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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거목인 줄 알았는데 네거티브 하면서 옹졸함 부각

정몽준은 어떻게 무너졌나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통 큰 거목인 줄 알았는데 네거티브 하면서 옹졸함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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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후보가 네거티브 매달려

이후에도 정 후보 측은 김 후보에 대해 군 면제 의혹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 측도 정 후보를 대상으로 금권 선거 의혹 등을 연이어 터뜨렸다. 급기야 김 후보가 “나는 친박 후보”라고 이른바 ‘정치적 커밍아웃’을 한 뒤에도 양 후보 간 공방은 계속됐다. 이어지는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당선인의 말이다.

“정 후보는 같은 정당의 김 후보와 난타전을 벌이면서 잘게 비쳤고 상대 정당의 박원순 후보는 고고하게 비쳤죠. 더구나 네거티브는 보통 뒤지는 후보가 최후의 수단으로 하는 것인데 정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 달리면서도 김황식 네거티브로 일관했어요. 정 후보는 당 대표까지 지낸 7선 의원에다 지지율 1위의 대선주자이므로 사람들은 그를 통 큰 거목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당 후보 자리를 놓고 옹졸하게 싸우는 것으로 비친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렇게 경선을 거치며 정치적 면역력이 급감한 뒤라 세월호 사건과 아들 발언의 충격을 감내하지 못한 것이죠.”

이 당선인은 “오늘날까지 친이-친박이 대립하는 근본 원인도 결국 네거티브로 점철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있다. 이번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 인천·경기와 다른 서울



선거 막판 새누리당은 수도권 전멸의 극한 위기감에 휩싸였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사과하는 눈물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였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눈물’로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구해달라”는 선거 전략을 들고 나왔다. 유정복 시장 측 관계자와 남경필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전략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유권자 상당수를 투표장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경우엔 어땠을까.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구하기가 정 후보에겐 잘 먹혀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이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이다.

▼ 정 후보 캠프 내에선 투표 전날까지 상당히 추격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는데.

“캠프 관계자의 말대로 어느 정도 박 시장을 쫓아간 면도 있어요.”

▼ 여론 지지율 면에서?

“그렇죠. 문제는 지지자들의 투표율인데 투표장에 많이 안 간 것으로 보여요.”

▼ 사실이라면, 보수층의 투표율이 높다는 일반의 상식과 좀 다른데요.

“그 상식은 2012년 대선 때의 상식입니다. 보수 성향 시니어들이 서로 전화 걸어 ‘아직 투표 안 했다고? 너, 미쳤냐?’ 하며 사상 최고로 투표율을 끌어올렸잖아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수층의 투표 참여 동력은 확실히 떨어졌죠.”

▼ 왜 그렇게 됐다고 보나요?

“정 후보가 박 대통령을 좋아하는 서울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거예요. 자, 유정복 시장을 봅시다. 그는 확실한 친박이고 그의 뒤로 박근혜의 잔영이 있어요. ‘유 시장에게 투표하기’와 ‘박근혜 살리기’가 명쾌하게 일치해요. 남경필 지사는 친박은 아닙니다. 그러나 ‘경기도 승리’가 ‘박근혜 살리기’라는 점에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지지자 모두가 동의해요. 이들은 비교적 투표에 적극 참여했고 결국 두 시장·지사의 신승으로 이어졌어요.”

▼ 구체적으로 정몽준 후보의 경우엔….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정몽준과 박근혜를 쉽게 연결하지 못했어요. 인지부조화를 겪은 거죠.”

▼ 본선 기간 중 정 후보는 박 대통령을 상당히 존중해온 것으로 아는데요.

“경선 때 김황식은 박근혜의 지원을 받은 친박 후보임을 자처했고 또 실제로도 그렇게 보인 면이 있었는데 김황식과 정몽준이 서로 죽일 듯 싸웠단 말이죠. 이에 따라 서울의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정몽준 승리’가 과연 ‘박근혜 살리기’인지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거기에다 세월호 참사가 보통 사건이 아니었잖아요. 정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으로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도 정 후보가 다소 ‘밉상’으로 비친 측면이 있었어요. 서청원·김무성 등 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들은 주로 인천·경기 쪽만 다니며 ‘박근혜 살려달라’고 했어요. 정 후보 측이 서운해할 정도로 서울을 제외했어요. 정몽준-김황식 경선이 서로의 축복 속에서 끝났다면 본선 상황도 달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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