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호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중년 남성 패션 가이드

  • 나영훈 │패션칼럼니스트, natu84@naver.com

    입력2014-09-19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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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양복을 입어도 후줄근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중년 남성.
    • 다리가 짧아서도, 배가 나와서도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패션 센스가 없기 때문이다.
    • 패션전문가가 귀띔해준, ‘오빠’처럼 세련되게 옷 입는 노하우.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가을 초입에 들어선 9월 초, 서울 시내 길거리에서 보이는 40~50대 남성의 스타일은 대부분 비슷하다. 넘치는 어깨 사이즈 재킷에 배까지 한껏 올려 입은 팬츠, 속이 비치는 셔츠 안에는 선이 명확히 드러나는 내의가 있다. 일명 ‘아저씨 패션’이라 불리는 스타일은 적정 나이가 되면 입어야 하는 교복처럼 40~50대 남성에게만 도드라져 보인다. 왜 중년 남성은 이런 복장을 고집하는 걸까.

    이와 반대로 일본에서는 2001년부터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레옹족’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한 패션 잡지 ‘레옹’에서 유래한 용어로, 자신을 가꾸는 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중년 남성을 일컫는다. 비슷한 의미로 ‘골든 파파’가 있다. 과거 중년 남성이 자신보다는 가족과 미래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레옹족은 자신의 미용, 패션 등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기호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것에 관심을 갖는 중년 남성을 뜻한다.

    일본과는 달리 한국의 중년 남성은 아직 패션과 미용으로 자신을 꾸미는 것을 어려워한다. 사회의 암묵적인 분위기가 그런 면을 터부시하는 경향도 있고, 중년 남성 스스로도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하는 것에 대해 주위 시선이 곱지 않거나 나이에 맞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전히 중년 남성은 앞서 언급한 스타일을 고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근무 환경 변화를 위해 비즈니스 캐주얼을 차츰 도입하면서 직장인들이 틀에 박힌 듯 입던 정장에서 자유 복장을 입게 됨에 따라 중년 남성에게 스타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보지 않은 중년 남성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쇼핑을 할 때마다, 옷을 입을 때마다 아내나 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생전 읽지도 않던 패션 잡지를 들춰볼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옷을 잘 입는다는 것, 스타일을 만든다는 것은 어렵고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잘 입으려 하기보다는 한 아이템씩 차근차근 도전하면서 기본기를 다져나간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모두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스타일을 연출하게 된다. 모두에게 호감 받는 스타일로 변하다보면 아저씨에서 오빠가 되는 극적인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다면 스타일은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 아이템별로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정리하고 이들을 합치면 꽤 좋은 조합이 탄생할 것이다. 이제부터 아이템 하나씩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살펴보자.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내의가 비치는 셔츠, 배 위까지 올라오는 통 넓은 팬츠는 ‘아저씨’의 상징이다.

    어깨 사이즈 딱 맞는 재킷을

    중년 남성에게 가장 먼저 꺼내야 할 아이템은 재킷이다.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은 부분을 타인에게 노출시키는 옷이면서,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재킷을 선택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사항 중 첫 번째는 어깨 사이즈다. 1980년대에 오버 사이즈가 유행하면서 정장 재킷이나 캐주얼 재킷 가릴 것 없이 모두 사이즈가 조금 큰 것을 입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났음에도 중년 남성의 재킷 어깨는 여전히 넘쳐흐른다. 재킷이든 코트든 셔츠든 가장 먼저 어깨 사이즈가 자신에게 딱 맞는지 체크하자. 품, 소매 정도는 수선을 해도 옷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지만 어깨를 손대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어깨 수선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재킷을 선택할 때고려할 우선순위는 어깨 부분이다.

    어깨 사이즈가 맞다면 소매나 품이 맞는지 확인해보자. 가끔 소매가 길어 자신의 손등을 덮어도 그냥 입는 남성이 있는데 이는 적절한 기장이 아니다. 소매 끝이 손목에서 끝나도록, 기장은 엉덩이를 살짝 덮는 수준으로 한다. 품은 셔츠를 입었을 때 살짝 여유가 있게끔 수선하는 게 좋다. 젊어 보이기 위해 허리 부분을 잘록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허리가 굵은 편이라면 굳이 줄일 필요는 없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멋스러운 아이템이 재킷이다.

    수선을 하지 않는 게 옷 본연의 모양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수선이 필요하다. 가장 멋진 옷은 값비싼 원단으로 만든 옷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게 만들어진 옷이다. 핏(FIT)에 대해서는 많이 입어보면서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어떤 브랜드의 옷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도 발품을 팔면서 알아야 한다.

    주머니는 비워라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재킷 컬러는 기존에 입던 것보다 조금 더 환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재킷 컬러는 기존에 입던 것보다 조금 더 환한 것을 선택한다. 보통 중년 남성의 재킷 컬러는 블랙, 네이비, 그레이 정도다. 중년 남성처럼 술과 담배로 인해 피부 톤이 많이 어두워진 상태에서는 환한 컬러의 재킷을 선택해 전체적으로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옷으로 할 수 있는 이미지 메이킹 중 하나다. 주의할 점은 너무 밝은 컬러보다는 블루나 레드, 그린 계열 중에서 톤다운 된 것이 다른 아이템과 이질감 없이 어울린다는 사실. 물론 이런 컬러는 아무 패턴이 없는 솔리드 경우에 한해서다.

    체크 패턴을 선택한다면 위에 언급한 것과는 다르게 기본적인 컬러를 선택하는 게 좋다. 네이비, 그레이 정도가 어떤 패턴을 선택하더라도 위험이 적다. 슬림해 보이기를 원한다면 스트라이프가 좋은데, 네이비 바탕에 선이 너무 가늘지 않은 화이트 핀 정도를 고르는 것이 좋다. 패턴 체크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패턴을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깅엄 체크나 글렌 체크 같은 스퀘어 패턴의 경우 패턴 크기가 작아야 다른 아이템과 매칭하기에 덜 부담스럽다.

    재킷을 입을 때 신경 쓸 점은 가능하면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다. 안주머니에 얇은 지갑 정도는 괜찮지만 겉주머니에 불룩하게 무언가를 넣고 다니면 재킷의 형태는 완전히 무너진다. 지속적으로 무게를 주게 되면 균형은 무너지고 추후에 어떤 수선을 하더라도 늘어난 원단이나 봉제 부분을 원 상태로 돌리기는 어렵다. 옷을 오래 입기 위해선 처음의 상태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드라이 클리닝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는 섬유탈취제를 뿌려서 베란다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외부에서 오는 오염이나 악취로부터 옷을 보호하고 섬유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재킷을 청결하게 오래 입을 수 있다.

    배바지·통 넓은 바지 NO!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바지 밑단 너비가 조금 좁아야 스타일이 세련돼 보인다.

    중년 남성의 스타일을 ‘아저씨’로 만들어주는 상징적인 아이템이 팬츠다. 배 위까지 올려 입거나 바람에 펄럭이는 넓은 통의 팬츠는 아저씨의 상징이다. 이런 것만 피해도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한층 젊어진다.

    우선 재킷과 마찬가지로 팬츠도 핏을 잘 맞추어야 한다. 과거엔 팬츠 밑단의 너비가 보통 22cm가 넘었다. 지금은 밑단너비가 조금은 좁아야 전체적인 실루엣이 슬림해지면서 스타일이 세련돼 보인다. 대략 18~19cm가 슬림한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데 적절한 너비다.

    팬츠 기장은 구두를 살짝 덮는 정도가 좋은데, 여름용 팬츠라면 복사뼈가 4분의 3 보일 정도로 올려서 수선해도 무관하다. 봄여름엔 살짝 짧은 기장이 세련되고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겨울에 입는 두꺼운 팬츠는 기장을 짧게 잡으면 보온성도 떨어지고 겨울 구두와 어울리지 않게 된다.

    스타일은 앞주름이 아예 없는 노턱이 좋다. 배가 나왔다고 해서 주름이 있는 것을 입으면 오히려 더 뚱뚱해 보일 수 있다. 밑위는 평소에 입는 것보다 살짝 짧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밑위 길이가 짧을수록 젊은 느낌이 더해진다.

    팬츠의 컬러는 재킷과 대비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재킷이 어두울 때는 밝은 컬러의 팬츠를, 밝은 재킷을 입었을 때는 어두운 컬러의 팬츠를 입는다. 다만 재킷과 다르게 팬츠는 톤이 밝은 컬러를 입어도 무방하다. 재킷에 비해 컬러 팬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포용성이 넓기 때문에 크게 무리한 느낌을 주진 않는다.

    팬츠를 선택할 때, 고려할 것 중 하나는 소재다. 정장 팬츠처럼 울이나 울 혼방 소재를 많이 입는데, 이보다는 면 소재가 활용 면에서 다양해 좋다. 정장 팬츠 스타일은 재킷이나 셔츠와의 조합이 제한적인 데 반해, 면 소재의 치노 팬츠는 컬러를 적절히 매칭한다면 셔츠나 재킷, 니트 등 어느 아이템과도 잘 어울리는 전천후 아이템이다.

    팬츠를 입을 때는 허리 부분까지만 올려 입는다. 배 위로 입게 되면 기장이 길어 보이는 게 아니라 배 부분만 부각돼 보인다. 밑위가 짧은 것을 선택하라는 것은 팬츠를 입을 때 허리 부분까지만 올려 입어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팬츠도 재킷과 마찬가지로 입고 난 후에 섬유 탈취제를 뿌려서 걸어두면 오래 입을 수 있는데, 또 하나의 팁은 거꾸로 달아놓는 것이다. 옷걸이에 팬츠 밑단을 걸어 거꾸로 달아놓으면 주름이 조금이나마 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셔츠 소매는 손목보다 조금 길게

    중년 남성이 가장 많이 입는 셔츠는 전형적인 아저씨 스타일을 만드는 데 대표적인 아이템이지만, 스타일과 컬러, 그리고 입는 방식에 따라 젊은 느낌을 쉽게 만들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재킷과 팬츠처럼 핏을 잘 맞추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안에 입는 내의의 선택도 중요하다.

    핏은 자신의 어깨보다 0.5~1cm 여유 있는 것을 선택한다. 내의 개념으로 입는 것이기 때문에 움직이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중년 남성은 대부분 셔츠를 팬츠 안에 넣어 입기 때문에 기장은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소매는 손목을 조금 넘는 것을 선택한다. 재킷과 함께 입을 때 재킷 소매보다 셔츠 소매단이 조금 더 길게 나와야 안정적인 스타일이 완성된다.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셔츠 소매 길이는 손목을 조금 넘는 것이 좋다.

    셔츠의 원단은 면이 최고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면/폴리 혼용도 인기다. 면 100%에 비해 구김이 덜해 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폴리 외 우리가 흔히 아는 스판은 ‘PU’라고 표기되는데, 면 98%에 폴리 2%가 섞인 신축성 원단이다. 이 성분이 들어간 셔츠는 기존 원단보다 신축성이 높아 딱 맞는 셔츠를 입었을 때 활동성을 보장한다. 만약 치수에 비해 몸이 큰 편이라면 PU가 들어간 원단을 추천한다.

    계절에 따라 셔츠 컬러나 디자인 선택은 달라질 수 있지만, 재킷이나 점퍼 같은 아우터와의 조합을 고려했을 때도 이 두 요소의 선택은 달라진다. 재킷이나 점퍼와 코디할 때는 되도록 컬러는 화이트나 블루 계열을 선택하고 디자인 요소가 적은 단순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셔츠다.

    그러나 셔츠를 단독으로 입을 때는 컬러가 다소 짙은 네이비나 카키 계열이 좋다. 재킷이 잡아주던 컬러의 조화를 셔츠가 대신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가슴 포켓이 있으면 아우터 대용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하다. 어깨 견장이나 소매 디테일이 있으면 자칫 난잡해 보일 수 있다.

    중년 남성이 셔츠를 입을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내의다. 특히 여름에는 셔츠만 입으면 몸이 비칠까 염려해서 내의를 입는데, 오히려 내의가 선명하게 외부로 드러남으로써 민망한 아저씨 느낌을 낸다. 가슴 포켓의 디자인이나 짙은 컬러의 셔츠는 안에 내의를 입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캐주얼한 디자인의 셔츠를 입을 때는 안에 민소매 내의가 아닌 반팔 티셔츠를 입는 것이 좋다. 셔츠 안에 내의를 입는 것은 민망한 부분을 가리려는 의도도 있지만 땀을 흡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얇은 반팔 티셔츠를 입으면 겨드랑이의 땀까지 대신 흡수해 민소매 내의보다 훨씬 효과를 볼 수 있다.

    팁을 하나 더 준다면, 반팔 셔츠는 되도록 입지 말라는 것이다. 뉴욕의 대표적인 패션디렉터 ‘닉 우스터’처럼 소화할 수 없다면 말이다. 반팔 셔츠의 소매 너비는 세련된 실루엣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어색하게 붕 떠서 남는 부분은 누가 봐도 멋지지 못한 ‘아저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차라리 긴팔 셔츠의 소매 부분을 정갈하게 접어 입는 것이 좋다. 긴팔과 반팔 셔츠의 소재 차이는 거의 없다. 여름에 맞는 얇은 리넨 소재 긴팔 셔츠도 많다. 게다가 많은 여성이 긴팔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려 입은 남자를 매력적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물론 여기서 하와이언 셔츠는 제외다.

    셔츠를 가장 멋지게 입는 방법은 잘 다려 입는 것이다. 캐주얼 셔츠도 마찬가지다. 말끔하게 다린 셔츠는 깔끔한 인상을 준다. 아무리 캐주얼 셔츠라지만 원래 링클(주름) 가공된 제품이 아니고서야 구겨진 셔츠를 입은 모습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셔츠는 말끔한 인상을 주기 위한 최적의 아이템이다. 그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자.

    브라운 스웨이드 로퍼

    ‘숏다리’도 ‘올챙이배’도 이렇게 입으면 ‘레옹 오빠’

    캐주얼한 느낌을 주는 로퍼.

    검정이나 브라운 구두 아니면 샌들과 화려한 운동화가 전부였을 중년 남성에게 신발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새로운 소재와 컬러를 제한해 선택한다면 다른 아이템보다 쉽고 활용도는 오히려 높은 것이 신발이다.

    우선 비즈니스 캐주얼에 어울리면서 격식을 잃고 싶지 않다면 스웨이드 로퍼를 추천한다. 기모가 살짝 올라간 스웨이드 가죽은 우리가 보통 신는 구두의 가죽보다 관리하기쉽다. 비 오는 날에는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되고 평소에는 구둣솔로 먼지를 쓱쓱 털어주면 된다. 태슬이 달린 디자인도 좋지만 시작은 디자인이 간소한 페니 로퍼가 좋겠다. 브라운 계열 중에서 골라 신다보면 다양한 바지나 재킷과 어울림을 알게 될 것이다. 브라운 스웨이드 로퍼를 경험했다면 이후부터는 더 다양한 디자인의 로퍼 혹은 컬러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스웨이드 로퍼 외에 또 하나의 대안은 운동화다. 다만 기존에 신던 운동화와는 다른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농구화나 조깅화가 아닌 스니커즈 유의 단순한 디자인과 제한된 컬러의 운동화다. 컬러는 가능한 한 2가지를 넘지 않아야 한다. 보디(몸통) 부분과 밑창 부분의 컬러 2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 소재는 가죽이나 스웨이드 종류가 좋다. 운동화이지만 격식을 잃지 않게끔 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디자인은 간결해야 하는데 브랜드의 로고나 심볼이 크게 새겨져 있지 않은 말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웨이드 로퍼나 스니커즈 모두 하나 사두면 여러 룩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천후 아이템이다. 특히 중년 남성에게는 검정 구두 외에 편안하면서 젊은 감성을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템이다.

    중년 남성에게 옷이란 어려운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어렵게만 생각하면 모든 게 어려운 것처럼 쉽게 생각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옷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겠다거나 한번에 변하겠다는 마음보다는 하나씩 바뀌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즐기면 좋겠다. 처음에는 하나씩 변화하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겠지만 분명 달라질 모습에 주변의 칭찬이 이어질 것이다.

    옷을 통해 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키가 크건 작건 뚱뚱하건 말랐건 중요한 건 몸매가 아니라 옷 자체를 얼마나 자신에게 잘 맞춰 입느냐다. 멋쟁이 되기에 대한 마지막 조언은 최대한 많이 입어보고 많이 구매해보고 실패해보라는 것이다. 경험 축적이야말로 진짜 멋쟁이가 되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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