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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문재인 탈노(脫盧)’ 막는 세력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당권 패배’ 이인영 새정연 의원 격정토로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문재인 탈노(脫盧)’ 막는 세력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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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文 캠프 ‘이인영 찍으면 박지원 된다’며 표 빼가
  • ● 분당 가능성 여전…4월 재보궐 선거 걱정
  • ● ‘이중적’ 친노…우리가 박정희 참배하면 난도질했을 것
  • ● 文은 ‘2007년 레코드’…자기 정치 시작해야
“‘문재인 탈노(脫盧)’ 막는 세력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이 제 모든 걸 끝냈습니다. 목이 너무 많이 쉬어서 희망을 많이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분열을 넘어서야 하는 절박감에 프로답게 하지 못한 탓입니다. 남은 것은 이제 국민과 당원의 몫입니다.”

2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이인영 의원이 참담한 패배 직후 자신의 페이스에 올린 글이다. ‘남은 것은 이제 국민과 당원 몫’이라니…, 뭔가 의미심장하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후보 3명 중 3등, 다시 말해 꼴찌다.

득표율이나마 높았다면 위안이라도 받았을 것이다. 45.30%를 얻어 당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와 41.78%로 아쉽게 2위로 탈락한 박지원 후보에 비해 이 의원이 얻은 12.92%는 초라하다. 언론은 ‘참담한 성적표’ ‘486의 몰락’ ‘벽에 부딪힌 세대교체’ 등 비관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결국 이번에도 486세대 의원들이 결집하지 못하고 당내 주요 계파의 ‘하청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 이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문재인 대표에게 쏠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다. 전당대회와 같은 정치 이벤트를 치른 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른바 ‘컨벤션 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패자들은 무대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박 의원은 득표율만큼이나 당내 존재감이 여전한 반면, 이 의원의 존재감은 지극히 미미하다.

“당 무너지는 건 아닌지…”

“‘문재인 탈노(脫盧)’ 막는 세력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2월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이인영 의원

과연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운동권 출신 486 의원들은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한 채 정치적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하고 마는 것일까. 전당대회가 끝난 지 한 달쯤 지난 3월 4일, 이 의원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당대회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2월 국회가 열려 있었으니까, 그냥 시쳇말로 바로 현업 복귀해서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업무 처리하기에 바빴죠. 전당대회 때 도와준 사람들, 명절 앞두고 지역구 사람들 인사도 하고요. 일상적인 정치활동으로 복귀한 거죠.”

▼ 전당대회 득표율이 너무 저조했던 것 아닌가요.

“사람들은 20% 정도 얘기했던 모양인데, 그건 과도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선배들은 ‘한 15% 정도 나오면 많이 나오는 거고, 10%는 넘기겠지?’ 이랬으니까. 이부영 선배 같은 분은 제가 15% 넘어가면 문재인 후보가 안 될 것 같아 걱정하고…. 저는 최악의 상황에선 10% 미만으로도 빠질 수 있겠다 싶었어요. 막판 일주일 남겨놓고 문재인, 박지원 두 후보 간의 갈등이 극대화했잖아요.”

▼ 둘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겠습니다.

“솔직히 두 분에 대한 혐오감이 나한테로 올지, 아니면 내 표조차 가져갈지 불안했어요. 제 정당판 선거 경험상 양쪽이 극단적으로 가면 중간 표를 다 쪼개 가거든요. 그런데 여지없이 빠져나가더군요. 양쪽이 서로 네거티브로 손가락질하면서, 문재인 캠프는 ‘이인영 찍으면 박지원이 된다’며 일주일 사이에 제 표를 상당히 빼갔고, 박지원 캠프에서도 호남을 중심으로 (‘이인영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그랬다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최소한 2~3%포인트, 아니 그 이상 제 표를 빼간 것 같아요.”

486 죽이려는 ‘암수’

▼ 심경이 어땠습니까.

“내 표가 문제가 아니라 당이 박살날 판이었어요. 두 사람이 양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방송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싸웠잖아요. 이러다 당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았죠. 마음이 굉장히 무거웠어요.”

▼ 지금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분당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건 아닌지.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어요. 4월 재보궐 선거 결과가 걱정거리죠. 그게 잘못 나오면 문재인 대표 체제를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 하더라도 분당은 막아야죠. 새누리당이 좋아할 일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만세’ 부를 일인데. 어떻게든 혁신에 성공해서 분당이나 제2야당 출현의 명분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보선 결과가 잘 안나오더라도 오히려 역으로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뭉치면 국민이 다시 볼 겁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대적인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는 참패였다. 파괴력도 부족했고, 판을 흔들지도 못했다. 국민뿐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당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심지어 ‘486의 몰락’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 의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비판은 비판대로 받겠지만, 그래도 많은 당원이 우리에 대해 기대를 갖고 또 대안으로 생각했을 거라고 봐요. 제 참모들이 선거기간에 당원이나 대의원들을 접촉하면서 ‘너희들이 무슨 낯짝으로 세대교체 이야기를 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없고, 오히려 세대교체 열망을 느꼈다고 해요. 일부에서 ‘486도 세대교체 대상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건 마타도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죽여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연장하려는 정치적인 ‘암수(暗數)’ 같은 거죠.”

▼ 어떤 세력이 그런 음수를?

“그건 모르죠. 대놓고 얘기할 성격도 아니고. 물론 (486을 정치적 음수로) 가두려는 그런 시도조차 이겨서 타고 넘어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 그건 맞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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