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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그룹 거액대출 미스터리 ‘샤갈’ ‘청화백자’로 돈세탁 정황

통일교 관련社 ‘의문의 자금 거래’ 대외비 문건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청심그룹 거액대출 미스터리 ‘샤갈’ ‘청화백자’로 돈세탁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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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그룹 거액대출 미스터리 ‘샤갈’ ‘청화백자’로 돈세탁 정황

경기도 가평군 청심교회(오른쪽)와 통일교 일본 교회의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샤갈의 ‘동물들과 음악’(왼쪽 위), ‘청화백자용무늬항아리’.

‘투자’ 명목으로 ‘횡령’?

(주)흥일의 재정 상태는 더 안 좋다. 자본금 5000만 원에 회사 자산은 376억 원인데 부채는 565억 원이나 된다. 빚이 200억 원가량 더 많다. 그런데 수익은 몇 년째 0원이다. 매년 50억~60억 원의 손실을 본다. (주)청심의 경우 2012년 유한회사로 변경하면서 마지막으로 올린 201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때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결과적으로 청심교회에서 대출해준 2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이 3개 회사를 통해 사라진 셈이다. 정상적인 채권자라면 서둘러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청심교회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회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다. 교회 헌금 횡령 및 유용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다음은 취재팀이 입수한 내부 문건 내용 중 일부다. “자본 잠식 상태의 깡통회사에 무슨 수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천문학적 거금 2513억 원을 대여한 것인지…혹시 ‘투자’라는 명목으로 공금 횡령 및 유용을 감춘 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만약 청심교회 측 누군가가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을 알면서도 대출금 회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 법적으로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통일교 측에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전혀 모른다. 청심교회에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청심교회 책임자는 하OO 목사다. 그는 교회뿐 아니라 청심수련원 원장, 청심학원(청심국제중고등학교) 이사장 등을 겸임하면서 청심 계열사 대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은 하 목사 주변을 탐문하던 중 그가 최근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청심교회 관계자는 “우리도 목사님이 왜 그만뒀는지 모른다. 그냥 그만뒀다는 통보만 받았다”면서 “지금은 연락도 되지 않고, 연락처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 목사만 그만둔 게 아니다. 통일교 측은 (주)진흥레저파인리즈 대표이사 김OO 씨를 포함해 청심교회 대출 사건과 관련해서 답변해줄 만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만뒀다고 전해왔다. 결국 취재팀은 어느 누구로부터도 이 의문의 대출 미스터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샤갈’ ‘청화백자’에 쏠린 의문

도대체 청심교회 대출 자금의 출처는 어디일까. 취재팀이 입수한 별도의 대외비 문건에는 자금의 출처를 추정할 만한 단서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 민간 조사업체로 보이는 ‘투 트라이앵글 컴퍼니(Two Triangle Company)’사에서 2014년 2월 17일 작성한 국제계좌 자금추적 결과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교 일본 교회의 헌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2013년 5월부터 12월 사이에 일본 시티은행 계좌에서 조세피난처인 홍콩과 세이셸을 거쳐 미국 JP모건 계좌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규모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7000만 달러, 한화 77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 통일교 재단 고위 인사인 김OO, 조OO, 문OO 씨 등 3명이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일본의 일부 자금으로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샤갈의 ‘동물들과 음악’, 국보급 문화재인 ‘청화백자용무늬항아리’ 등을 구입한 뒤 홍콩 옥션과 미국 뉴욕 소더비 등에서 경매로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한 정황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통일교와 관련된 거액의 자금이 조세피난처를 거쳐 이동하고, 고가의 예술품들을 통해 세탁된 게 사실이라면 분명 정상적인 자금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 통일교 측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내용”이라면서 “일본 교회 쪽 일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과 검찰 측은 이번 조사 및 수사와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4국에서 조사를 시작했다면 불법적인 부분이 이미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간부도 “사안 자체가 민감할 뿐 아니라 자칫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서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언급 자체를 피했다. 두 사정기관이 청심그룹 내부의 자금거래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의 자금 흐름에 대한 조사·수사에 나설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동아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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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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