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호

한국재벌사연구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입력2015-02-23 17:0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한국재벌사연구

    최정표 지음, 해남, 423쪽, 2만5000원

    한국재벌사연구 外
    한국 경제는 재벌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한국 경제 자체가 바로 재벌이다.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경제는 과거 50여 년 동안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이뤘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 재벌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재벌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한국 경제를 이해할 수 없다.

    재벌의 역사는 50년 정도다. 오늘날 재벌이라고 불리는 기업은 대부분 1960년대에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재벌로 부상할 징후를 보였다. 창업 시기는 광복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때는 중소기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재벌이라고 불리지도 않았다. 따라서 재벌의 역사는 길어야 50년 정도다. 그리고 이 기간의 재벌사는 한국 경제사 그 자체다. 따라서 재벌사는 한국 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 기간에 한국 경제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00달러도 되지 않던 수준에서 3만 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재벌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고 재벌 스스로는 그 이상의 변화를 거듭했다. 거기에다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2세, 3세까지 경영권이 세습됐다. 경영권 세습은 재벌의 행태도 크게 변화시켰다. 기업가 정신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변화가 바로 재벌사다.

    창업 경영인에 비해 세습 경영인은 경영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고 이에 따라 재벌에 대한 국민의 시각도 크게 변했다. 재벌은 공로도 많지만 비판도 많이 받는다. 경영권이 세습되면서 비판의 이유도 달라졌다. 최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세습 재벌에 대한 국민 감정이 어떠한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재벌은 지난 50여 년 동안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이런 재벌의 역사를 되돌아보지 않고는 재벌을 평가할 수 없고 한국 경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구상할 수도 없다. 이런 시각에서 재벌의 변화상을 다각도로 세심하게 파헤쳤다. 재벌의 과거를 반추함으로써 앞으로 재벌이 어떤 길을 가야 하고 한국 경제는 어떻게 선진화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경제민주화가 약방의 감초처럼 이슈화하지만 국민은 재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피상적인 현상에만 의존해서 재벌을 논한다. 국가도 역사를 알아야 하듯이 재벌도 그 역사를 탐구해봐야 그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것도 가능한 한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재벌의 개념과 이 개념에 근거한 재벌의 범주부터 살펴봤다. 그리고 이 범주에 드는 재벌들의 과거 50여 년의 변화 과정과 변화 양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 제기되는 제반 재벌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도 논했다. 재벌을 잘 관리해야만 우리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최정표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 Art Value 연구소장 |

    나는 시민인가 _ 송호근 지음

    한국재벌사연구 外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시민성과 시민사회의 실체를 되짚게 하는 분수령이었다.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가 사적 초상에서 출발해 자신의 모습과 시민의 자격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통해 우리에게 ‘시민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고백한다. “경제는 시간 단축이 가능해도 사회는 단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은 근대가 입증한 역사적 명제다”라고. 저자는 우리 사회가 사회민주화 이후 실질적인 개혁 정책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그가 지향하는 대안은 ‘시민민주주의’다. 시민민주주의의 핵심은 시민참여와 시민권, 시민윤리다. 제대로 된 시민권은 권리와 책임이라는 양 날개가 있어야 한다. 시민윤리는 책임을 뜻한다. 공익에의 긴장,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적 헌신이 시민윤리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학동네, 400쪽, 1만5000원

    한일관계, 이렇게 풀어라 _ NEAR재단 편저

    한국재벌사연구 外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한일관계 전략 수립에 대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말 열린 한일 학자 학술회의에 참여한 양국 학자의 연구 결과물들을 모은 것으로, 동북아 지역의 외교와 안보 문제, 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갈등 등 한일관계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분석하고 처방을 제시했다. 정덕구 재단 이사장,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 등 24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한쪽 국가에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의 공유라는 점이 이 책의 미덕.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맺음말에서 “깊어진 양국 사회의 감정적 골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장기적으로 보다 크고 심각한 과제로 등장했다”며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이뤄진 1965년 한일협정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사, 476쪽, 2만2000원

    고백(전 2권) _ 장 자크 루소 지음, 박아르마 옮김

    한국재벌사연구 外
    말년의 루소가 자신을 해명하고 변호하고자 집필한 자서전으로, 과오와 악덕, 모순까지 낱낱이 까발린 치열한 자기탐구의 기록이다. 이 책에서 관심을 둬야 할 것은 자료와 기억의 정확성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그의 ‘내면의 감정’이 무엇이고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다. 루소의 고백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첫 번째는 어린 시절과 청년기에 저지른 잘못이고, 두 번째는 아이 유기에 대한 고백이다. 마지막은 루소와 지인들 사이에서 빚어진 오해, 루소 자신과 그의 작품에 가해진 세상의 박해에 대한 그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국 루소가 이 책에서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유폐시키거나 타인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이해받는 것이었다. 책세상, 1권 392쪽 2만3000원, 2권 568쪽 2만7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유광종 지음, 책밭, 462쪽, 2만 원

    한국재벌사연구 外
    중국을 보는 한국인들은 기시감(旣視感, dejavu)에 빠지기 쉽다. 어디서 이미 본 듯한, 그래서 잘은 모르겠지만 대강은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릴 적 유비와 관우, 장비와 제갈량이 등장하는 ‘삼국지연의’ 스토리 한 자락 듣지 않고 자란 사람이 없다. 게다가 공자님 말씀 한두 구절은 들으면서 자랐다. 더구나 우리 이름 자체가 한자(漢字) 아닌가.

    그러니 중국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한국인이 중국을 보는 시선은 대개 그 정도에서 멈춘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중국은 그저 중국이다. 리샤오룽(李小龍, 브루스 리)이 등장하는 영화 ‘정무문’에서 화려한 쿵푸 코미디를 선보이는 저우싱츠(周星馳)에 이르기까지 현란하고 요란한 중국 무술영화는 두루 다 꿰면서도 놓치는 점이 있다. ‘왜, 중국인들은 하필이면 무술을 소재로 저 많은 영화를 만들었을까?’다. 어디 영화만일까. ‘유성호접검’을 비롯해 ‘의천도룡기’ ‘천룡팔부’ ‘녹정기’ 등 대한민국 청장년을 아득한 몽환의 무술 세계로 이끈 메이드 인 차이나 무협지도 그렇다. ‘왜, 중국인들은 무술을 이야기할까?’ 정도의 의문 하나쯤은 품었어야 했다.

    중국은 무수한 전란(戰亂)이 참혹하다 싶을 정도로 불붙었던 땅이다. 중국 역사를 4000년으로 잡을 때 문헌에 기록된 전쟁 횟수가 3700회에 달한다. 문헌에 기록된 전쟁이란 일정 규모 이상의 싸움을 말한다. 그러니까 중국 땅에서는 1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의 전쟁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중국 전통 주택의 담은 성벽(城壁)을 연상케 할 정도로 두껍고 단단하게 지어졌다. 일부 전통 주택은 성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길이 6300㎞의 거대한 담, 만리장성이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일까.

    중국의 전쟁은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명 요소가 끊임없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황하를 중심으로 단일적인 기원(起源)을 설명한 중국인 스스로의 문명론은 거짓말이다. 그보다는 훨씬 많고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뭉쳤다가 흩어지며 다시 뭉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게 중국의 전쟁이다. 예를 들면 장강 이남의 땅은 비에트(Viet) 계통이 원주민이다. 워낙 종류가 많아 중국 옛 사서(史書)에서는 이들을 백월(百越)로 적었다. 이들이 살던 땅에 북방 유목민족 침입을 피해 이동한 중국 북부지역 사람들이 섞이고 또 섞인다.

    중국의 역사는 그런 전란-이동-싸움-혼융(混融)으로 점철돼 있다. 이 책은 그런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중국 각 지역이 지닌 특징, 인문적 지형, 문화적 차이 등을 기술했다. ‘전란과 인구의 이동, 그리고 새로운 싸움과 융합’은 결국 중국의 문명을 ‘지혜의 빛’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지나친 현실주의적 취향의 ‘그늘’도 만들어낸다. 중국이라는 문명의 구성과 발전에 주목했고, 그 문명이 지니는 장점과 단점을 함께 살폈다. 독자로 하여금 기시감을 벗고 좀 더 깊은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보도록 이끄는 게 책의 큰 취지다.

    유광종 |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 |

    MB의 비용 _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지음

    한국재벌사연구 外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 15명이 공동 집필했다. 자원외교의 실상과 4대강 혈세 낭비, 기업 비리와 특혜, 원전 부실 경영 등을 다뤘다. 책에 따르면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에서 해외 자원외교 투자로 인해 늘어난 부채가 42조 원, 4대강 사업이 유발한 비용이 84조 원에 달한다. MB정부가 법인세율을 낮추는 등 63조 원의 감세 정책을 폈지만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는 없었다. 여기에 김윤옥 여사가 주도한 ‘한식 세계화’, 원전 비리 등을 포함해 MB정부 기간 동안 최소 189조 원 이상의 무책임한 ‘비용’이 소모됐다고 주장한다. 이외에 기업특혜, 경색된 남북관계, 부적격 인사, 언론 장악 등의 문제도 다뤘다. 최근 출간된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과 비교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알마, 364쪽, 1만6000원

    당신의 선택은?(전 3권) _ 리사 H. 뉴턴 외 지음, 권루시안 외 옮김

    한국재벌사연구 外
    미국 유명 대학 교수들이 해당 분야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로 분류된 20여 가지를 주제로, 서로 다른 입장에 서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한 논문, 칼럼, 연설문 중 두 편씩을 엄선해 책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두 글을 비교해 읽을 수 있어 ‘쟁점과 토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각 이슈에 대한 배경 지식과 세부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해 이해도를 높였다. 서로의 관점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두고, 관점 선택의 근거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한다. 1권 ‘기업윤리’에선 자본주의와 기업, 정부와 기업, 종업원, 소비자 등에 대한 논쟁을, 2권 ‘과학기술’에선 일상에 영향을 미친 과학기술과 윤리적 쟁점을, 3권 ‘글로벌 이슈’에선 인구, 자원, 안보 문제 등을 다뤘다. 양철북, 1권 732쪽, 2권 824쪽, 3권 696쪽, 각권 3만 원

    혁명의 맛 _ 가쓰미 요이치 지음, 임정은 옮김

    한국재벌사연구 外
    중국인이 매운맛을 무척 좋아하는 것은 문화혁명기 때 ‘매운 것을 먹지 않으면 혁명을 할 수 없다’는 마오쩌둥의 슬로건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의 관점에서 중국의 역사와 정치, 특히 근현대사를 조명했다. 한족(漢族), 몽골족, 여진족, 후이족(回族) 등 여러 민족의 대립과 융합이 중국 음식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20세기 사회주의 혁명과 문화혁명은 중국 음식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살폈다. 이외에 중국 4대요리(베이징 요리, 상하이 요리, 광둥 요리, 쓰촨 요리) 특징과 기원,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 양고기 꼬치구이, 산둥의 자라 요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요리의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의 미술 감정가이자 요리 평론가로 1960년대 후반부터 30여 년간 중국 본토를 오가며 중국 식문화를 연구했다. 교양인, 352쪽, 1만6000원

    번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평양의 영어 선생님

    수키 김 지음, 홍권희 옮김, 디오네, 352쪽, 1만5000원

    한국재벌사연구 外
    2014년 10월에 미국에서 영문본이 나온 데 이어 2015년 1월 한글 번역본이 나왔다. 미국에서 이례적으로 CBS, CNN,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에 비중 있게 소개된 데 이어 국내 언론매체가 큰 관심을 보여 기사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 그런데 작가는 서운한 느낌을 담은 e메일을 내게 보냈다. “한국에서는 깊이 있는 문학적인 책으로서가 아니라 정치 이념적인 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자 수키 김은 2003년 베스트셀러 ‘통역사(The Interpreter)’를 낸 역량 있는 소설가다. 도전적이고 끈기 있는 소설가다. 남북한이 그녀 작품의 소재가 된 것은 운명적이었던 것 같다. 부모가 모두 이산의 슬픔을 갖고 살아 그녀도 ‘한의 대물림’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2002년 김정일의 회갑을 맞아 북한이 서방 언론인을 초청했을 때 잡지사 특파원 신분으로 평양을 처음 방문한 이래 몇 차례 북한에 다녀왔다. 그녀는 외부인들은 북한 당국이 보여주는 것만 취재하고 방향을 잡아준 대로만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알고 개탄했다. 그리고 깨닫는다. ‘북한에 관한 의미 있는 글을 쓰려면 일정 기간 북한에 들어가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이런 생각에 모험을 감행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수키 김은 평양과학기술대에서 외국인 교수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해서 2011년 6개월에 걸쳐 평양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왔다.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대학생들과의 영어 수업 내용, 학생이나 감시원, 동료 교수 등과 나눈 대화 등을 매일 밤 메모해놓았다. 그녀가 평양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지 약 3년 만에 취재수첩이 책으로 엮여 출간됐다. 수키 김은 접근이 불가능한 북한의 숨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잠입 저널리즘(undercover journalism) 기법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북한 체류기, 방문기에다 탈북자의 폭로나 경험담이 넘쳐나는 시절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특이한 단면은 바로 고위층 아들들의 생활과 생각에 관한 것이다. 평양과기대는 북한의 유일한 사립대학으로 외국인 교수들이 가르치는 특별하고도 특수한 학교다. 개교 초기에 고위층들이 김일성대학이나 김책대학 등에 다니던 아들들을 이곳으로 전학시켰을 정도다. 지금 체제가 유지된다면 장차 북한의 정치 군사 엘리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들 대학생이 ‘북한이 최고’라는 잘못된 세계관 속에서 세상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영문판 제목은 ‘Without You, There Is No Us(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였다.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행진하면서 부르던 김정일 찬양가의 한 대목이다. 수키 김은 학생들에게 ‘우리’가 아닌 ‘나’의 관점을 가르쳤지만 학생들은 ‘나’는커녕 ‘장군(김정일)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고 밤낮으로 외쳐댔다. 학생들에게 은근히 바깥세상을 느끼게 해주려고 갖은 노력을 했던 수키 김은 훗날 어떻게 변한 제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몹시 궁금하다.

    홍권희 |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 국장 |

    루키 스마트 _ 리즈 와이즈먼 지음, 김태훈 옮김

    한국재벌사연구 外
    우리는 가끔 ‘햇병아리’ 루키들이 업무에 큰 성과를 올리는 것을 보게 된다. 저자는 때로 알지 못하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가치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루키라는 입장에서 창의성이 솟아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린 루키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베테랑들의 경험과 루키의 지혜를 조화시킴으로써 끊임없이 성과를 내는 새로운 리더 유형을 소개한다. 저자는 경험의 착각에 빠진 베테랑에게 끊임없이 성과를 내는 루키가 되라고 한다. 영원한 루키는 경험을 쌓고 성공을 누렸음에도 루키의 마인드를 유지한다. 그들은 계속 호기심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미를 추구한다. 영원한 루키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배우고, 계속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면 성장을 멈추지 않는 성공이 다가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296쪽, 1만4000원

    퇴근 후 2시간 _ 정기룡·김동선 지음

    한국재벌사연구 外
    정기룡 미래현장전략연구소장은 은퇴 설계와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강연하는 유명 강사다. 김동선 전 한국일보 기자는 2001년 일본 연수를 떠나 노인복지정책을 연구하고 ‘마흔 살부터 준비해야 할 노후 대책 일곱 가지’ 등을 펴낸 은퇴 전문가다. 경찰서장을 지낸 정 소장의 은퇴 준비 과정의 성공과 좌절 등 은퇴 경험담을 소설 형식으로 상세히 담았다. 제빵 기술은 물론이고 초콜릿 제조와 손두부 만들기까지 배웠지만 기존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한 ‘실패기’도 담겨 있다. 정 소장은 “‘100세 시대’가 현실인 마당에 은퇴는 미리 준비하면 절벽이 아닌 제2막이 될 수 있다. 퇴근 후 2시간은 그 은퇴 준비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퇴직 후 뭘 하나’ 하는 막막함에 사로잡힌 직장인이라면 귀담아들을 만하다. 나무생각, 272쪽, 1만3800원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전 2권) _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한국재벌사연구 外
    과거엔 산속에 숨어 사는 도인들을 방외지사(方外之士)라 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방외지사’란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저자가 10년 전에 펴낸 것을 개정증보해 재출간했다. 이 시대의 정신적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방외지사 25인의 삶이 담겨 있다. 전통무예 ‘기천문’의 장문인 박사규, 전국의 산하를 걷는 낭인 신정일,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으로 등극한 여선 곽종인, 제주 약수암에서 ‘이 뭐꼬’ 화두로 40년간 수행하고 있는 대각심 등이 소개돼 있다. 1권에는 자연에서 제2의 인생을 찾은 6인과 무술·역술·신화 등을 통해 도(道)를 찾는 7인이 나오며, 2권에는 유불선과 도교의 계보를 잇는 탐험가 6인과 서예·한의학·공예 등의 한길을 걷는 구도자 6인이 소개됐다. RHK, 1권 424쪽, 2권 376쪽, 각권 1만60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마이클 포터 외 지음, 레인메이커, 208쪽, 1만2000원

    한국재벌사연구 外
    TV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길거리에 넘쳐나는 광고 선전물을 봐도 누구나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라는 것을.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보유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차별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한 번 더 찬찬히 톺아보면 ‘개성의 시대’ 이면에 숨은 ‘몰개성의 시대’를 간파하는 것 역시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최신 유행을 좇고, 너도나도 특별해 보이는 무언가를 무작정 따라 하는 데만 바쁘다. 그것이 바로 남과 다른 차별화라고 굳게 믿는 까닭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대 경영학이 기업에 미친 가장 큰 영향 가운데 하나는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임을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차별화는 결코 쉽지 않다. 많은 기업이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기업은 몇 되지 않는다. 극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다보면, 심지어 그런 기업들마저 어느새 차별화의 대가가 아닌 모방의 대가가 되어간다. 더 큰 문제는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끊임없는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진정한 차별화란 무엇일까.”

    책에서는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경쟁우위의 종말’이라는 도발적 화두를 던진 리타 맥그레이스 컬럼비아대 교수, ‘위키노믹스’ 개념을 창안한 미래학자 돈 탭스코트 회장, 유럽 최고 인기 컨설턴트인 맷 킹돈이 오늘날 차별화가 절실한 이유와 실행 가능한 솔루션에 대해 역설한다. 도발적 문제 제기와 간단명료한 솔루션은 지금 이 순간 차별화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기에 결코 모자라지 않다.

    이 책의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벌어지는 토론이다. 명실 공히 경영전략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는 “공유가치 창출을 통한 문제 해결과 차별화”를 주장한다. 이에 맞서, 한국 사회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마이클 샌델 교수는 “자본주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기업과 관련한 개념이 바뀌는 상황에서, 왜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지, 어떤 가치를 충족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다른 사회를 꿈꾸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는 행위 자체를 넘어, 이것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곧 ‘진정한 차별화’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이 두 거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늘날 차별화가 기업 성공의 가장 큰 원천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차별화를 이끌어낼 유일하고 정형화한 공식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차별화를 향한 여정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통찰을 얻는 것! 단언컨대 이 책은 그런 당신의 여정에 가장 값진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정홍재 | 레인메이커 편집부 |

    우주, 일상을 만나다 _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최성웅 옮김, 김찬현 감수

    한국재벌사연구 外
    도시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우주의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도시에서 우주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고 넘기는 수많은 현상이 우주와 천문학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른 아침 불어오는 바람, 달과 위성안테나 같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주변 사물들을 꺼내 어렵지 않은 우주와 천문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독일어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팟캐스트 진행자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 천문학 연구소에서 소행성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김찬현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 출신 박사가 감수를 맡았다. 쉽고 재미있게 우주를 이해하고 싶거나 일상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알고 싶다면 유용할 듯. 반니, 240쪽, 1만4000원

    모터사이클 세계일주 _ 정두용 지음

    한국재벌사연구 外
    17개월 동안 45개국 약 10만km에 걸쳐 모터사이클로 세계 일주를 한 경험을 상세히 담고 있어 가장 현실적인 세계 일주 방법과 준비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 바이크 통관과 관세 문제,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 국가별 필요한 서류와 발급 방법, 발급비 등을 낱낱이 기록한 저자의 주행로를 따라가다보면 모터사이클 세계 여행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들을 사진으로 만나는 재미도 그만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최북단 노르카프,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 아굴라스,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남미의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는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 빛의 반사가 그려내는 눈부신 소금사막 우유니, 캐내디언 로키의 정수 밴프·재스퍼 국립공원 등 꿈의 여행지들이 펼쳐진다. 꿈의 지도, 472쪽, 1만8000원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_ 배기동 지음

    한국재벌사연구 外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 특별한 공간으로 사람들이 찾아드는 것은 유물이 뿜어내는 시간의 향기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국립박물관 등 몇몇 박물관만 편식하듯 다닐 뿐 국내 곳곳에 보석 같은 박물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책은 온양민속박물관, 소수박물관, 목아박물관, 계룡산자연박물관 등 국내 곳곳에 숨어 있는 박물관 41곳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재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빼어난 문화재까지 모두 품은 박물관들이다. 치악산고판화박물관장이 일본에서 ‘오륜행실도’ 목판을 얻고자 ‘부르는 값’을 다 주고 수집한 사연,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보물선에 실려 있던 동아시아 국보급 도자기들이 세상 밖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일 등을 세세하게 그려냈다. BM책문, 584쪽, 1만9800원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