면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집단주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민주주의는 나치즘이나 파시즘, 공산주의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라고 꼬집는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보다 다수의 뜻을 개인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에서는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표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그러한 민주적 방식을 통해 다수가 원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배웠다. 그러나 저자는 몇 년에 한 번 투표용지에 도장을 꾹 눌러 찍는 행위로 민주주의의 주체 행세를 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내 선택이 다수에 속하지 못할 경우 그 선택은 무시되며, 설령 내가 지지한 인물이 당선된다 해도 내 의견이 무시되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다수의 의지라는 것도 결국은 정치인에게 돈과 권력을 지원해줄 수 있는 로비스트나 이익단체의 특권을 대변할 뿐이다.

    그럼 민주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지는 않다. 민주주의를 적용하는 사회 규모가 커질수록 민주주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만큼 작은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며,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통찰을 얻고 전보다 마음이 훨씬 평화로워졌다고 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나니 막연히 염증을 느끼고 외면했던 정치인들의 행태가 민주주의라는 틀에서 살아남으려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과 정책을 설명하기도 전에 ‘사전투표’를 종용하며 투표율 올리기에 급급하고, 위기의 정치판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치 신인들이 예외 없이 기존 정당과 손잡는 이유도 집단화하고 다수가 되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민주주의 원리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태에 공감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어떤 권리를 요구하거나 기대하기 전에 그것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재산을 빼앗아야 가능한 일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민주주의에는 여러 장점과 더불어 자유를 억압하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주의하려고 한다.

    구미화 | 출판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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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혁신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 임용한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KJ&M 인문경영연구소를 운영하는 저자가 전쟁사를 통해 인생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전략을 소개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전쟁의 큰 그림인 전략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그 전략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도구인 전술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단순히 전쟁만을 볼 게 아니라 전쟁의 전과 후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대 로마가 제국으로 명성을 떨치기까지 무기와 전술을 개량한 흔적을 쫓는 등 단순히 전투만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 전쟁사에서 혁신의 예를 찾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파리 수복의 발화점이 된 코브라 작전, 조선 이성계가 역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나하추와의 전투 등 24개의 전쟁을 따라가며 진정한 혁신을 이룬 전술의 힘을 살펴본다. 교보문고, 315쪽, 1만4000원

    미친듯이 심플 | 켄 시걸 지음, 김광수 옮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애플은 단순함의 미학을 최대한 이끌어낸 세계적인 기업이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캠페인을 기획해 애플의 부활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등 17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끌었던 저자가 애플의 혁신을 가능케 한 11가지 원칙을 담았다. 애플의 업무 구조를 신선할 정도로 평탄하게 만들고 프로세스를 단순화했던 잡스의 경영 원칙을 저자는 ‘심플 스틱(Simple Stick)’이라 명명하고, 복잡한 형식과 절차에 매몰된 기업들이 심플 스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똑똑하고 창의적인 인재들로 구성된 작은 집단을 구성하라는 ‘작게 생각하라’, 선택 범위를 최소화하라는 ‘최소로 생각하라’ 등 단순함의 11가지 원칙을 통해 애플에서 단순함이 어떻게 실행되고, 유지되는지 들려준다. 문학동네, 380쪽, 1만6800원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 | 최병삼 김창욱 조원형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현대는 훌륭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다. 이는 플랫폼을 주도하지 못하면 플랫폼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을 고민하고 구축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는 기업들의 사례를 담은 이 책은 이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플랫폼의 활용 여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분야의 GM, 쿼키, 리앤펑, 물류·유통 분야의 UPS, 금융 분야의 스퀘어, Y콤비네이터, 교육 분야의 하버드경영대학원, TFA, 사회사업 분야의 키바 등이 어떻게 플랫폼을 사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크게 ‘발굴, 도입, 성장, 강화, 수확’의 5단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실제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자가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전략적 가이드를 제공한다. 세리북스, 328쪽, 1만50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한국의 논점 2014

    최준선 외 지음, 동아일보사, 444쪽, 1만6800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갈등 없는 사회는 없을 것이다. 상생, 조화, 서로가 원하는 바를 함께 이룬다는 말들이 ‘공허하다’ 싶을 만큼 결코 쉽지 않다. 이념, 계층, 세대, 지역,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 간의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는 한국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논쟁적 이슈로 뜨겁다. 갈등 과정에서 배타적 편 가르기, 편협한 진영논리는 발전과 통합을 가로막는다. 선진사회는 갈등이 고질병으로 만성화하기 전에 공론의 장(場)으로 끌어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절충과 타협을 통해 정답에 가장 가까운 해법을 모색한다. 그러면서 사회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진다.

    다수가 공감할 묘안, 최선의 해법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깊고 넓게 읽어내는 안목과 통찰력이다. 갈등의 직접적 이해당사자든 아니든 논쟁적 사안의 소용돌이에서 한 걸음 비켜나 냉철한 관찰자의 시각에서 본질을 파악하려는 균형감각도 필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 속 실낱 하나하나의 의미를 간과하지 않는 치밀함,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통합과 변혁을 좌우할 갖가지 논쟁적 이슈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절실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이 견실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덕목들을 기르고 벼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4년 오늘 한국 사회를 달아오르게 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핫이슈 53가지를 한 권에 담아 각계 전문가 51명이 각 사안의 숨은 배경을 상술하고 명쾌한 논리로 갈등의 핵심을 짚었다. 꼼꼼한 분석과 객관적인 해석, 설득력 있는 전망과 해법이 세상 보는 눈을 넓혀줄 것이다.

    53가지 이슈는 시사지 ‘신동아’와 ‘주간동아’가 최근 1년간 다룬 수십 가지 주제 중에서도 사회적 파급력이 크고 전문가의 ‘가이드’가 필요한 주제들로 선별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주제와 관련된 핵심 키워드에 대한 보충설명을 본문 아래쪽에 따로 넣었다. 가령 국가정보원 개혁방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국정원의 ‘국내파트’가 어떤 곳이고 국정원의 ‘기획조정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키워드 설명만 따로 모아놓아도 ‘최신 시사상식용어 소사전’으로 실속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원 간첩증거 조작사건, 만신창이 숭례문 복원사업 등 사안의 전말에 대해 보다 꼼꼼한 분석과 상세한 해설이 필요한 주제들은 각 파트 말미에 ‘핫이슈’로 다른 주제보다 지면을 늘려 배치했다. 자체 완결성을 지닌 심층 리포트로 무게감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권말에는 2013~2014년의 쟁점 사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필자가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 이 책은 시사 흐름을 꿰뚫어 보려는 일반인은 물론,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취업준비생, 승진을 앞두고 있거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려는 직장인 등 다양한 독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이다.

    이기숙 | 동아일보 출판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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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 생각의 흐름 | 하지현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현대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연결되지만 여전히 공허감을 호소하며 끈끈하고 만족감을 주는‘소통’을 꿈꾼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소통과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상담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가 그동안 사람들을 치료하며 쌓아온 고민을 담았다. 저자는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소통의 과정에서 완벽한 일체감을 찾으려는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버리고, 그 과정 자체를 적극 즐길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진정한 소통을 위해 대화의 방법, 질문하기, 감정 다루기, 선입견과 침묵을 적절히 활용하기 등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알려줌으로써, 다른 사람과 의미 있는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해냄출판사, 248쪽, 1만3800원

    PD수첩 광우병편 방송은 무죄다? | 양기화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2008년 4월 29일 MBC ‘PD수첩’은 광우병의 위험성을 주장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법정까지 간 PD수첩 광우병편은 대법원에서 ‘일부 허위 보도가 인정되지만, 관련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까지는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며 우리 기억에서 잊혔다. 하지만 저자는 “광우병 사태는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더 큰 신뢰를 깰 수 있다는 것을 국가적으로 체험한 사건”이며 “과학적 사실이 왜곡되면 어떤 혼란이 생기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PD수첩’에서 잘못 다룬 과학적 사실을 바로잡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중앙생활사, 230쪽, 1만5000원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 정유정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소설 ‘28’의 작가 정유정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17일간 보낸 여행 에세이. 히말라야는 저자의 소설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곳이기도 하다. 소설을 쓰면서 상상하고 그리워했던 안나푸르나로 향한 건 작가가 생존을 위해 택한 처방전이었다. 호기롭게 비행기에 오르지만 네팔에 도착하자마자 향신료인 마살라에 질리고 한국이라면 2시간 걸릴 거리를 7시간30분 동안 달리며 멀미에 시달린다. 여행 에세이라고 하지만 책의 앞부분은 음식과 변비, 고산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나 감상은 많지 않다. 그 여백을 채우는 것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다. 현재의 이야기를 하다 기억 속의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소환한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과의 대화가 아닌가. 은행나무, 307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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