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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법률세상’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망중립성 논란

  •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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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세상에서 모든 콘텐츠는 평등하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접속 빈도에 따라 인터넷 사용료가 달라지는 세상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통신기업들은 “더 이상 공짜 점심은 없다”며 콘텐츠업계를 압박하고, 콘텐츠업계는 “이제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IT혁명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망중립성을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 이는 분명 쉽지 않은 문제다.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지난 1월, 미국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은 미국의 망중립성 규정과 관련해 의미 있는 판결을 내놨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벌여온 소송에서 버라이즌의 손을 들어준 것. 항소법원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콘텐츠 제공업체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FCC의 망중립성 규칙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이를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에게 강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켜진 망중립성 원칙이 크게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 IT업계는 이번 판결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된 망중립성이란 어떤 것일까.

망중립성은 ‘인터넷망에서 모든 콘텐츠가 동등하게 취급받아야 하며 부당한 차별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원칙이다.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들이 트래픽 유발 등을 이유로 특정 콘텐츠사업자에게 추가 과금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장치다. 쉽게 말해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해서 인터넷 서비스업체가 이들 기업에 비싼 인터넷 사용료를 물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팀 우 교수가 처음 사용했으며 현재 일반적인 개념으로 쓰인다.

그동안 IT업계의 혁신은 모두 이 망중립성 원칙의 혜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개인의 창작물이 세계적으로 히트상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자유롭고 저렴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사용량에 비례해 인터넷 사용료를 내야 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인터넷망을 깔아야 하는 기업 처지에서 보면 이 원칙은 그야말로 족쇄이자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아닐 수 없었다. 통신기업들은 “우리가 돈을 들여 깔아놓은 인터넷망에서 콘텐츠 업계가 공짜 점심을 먹는다”며 줄곧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번 소송에서 버라이즌은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하고 기업에 강제해온 FCC에 대해 “권한을 남용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서비스업자는 정부의 기간통신사업자(Common Carrier)가 아니고, 단지 정보서비스 제공자이므로, FCC의 규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FCC가 규제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버라이즌의 주장을 일부 기각했다. 다만 기간통신사업자에 적용되는 차별금지 및 차단금지 규제는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터넷네트워크 사업자는 엄격한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니라 규제가 거의 없는 정보서비스 제공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판결이 나오자마자 콘텐츠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콘텐츠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허용함으로써 IT업계의 혁신을 방해할 것”이란 우려, “더 이상 페이스북 같은 혁신적인 상품을 볼 수 없을 것”이란 비판이 터져 나왔다.

망중립성 원칙의 무력화

세계 최대 IT 시장인 미국에서 망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7년경 미국의 최대 케이블 TV사업자이자 제2 인터넷사업자인 콤캐스트(Comcast)가 P2P 서비스인 비트토랜트를 이용한 데이터 업로드를 방해해 FCC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일도 있었다. 당시 콤캐스트는 시정 조치를 받은 뒤 “FCC가 권한을 남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소송에서도 미국 법원은 콤캐스트의 손을 들어줬다. FCC는 이 판결 이후 새로운 인터넷 규칙을 만들어 시행했는데, 이번 판결로 이 규칙마저 무효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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