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호

세계에 우뚝 선 골프 영웅들 환희와 눈물

  • 이강래 골프포스트 기자

    입력2014-05-29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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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 우뚝 선 골프 영웅들 환희와 눈물
    세계에 우뚝 선 골프 영웅들 환희와 눈물


    사진 속엔 추억이 있고 히스토리가 있다.

    한국 골프는 IMF 외환위기 한파로 시름하던 1998년 ‘골프여왕’ 박세리의 메이저 대회 연속 제패로 국민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루키 신분이던 박세리는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불사르며 연거푸 정상에 올라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 ‘탱크’ 최경주는 2002년 PGA 투어 컴팩 클래식과 템파베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세계화의 초석을 놓았고, 양용은은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두며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국을 골프강국으로 이끈 영웅들은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을까. 추억의 사진을 통해 그때로 돌아가보자.

    박세리 1999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군제컵에 출전한 앳된 모습의 박세리.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연속 제패한 박세리의 일본 방문은 당시 대단한 화제였다.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박세리에 대해 일본인은 존경심을 보이며 열광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산케이 등 일본의 주요 언론이 박세리의 입국 장면을 1면에 보도했다.

    미셸 위 2003년 제주도에서 열린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 출전한 14세 소녀 미셸 위. 부모와 함께 제주도를 찾은 미셸 위는 입국 기자회견 중 “홍어찜을 먹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아마추어로 출전한 미셸 위는 1번 홀부터 OB를 내며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등 고전한 끝에 85타를 쳤다. 당시 대회는 안시현이라는 스타를 탄생시켰다. 안시현은 이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로 직행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은-박세리-박희정-김미현 2000년 미국 일리노이 주 리버빌의 메리츠클럽에서 열린 제55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박지은과 박세리, 박희정, 김미현(왼쪽부터). 한국 여자 프로골프 1세대인 이들은 당시 대회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며 ‘코리안 시스터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선도했다. ‘슈퍼땅콩’ 김미현은 최종 라운드에서 15번홀까지 선두를 달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파3홀인 16번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해 호주의 캐리 웹에게 우승컵을 넘겼다.

    박세리와 낸시 로페즈 2000년 미켈롭 라이트 클래식에 출전한 박세리와 그의 우상 낸시 로페즈. 1997년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 통과하며 미국 무대로 진출한 박세리는 이듬해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연속 석권하며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베테랑 로페즈는 동양에서 날아온 소녀 박세리의 멘토를 자청했고 이후 많은 도움을 줬다. 뛰어난 경기력에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해 미국 골프 팬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로페즈는 박세리와의 친분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등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안시현 2003년 제주도에서 열린 CJ 나인브릿지클래식에 출전한 앳된 얼굴의 안시현. 당시 19세 소녀이던 안시현은 스윙코치인 정해심 프로를 캐디로 대동한 채 초대 챔피언인 박세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누르고 우승해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안시현은 CJ 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넣어 이듬해 미국 무대로 진출했고 여세를 몰아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최경주와 최상호 나란히 서서 경기를 관전 중인 ‘탱크’ 최경주(왼쪽)와 베테랑 최상호. 1993년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최경주는 1995년 팬텀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1996년과 1997년 2년 연속 국내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그때만 해도 대선배인 최상호는 최경주에게 넘어야 할 산이었다. 국내 최다승인 44승을 거둔 최상호는 ‘퍼팅의 달인’이란 평가를 받으며 코리안투어를 지배하고 있었다. 최경주는 이후 일본을 거쳐 미국 무대로 진출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한 양용은과 함께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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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희원 서울 대청중 시절의 한희원. 한희원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4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퀸시리키트컵에서 캐리 웹을 누르고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2년 뒤인 1996년 필리핀에서 열린 월드아마팀선수권대회에 강수연, 김경숙과 짝을 이뤄 출전해 한국팀의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아직도 LPGA 투어에서 뛰는 한희원은 한 아이의 엄마이며 야구인 손혁의 아내이기도 하다.

    박지은 2002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인터뷰 중인 박지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88년 미국 골프 유학길에 오른 박지은은 전미 주니어 무대에서 55승을 거두며 최강자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00년 프로 무대로 뛰어들었고 LPGA 투어에서 메이저 타이틀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2004년)을 포함해 통산 6승을 거뒀다. 2012년 은퇴 전까지 27년간 선수로 뛰며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코리안 트로이카’로 명성을 날렸다.

    강수연 2002년 L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강수연과 ‘절친’ 캘리 로빈스. 국내 여자프로 중 손 감각이 가장 좋기로 정평이 난 강수연은 2001년 국내 무대에서 상금왕에 오른 뒤 LPGA 투어로 진출했다. 강수연은 미국에서 여러 차례 우승 직전 고배를 들었으나 2005년 마침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두며 한을 풀었다. ‘필드의 패션모델’이란 별명에 걸맞게 화려한 패션 감각을 뽐낸 강수연은 서른여덟의 나이에도 여전히 JLPGA투어에서 활약한다.

    장정 2002년 미켈롭라이트 클래식에서 부친 장석중 씨와 함께 퍼팅 연습 중인 ‘작은 거인’ 장정. 박세리의 대전 유성여고 직계 후배인 장정은 LPGA 투어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찰관이던 부친 장씨는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제복을 벗고 직접 운전대를 잡고 미국 전역을 돌았다. 장정은 2009년 작은 키의 신체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누르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최경주와 양용은 2007년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출전한 한국 남자골프의 양대 기둥인 최경주와 양용은. 이들은 마스터스 개막 직전 식전 이벤트로 열리는 파3 콘테스트에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출전해 한국 골프사에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PGA 투어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개척자 구실을 하며 후배 양용은을 미국 무대로 이끌었고 그의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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