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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화제

‘요람에서 광야로’ 자축하는 가을밤 지성+감성 콘서트

안암동 시대 80주년…고려대의 특별한 축제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요람에서 광야로’ 자축하는 가을밤 지성+감성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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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암 동산이 고려대학교 학문의 전당이 된 지 올해로 80주년.
  • 이에 고려대는 10월 29~30일 안암캠퍼스에서 건축·문학·음악이 어우러진 기념 콘서트를 마련한다. 색다른 문화예술의 향연이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에 낭만의 향기를 더할 듯하다.
‘요람에서 광야로’ 자축하는 가을밤 지성+감성 콘서트
1934년 9월 28일, 보성전문학교(고려대의 전신) 학생과 교수, 직원들은 교기(校旗)를 앞세우고 안암 동산 중앙의 웅장한 건물로 들어섰다. 바로 지금의 고려대 본관이다. 본관 완공으로 고려대는 서울 수송동(1905~1918), 낙원동(1918~1922), 송현동(1922~1934) 시대를 거쳐 북악산 기슭 안암동 언덕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당시 30대 초반의 신진 건축가 박동진은 40대의 완숙한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을 만나 본관 건축 구상에 곧바로 의기투합했다는데, 두 사람은 무슨 연유로 안암동에 이 아름다운 건물을 지었을까.

인촌은 1932년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했다. 일제가 1920년대 우리 고등교육을 독점하려고 식민지 관학으로 설립한 경성제대에 대항해 교육시설과 학술연구 기능 면에서 불리한 조건임에도 민족어로 고등교육을 탐구하는 민족대학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자 한 것. 인촌은 보성전문학교를 민립대학운동의 전통을 계승한 학교이자 우리 민족의 최고 학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안암동에 학교 본관을 건립한 것은 그런 노력의 결실 중 하나였다.

당시 종로구 송현동에 있던 교사(校舍)는 규모가 매우 작았다. 건물이 두 채뿐이었는데, 조금 큰 목조건물에 교장실, 사무실, 교원실, 1학년 교실과 합동교실 등을 갖춘 정도였다. 그래서 인촌이 찾아낸 곳이 안암동의 넓은 대지였다.

仁村, 매일 공사장 나와 감독

인촌은 박동진과 3개월에 걸쳐 설계도면을 작성했다. 본관은 당시 최대 550명의 학생 수용을 예상하고 교장실 1개, 사무실 2개, 응접실 2개, 회의실 1개, 강의실 15개, 중강당 1개를 포함한 것으로 설계됐다. 이때 인촌이 1년8개월간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컬럼비아, 하버드, 예일 등 유럽과 미국의 명문대학을 둘러보면서 찍어온 사진이 참고자료로 쓰였다. 건축양식으로는 석조 고딕을 선택했다. 학교 건물의 품격에 걸맞을 것이란 인촌의 생각에서였다. 총 연건평은 1144평.

인촌은 본관 건물이 견고하게 건축되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당시 거의 매일 공사장에 나와 직접 감독했다고 전한다. 마침내 건축이 완료되고 새로운 교사로 이전하던 날, ‘재단법인 보성전문학교’라고 붓글씨로 쓴 학교 명패를 떼어 두 학생이 앞장섰고 전교생이 이를 뒤따랐다. 안국동에서 종로를 거쳐 안암동 새 교사까지의 일대 행진엔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고 한다.

안암동 이전 직후인 1935년 3월 1일 현재 보성전문학교 학생 수는 법과 291명, 상과 302명 등 총 593명이었고, 교원 수는 교수 8명, 전임강사 6명, 사서 5명, 촉탁강사 21명 등 40명이었다. 80년이 지난 2014년 4월 1일 현재는 학부생 2만90명, 대학원생 9297명, 단과대학 11개, 학부 5개, 대학원 17개에 이를 만큼 괄목상대하게 발전했다.

올해 4월 15일, 본관은 준공 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쳤다. 본관 건물은 근대교육 문화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사적 285호로 지정돼 보존 대상이다. 그 때문에 지난해 5월 시작한 공사는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인촌과 박동진은 80년 후 본관이 110여 개 건물을 거느린 거대한 캠퍼스의 제1호 건물로 당당히 설 것을 예감했을까.

안암캠퍼스 80주년 의미를 새기고 자축하는 의미에서 고려대(총장 김병철)는 10월 29~30일 안암캠퍼스에서 건축·문학·음악이 어우러진 기념 콘서트를 연다. 행사 부제는 ‘요람에서 광야로.’ 송현동 시대의 교사 부지가 마치 포근한 ‘요람’과도 같았다면 고려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해가는 드넓은 터전, 곧 ‘광야’는 광활한 안암캠퍼스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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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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