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호

드라마, 영화, K팝, 미용, 쇼핑…혐한(嫌韓) 가라앉힌 한류 3.0 열풍

중국 내 韓流(한류) 재점화

  • 홍순도 │아시아경제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입력2014-05-22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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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중국에서 다시 한류 바람이 분다.
    • 한류는 중국·일본에서 시작해 아시아 전역과 세계로 확산한다.
    • 그런데 우리 언론은 과장하는 습성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 중국 현지에서 한류를 사실에 가깝게 생생하게 취재했다.
    드라마, 영화, K팝, 미용, 쇼핑…혐한(嫌韓) 가라앉힌 한류 3.0 열풍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판 포스터.

    결론적으로, 중국 내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유행을 뜻하는 한류(韓流)가 맹위를 떨치는 것은 분명하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2000년대 초 대단했던 바람이 재차 대륙을 강타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그때보다 양과 질 측면에서 더 거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류 기사 130만 건

    한국 언론보다 더 냉정한 시각으로 한류를 볼 수밖에 없는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인 시청자나 독자가 방송, 신문을 통해 한류 관련 보도를 접하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다. 5월 중순 기준으로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에서 검색되는 한류 관련 기사가 130만 건에 달한다. 우리나라 네이버의 37만7000건보다도 월등하게 많다.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한류가 요즘 들어 새로운 시기인 ‘3.0시대’에 진입했다”며 긍정적 기사를 자주 보도했다. 한류 1.0은 한국 드라마 ‘대장금’‘겨울연가’‘천국의 계단’등이 촉발한 최초의 한류를 말한다. 한류 2.0은 K팝 스타인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빅뱅이 일으킨 한류다. 한류 3.0은 대중문화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한류를 의미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가 이를 주도한다.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베이징의 대표적 신문인 신징바오(新京報)의 4월 7일자 기사들은 중국 언론이 한류를 얼마나 관심 있게 다루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신문은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김수현이 베이징을 방문하자 1면에 당연하다는 듯 “도민준 교수가 왔다”는 제목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13면 전체에 “베이징이 도 교수를 환영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매체들은 ‘별에서 온 그대’의 애칭을 한국식 애칭인 ‘별 그대’처럼 ‘싱니(星·#54991;)’로 통일해 자연스럽게 부른다. ‘별 그대의 마니아’를 ‘싱니미(星·#54991;迷)’로 호칭한다. 웬만한 중국인의 생활에 한류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셈이다.

    최고 정치 지도자들의 언급에서도 한류 붐이 읽힌다. 권력 서열 1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2월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국에서 인기인 ‘별에서 온 그대’를 중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본다”는 요지의 말을 서슴없이 꺼냈다.

    10여 일 후에는 권력 서열 6위인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이에 가세했다. 이른바 양회(兩會·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한 분임토의에서 베이징 대표단을 만나 이렇게 말한다.

    “인터넷에서 인기인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를 봤는가? 한국 드라마가 왜 중국을 점령했나? 왜 바다 건너 미국, 심지어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치나? 나는 가끔 한국 드라마를 본다. 그리고 깨닫게 됐다. 한국 드라마는 우리를 많이 앞섰다. 왜 이런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는가.”

    명심보감과 유교 가치

    권위를 지켜야 하는 최고 지도자로서는 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별 그대’가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과 관련해 한 문화평론가는 “드라마에서 수백 년을 산 도민준 교수는 중국 사상서인 ‘명심보감’을 자주 인용했고 유교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에 맞게 설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이 중국인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가 ‘별 그대’ 한 작품에만 의존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신드롬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별 그대’ 열풍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국 문화 콘텐츠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민호, 박신혜 주연의 ‘상속자들’은 올해 초부터 ‘별 그대’ 못지않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민호의 중국 내 인기는 상상을 불허한다. 굳이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아무 날이나 TV를 틀어도 CCTV 같은 중앙방송은 물론 40여 개 지방의 위성방송에서 한국 드라마 한두 편을 볼 수 있다.

    영화 쪽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3조4000억 원에 달하는 중국 영화시장에서 본토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 이외 제3국의 영화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 영화만큼은 선전한다. 현빈, 탕웨이(湯唯) 주연의 ‘만추’, 야구 영화 ‘미스터 고’는 최근 7000만 위안(119억 원)과 1억2000만 위안(204억 원)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은 중국에서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제치고 미국과 경쟁이 가능한 영화를 만드는 국가로 인식된다. 한국 영화는 지적재산권 의식이 희박한 중국에서 거의 대부분 복제돼 유통된다. 바이두에서 최신 한국 영화 100편 정도를 다운로드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K팝도 중국에서 큰 인기다. 이제 중국에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K팝을 듣는 게 전혀 어렵지 않다. 한국과 거의 리얼 타임으로 신곡이 소개된다. SM이 5월 8일 바이두와 중국 내 합작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이런 현실을 감안한 선택이다. 이 계약 체결 이틀 뒤 SM 소속 엑소-M은 중국 전역에 생방송된 CCTV의 ‘글로벌 중국어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새 타이틀 곡 ‘중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내 한류가 맹위를 떨치면서 일부 한국 연기자들은 중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2002년부터 2년여 동안 CCTV의 ‘해외극장’ 프로그램에서 한국 드라마 ‘인어아가씨’가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중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주인공 장서희도 중국에서 유명세를 탔다. 장서희는 중국에서 드라마와 광고에 출연했고 팬 미팅 등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2011년 중국의 중년 스타 린융젠(林永健)과 함께 찍은 ‘서울에서의 임사부(林師傅)’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흥행이 보장되는 초특급 한류 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대형 역사물 ‘수당영웅(隋唐英雄)’에 출연한 후 2013년 9월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화처(華策)그룹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겸 평론가 도성희 박사는 “화처의 위상을 감안하면 할리우드 계약 수준과 비견된다. 장서희라는 브랜드는 중국에서 최고로 인정받는다”고 평가했다.

    인터넷·휴대전화로 급속 확산

    드라마, 영화, K팝, 미용, 쇼핑…혐한(嫌韓) 가라앉힌 한류 3.0 열풍

    중국 신문이 ‘도 교수가 왔다’는 제목으로 김수현의 방중사진을 1면에 실었다.

    장나라도 연기, 노래, 모델, 방송 사회 등이 가능한 만능 한류 엔터테이너로 통한다. 2005년 중국어 첫 앨범 ‘이장(一張)’을 발표한 이후 10여 편의 드라마, 3편의 영화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어로 발표한 앨범만도 10집 가까이 된다. 추자현, 채림, 함소원, 박해진, 송혜교, 이다해도 현지 활동을 강화한다.

    이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로 한류 팬과 소통한다. 한국 드라마 ‘호텔 킹’이 중국에서 뜨면서 제2의 전지현이 될 조짐이 보이는 이다해는 충성스러운 팔로어가 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한류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별 그대’를 먼저 보면, TV가 아닌 인터넷 사이트 8개사에 온라인 판권을 팔아 5월 중순 현재 40억 뷰를 돌파했다. 인터넷을 할 줄 아는 6억 명의 중국 네티즌 모두 최소한 몇 번씩 이 드라마를 볼 때나 나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시간이 문제이지 50억 뷰, 100억 뷰도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상속자들’ 역시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優酷)닷컴을 통해 5월 중순 기준으로 20억 뷰 가까이 이른 것으로 보인다.

    후발 드라마인 ‘쓰리데이즈’ ‘엔젤아이즈’ ‘호텔 킹’ ‘신의 선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각각 유쿠닷컴을 통해 최소 1억 뷰, 최고 10억 뷰의 성적을 냈다. 특히 ‘엔젤아이즈’는 방송 10회 만에 1억 뷰 가까운 기록을 올렸다. 제2의 ‘별 그대’ 가능성이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류 평론가로 유명한 런민(人民)대학 중문과의 마샹우(馬相武) 교수는 이에 대해 “조금 유치한 듯하나 여전히 중국에서는 통하는 코드다. 중국 시청자는 애틋한 사랑을 녹여내는 멜로물에 매혹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암살기도 사건을 다룬 정치드라마인 ‘쓰리데이즈’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새롭게 음미해봐야 할 대목이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중 역대 최고가 판권 판매 기록을 세웠다. 동영상 사이트에선 3억 뷰를 넘어섰다.

    한국 뮤직비디오와 음원 등의 다운로드도 활발하다. 그룹‘소녀시대’의 노래도 중국에서 인기를 구가한다. 중국에서 거의 지존으로 불리는 ‘슈퍼주니어’와 ‘엑소’의 인기에 대한 설명은 사족일 것이다.

    이런 열풍은 한류 스타들과 중국인 팬들 간 소통 공간인 웨이보로 이어진다. 절대 강자는 역시 싸이다. 그는 ‘강남스타일’ ‘젠틀맨’으로 쌓은 아성을 웨이보로 더욱 견고하게 구축했다. 무려 20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호의 팔로어 수도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게시물에는 10만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10만 개, 중국은 확실히 규모가 다르다. 박신혜의 웨이보에도 수많은 팬이 뜨거운 글을 올린다. 박신혜는 “매일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라는 감사 편지를 띄웠다.

    이현우, 김우빈, 한채영, 소녀시대의 제시카, 빅뱅의 승리, 공효진, 비, 김태희, 소지섭 등도 웨이보를 통해 중국 팬들과 활발히 교류한다. 이들은 화장품, 의상, 음식, 취미 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전하는 친절함을 잊지 않는다.

    혐한 분위기 가라앉아

    얼마 전까지 중국 사회 일각에선 혐한(嫌韓) 분위기가 일었다. 꽤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류 3.0 붐이 일면서 혐한 분위기는 뚜렷하게 가라앉는 경향이다.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이나 욕은 온라인상에 꽤 있었다. 이를테면 한국인을 ‘샤오한궈런(小韓國人·꼬마 한국인)’이나 ‘가오리방쯔(高麗棒子·고려 몽둥이)’로 비하하는 용어가 그것이다. 이두(壹讀) 미디어라는 곳에서 제작해 유쿠에 올린 ‘쓰미다(思密達·한국어의 습니다를 음역한 것)’라는 동영상도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중국인 K씨는 ‘쓰미다’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동영상은 한국을 조롱한다. ‘한국엔 김치, 휴대전화, 싸이, 롱다리 오빠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성(姓)을 시비의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인은 너나 할 것 없이 성을 사서 모두가 귀족의 후손이 됐다’고 말한다. 또 ‘영어 때문에 혀 수술까지 받지만 영어 수준이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예쁘지 않게 태어나도 괜찮다, 수술하면 된다’고도 한다.”

    현재 이런 한국 비하 글이나 영상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작성자가 자발적으로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출처를 끝까지 추적하는 중국 내 골수 한류 마니아가 무서워 꼬리를 내린다. 그만큼 중국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류에 우호적이라는 이야기다.

    한국 TV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하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전국 각지의 방송사가 포맷 형태로 수입한 후 중국의 실정에 맞게 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슈퍼 디바’ ‘불후의 명곡’ ‘1박2일’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꽃보다 할배’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이 중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중국 방송 사상 최고인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출연자들은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광고 출연 등으로 대박을 쳤다.

    한국 헤어스타일과 미용도 뜨겁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머리를 해달라거나 한국 여배우의 화장법을 배우겠다는 중국 여성이 대륙 각지에서 한국 미용실의 문을 두드린다. 이에 대해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마이쯔뎬(麥子店)에서 ‘전덕현 뷰티숍’을 운영하는 헤어 디자이너 전태상 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국 전역에 한국의 미용 체인이 꽤 들어왔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베이징에선 한국 미용체인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말까진 수지를 못 맞추는 업체가 꽤 있었는데 올 들어 많이 좋아졌다. 보통 30~50% 매출이 올랐다. 우리는 그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역시 드라마를 주축으로 하는 한류의 유행이 큰 몫을 했다. 미용 업계와 연동되는 화장품 업계도 대략 그 정도의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별 그대’는 중국에 ‘치맥(치킨과 맥주)’을 유행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 중국 전역에선 한국식 치맥을 파는 식당이 속속 문을 연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BBQ의 중국 내 판매액은 4, 5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0~50% 증가했다. 2월 20일 도민준과 천송이가 여행지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별 그대’ 편이 중국에서 방영된 후 ‘농심’의 매출이 급증했다. ‘농심 차이나’ 관계자는 “4, 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별그대노믹스’

    전지현과 김수현이 모델로 등장한 삼성의 갤럭시S5는 중국 내 삼성의 최대 판매 기록을 조만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삼성중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제품은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잘 팔릴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두 사람을 모델로 썼기 때문에 더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다. 상상 이상이다. ‘별그대노믹스’라는 말을 써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류 열풍은 당연히 한국 관광 러시로도 연결된다. 최근 더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다. 중국 최대 명절인 5월 1일의 노동절 연휴 기간엔 전년 동기 대비 40%나 더 많은 10만여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관광객 1인이 한국에서 쓰는 돈도 더 많아졌다. 한국 백화점에서 이 기간 중국인이 쓴 돈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인 변호사 진위(金玉) 씨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을 찾는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국의 한류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방송에서 입고 나온 아이템을 사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인터넷으로 전지현의 액세서리와 의상, 이민호의 가방을 실시간 검색한 후 ‘꼭 사고야 말겠다’고 다짐한다. 중국 내 팬 카페에는 ‘전지현 치맥을 먹으러 한국 관광을 간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국 관광에 대한 중국인의 불만은 최근 잦아드는 추세다. 한국을 한 번 가본 중국인 중 절반 이상은 재방문 의사를 보인다고 한다. 물론 음식의 양이 적다거나 숙소가 불편하다는 불평을 토로하는 관광객도 있다. 그러나 중국인은 이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한다. 국내 관광하듯 한국 관광을 하는 중국인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 내 한류는 불처럼 일어나다 주춤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심지어 한류는 완전히 끝났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때마다 중국 내 한류는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했다.

    한국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에서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과 중국은 정치적으로 우호 관계를 형성했다. 중국 내 한류의 재확산을 가능하게 한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준 것은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는 칭찬받을 만하다. 한중 간 신뢰가 계속 두터워진다면 중국 내 한류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민준·천송이 캐릭터와 스토리엔 개발자의 ‘천재성’이 녹아 있다. 미디어와 대중문화계가 이러한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를 계속 만들어내는 한 우리는 한국 문화가 중국에서 사랑받는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영화, K팝, 미용, 쇼핑…혐한(嫌韓) 가라앉힌 한류 3.0 열풍

    중국 팬들이 전지현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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