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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대한민국 최전방 GOP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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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 참모·後 소대장 제도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야간 경계 근무에 투입될 예정인 병사들이 8월 4일 오후 생활관에서 휴식한다.

8월 4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틈날 때마다 흡연 장소를 찾아 담배를 태우러 나온 병사들과 대화를 나눴다. 병사들은 “3주 전부터 근무 환경이 좋아졌다. 잠잘 시간이 늘었다. 덕분에 경계의 질도 더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이후 경계근무 여건이 바뀐 것이다. 한밤중 경계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흡연 장소에서 선임병과 후임병이 담소를 나누면서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7월 8일 육군은 GOP대대의 경우 다른 훈련을 없애고 즉각 조치 사격과 상황 조치 훈련만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GOP 병사들이 경계 작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시설물 보수, 도로 정비 등의 작업은 사단급 이상 부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소초 박대민 병장은 “근무 간 휴식 여건이 보장돼 경계 작전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소초 병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경계 근무의 지루함이다. 1997년 이후 비무장지대에서 남북 간 교전이 발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1992년 3사단 수색대가 남쪽으로 침투한 북한군을 사살한 데 이어 1997년 3사단 관할 지역에서 교전이 발생한 것이 마지막이다.

8월 4일 오후 ○○시, 전반야조·후반야조 근무자의 군장 검사가 이뤄진다. ◇◇소초장 백진선(23) 소위의 눈이 살아 있다. 군장 검사를 하면서 한 병사에게 귀순자 발견 시 대처 요령을 묻는다. 지목 받은 병사가 우렁찬 목소리로 답한다. GOP 경계근무의 군장은 소총, 실탄 ○○발, 수류탄, 대검, 야시(夜視)장비로 이뤄져 있다. ◇◇소초가 초임지인데도 백 소위의 리더십은 뛰어나 보였다. 소초장의 얼굴은 병사들과 구분되지 않을 만큼 앳되다. 군장검사를 받는 병사들의 모습은 결의에 차 있었다.



초급 장교의 질 저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재 전체 소대장(중·소위) 가운데 학군장교(ROTC) 등 단기 복무장교 비율이 89%에 달한다. 중대장(대위)의 단기복무 장교 비율도 35.6%에 달한다. 단기 장교는 사명감, 책임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초급 장교는 최일선에서 병사를 관리한다. 갓 부임한 부사관은 병사와 나이가 비슷한 데다, 학력 수준도 병사들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때 전역을 3개월 앞둔 22사단 강모(27) 중위(소초장)는 무기고 열쇠를 상황병에게 맡기고 다른 소초로 사라졌다. 선임분대장 임모 하사는 열쇠를 찾지 못하자 무기고 자물통에 소총을 들이대고 10발가량 쐈다. 28사단 윤 일병 사건 때 유모(23) 하사는 이모(25) 병장을 ‘형님’이라고 부르면서 폭행을 묵인했다. 임 병장 사건 때도 부소초장 이모(24) 중사가 임 병장을 놀리고 별명을 부르는 등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선(先) 참모, 후(後) 소대장’ 개념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참모로 기용해 부대 생활, 리더십을 평가한 뒤 그 결과에 따라 GP·GOP 소대장을 선발하겠다는 것. 소대장, 중대장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에게 진급과 각종 선발 시 우대하는 조치도 시행하기로 했다.

GOP 투입 후 6~8㎏ 줄어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8월 4일 백진선 소초장(소위)이 부하 병사를 상담하고 있다. 병사는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소초장은 외진을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오후 ○○시, 병사들이 남방한계선 철책 정밀 점검에 나선다. 철책의 이상 유무를 살피는 단순하되 중요한 작전이다. 철책에 이상 흔적이 있는지 관찰한 후 적색과 백색으로 앞뒤를 도색한 순찰표를 뒤집는다.

◇◇소초에 이웃한 사천리중대 △△소초의 병사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동부전선의 심장’을 지킨다고 여긴다. △△소초가 속한 사천리중대의 소초와 소초 사이 특정 구간은 4983개 계단으로 이뤄졌다. 병사들은 이를 ‘4000 계단’이라고 칭한다. 조상권 사천리중대장(대위)은 부임 후 체중이 8㎏ 빠졌다. 날마다 ‘4000 계단’을 오르내려서다. 조 대위는 “가장 고된 곳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터라 경계 근무의 질이 다른 곳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12사단 GOP대대장(중령)은 “구태의연한 경계 작전에서 벗어나 경계의 질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작전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GOP대대장도 최전방에 올라온 후 체중이 8㎏ 빠졌다. 그는 “날마다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의 체중이 빠지는 한계점이 6~8kg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초 병사들도 GOP 투입 후 대부분 6~8kg이 줄었다. 지방이 탄 후 다리에 근육이 붙어 더는 체중이 줄지 않는다고 한다. 철책을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다보니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병사가 적지 않다. 한 병사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면서 “혹한과 혹서의 날씨,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 배고픔을 GOP의 3대 적(敵)” 으로 꼽았다.

최전방 부대는 보급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라면, 빵 등 부식도 넉넉하게 나온다. 식사 또한 나쁘지 않았다. 병사들은 식탁 앞에 놓인 TV를 시청하면서 양껏, 맛있게 먹었다. 다만, 1인당 국민소득 2만6000달러, GDP 세계 15위, 무역 규모 세계 9위 국가의 군대 식사로는 미흡하다. 오래전과 비교해 보급은 비약적으로 개선됐지만, 요즘 자식 키우는 부모의 기대 수준과는 격차가 있어 보였다. 국회에서도 군 예산 중 급량비 인상분을 삭감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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