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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시시포스의 역설

아기자기한 서비스 천국 유머와 배려에 절로 미소

스카이72GC 오션 코스(LPGA 하나·외환챔피언십, SK텔레콤오픈)

  • 글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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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서비스 천국 유머와 배려에 절로 미소
“골프와 술의 공통점, 와이프랑 함께 하면 후환이 없다. 그러나 재미도 없다.”(4번홀 티잉그라운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스카이72 골프장엔 이런 유머러스한 경구가 적힌 팻말이 홀마다 놓여 있다. 점수나 동반자 매너에 따라 자칫 마음 상하기 쉬운 운동이 골프다. 골프장 측의 섬세한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유머는 운동이 끝난 뒤 샤워장에까지 이어진다. 그날 점수에 따라 샤워부스를 달리 쓰기 때문. 물론 강제 규정은 아니다. ‘백돌이 전용’ ‘한 번도 못 드신 분 전용’ ‘참회의 눈물 전용’…. 플레이가 시원찮아 속이 상했더라도 어찌 기분을 풀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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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취재에 이 골프장 헤드코치인 양찬국 프로가 함께했다. 2번홀(파4, 300m). 짧은 홀이지만 블라인드 해저드(blind hazard)가 장애물이다. 장타자는 티샷이 걸릴 수 있고, ‘짤순이’는 세컨드 샷이 부담스럽다. “2학년 1반(투 온, 원 퍼트) 욕심을 버리고 3학년 1반(스리 온, 원 퍼트)을 노려라”는 게 양 프로의 조언. 좌 도그레그인 5번홀(파5, 445m) 티잉그라운드에 오르면, 티샷 볼 낙하지점 왼쪽과 정면에 도사린 8개의 벙커에 입이 벌어진다. 220m는 날려야 안전하게 넘길 수 있다니 거리를 손해 보더라도 오른쪽으로 빼는 게 현명하다. 뒷바람 부는 7번홀(파5, 455m)에선 공이 오른쪽 갈대숲 방향으로 밀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양 프로에 따르면 이 홀에서 투 온을 시도한 선수는 다 망했다고 한다. 최경주는 예외다. 그는 세컨드 샷에서 결코 무리하지 않는다. 자로 잰 듯 매번 공을 그린 앞 80~90m 거리에 떨어뜨려 스리 온, 원 퍼트로 손쉽게 버디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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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홀은 가장 긴 파3홀(185m). 동반자가 드라이버 잡는다고 비웃지 말라. 실제 이날도 드라이버로 날린 공은 그린에 떨어져 파의 기쁨을 안겼고, 우드로 때린 공은 그린 앞 벙커에 떨어져 더블보기의 고통을 맛보게 했다. 17번홀(파3, 125m)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바로 앞까지 파인 초대형 벙커에 주눅 들지 않는 게 관건. 믿기지 않는 얘기지만, 스카이72 골프장 김영재 사장이 이 벙커에서 열일곱 번 만에 탈출한 적이 있다나.

한반도 지형과 같다 해서 유명한 18번홀(파5, 510m). 언덕에서 널따란 평원으로 드라이브 공을 날릴 때의 장쾌함이란. 손맛이 찌르르 느껴진다. 잘만 하면 17번홀까지의 굴욕과 설움을 한 방에 날릴 수도 있다. 웬만하면 스리 온이 가능하지만, 세컨드 샷이 오른쪽 긴 연못 근처로 떨어졌다면 왼쪽으로 한 번 더 쳐 포 온을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겁하게 보이는 걸 감수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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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72는 아기자기한 서비스가 넘치는 골프장이다. 그린피가 비싼 편이지만, 서울에서 가깝고 이런저런 혜택이 많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비 오는 날엔 고급 우의를 챙겨주고 바람이 억세게 부는 날엔 ‘고생한다’는 이유로 할인해준다. 공짜 먹을거리는 또 다른 재미. 계절에 따라 아이스크림, 어묵 국물, 붕어빵, 오미자차 등 홀 곳곳에 먹을거리가 널렸다. 플레이가 다른 팀에 비해 늦으면 캐디가 닦달하기 마련. 하지만 스카이72에선 비번 캐디가 출동해 투 캐디로 운용한다. 이른바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양 프로는 이 모든 것을 “기대하지 않은 디테일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표현했다. 취재팀이 방문한 날, 모든 캐디가 돌아가면서 고객을 위한 스마트폰 사진 촬영 교육을 받았다.

입력 2014-05-29 09:53:00

글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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