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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누더기 ‘김영란법’의 험로

“여론조사는 위헌 판단 근거 맞다”

남편 강지원이 본 김영란&김영란법

  • 엄상현 기자│gangpen@donga.com

“여론조사는 위헌 판단 근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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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언급은 ‘레토릭’?

“여론조사는 위헌 판단 근거 맞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3월 10일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 김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가장 고민스럽거나 안타까워한 부분은 어떤 대목이었나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100만 원 이하의 돈을 받았을 때 직무관련성을 요구한 부분은 납득이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아무리 적은 금액도 이미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과태료만 부과하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또 언론인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까워했어요.

정부에서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을 보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거든요. 그런데 국회에서 느닷없이 언론인을 포함시킨 거예요. 결과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거죠. (김 전 위원장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며 의아해하더라고요.”

▼ 정치권에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정말 어떤 부분을 개정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말인지, 그냥 정치적 레토릭(수사)인지 두고 보자고요. 정말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죠. 그런데 지금 시행도 하기 전에 개정할 정도의 흠은 보이지 않아요. 시행해가면서도 얼마든지 고칠 수 있거든요. 만약 국회에서 언론인을 (법 적용) 대상에서 빼기 위해 법을 개정한다고 칩시다. 그게 통과되겠어요? 국민이 가만히 있겠어요?”

강 변호사는 법이 이미 국회를 통과한 이상 ‘후퇴’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거대한 저항’을 뚫고 법이 만들어진 것 자체에 대해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그동안 권력과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셌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의 기억은 201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김 전 위원장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처음 제안했을 때다.

“집사람(김 전 위원장)이 권익위원장에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제3자의 청탁금지를 해야 한다’고 하고 ‘공직자들이 직무관련성 없이도 돈을 받으면 다 처벌한다’고 하니까 다 기절초풍한 거예요. 특히 법무부와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이런 데서 엄청나게 반대했어요. 그때 벌써 공직자들의 저항이 시작됐죠.”

▼ 김 전 위원장이 ‘김영란법’ 초안을 만들 때 같이 논의했습니까?

“그럼요. 거의 유일한 상담자이자 토론 상대자였죠. 법안 만들어 가지고 오면 밥상에서 같이 밥 먹으면서 고민했죠.”

▼ 그때 어떤 부분이 가장 고민스러웠나요.

“딱 그겁니다. 이번에 범위가 축소된 ‘제3자 청탁 부분’과 ‘대가성 없어도 무조건 처벌하는 문제’ 이 두 가지였는데, 워낙 강도 높은 규제여서 과연 이게 통과가 될까 싶었죠. 특히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 ‘너무 과하지 않으냐’ ‘좀 완화하자’ 이런 요구들이 정부 안에서 수도 없이 많았죠.

그때마다 집에 와서 고민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초지일관 밀고 나갔죠. 본인의 소신이 워낙 강하니까요.”

권익위가 김영란법을 입법 예고한 것은 2012년 8월이다. 하지만 다음 해 5월 권익위와 법무부가 최종 합의한 법안은 당초 원안에서 대폭 축소됐다.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을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수정된 것이다. 당초 ‘직무관련성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으면 처벌할 수 있다’는 원안 내용은 사라졌다(국회에서 최종 통과된 법안은 1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의 경우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처벌받도록 규정했다).

“이럴 바에 왜 만드나!”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바람에 (김 전 위원장이) 그만뒀잖아요. 그러고 나서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부처 간 의견 조정을 했는데, 그때 가장 심하게 반대한 곳이 법을 좀 안다는 법무부예요. 결과적으로 법무부가 끝까지 반대해서 정부안에 직무관련성을 집어넣은 거죠.”

▼ 정부안을 본 김 전 위원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언론에 대고 공개적으로 말은 못해도 ‘이럴 바에 왜 만드느냐, 아무 소용없는 법이다’면서 집에서 분개하고 성토했죠. 한번은 ‘당신이 대통령 출마 안했으면 내가 이 법 기어코 만들고 나오지 않았겠느냐’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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