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호

방하남·서승환·안종범 ‘양호’ 류길재·백승주·홍기택 ‘미달’

논문인용지수로 본 한국 교수들의 ‘실력’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입력2015-03-20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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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페서’ 조국(법학)·곽승준(경제학), 인용 횟수·논문 수 1위
    • 한 해 논문 4편 발표한 71세 여성 수학자
    • 부모 이름 딴 논문상 만든 교육학 대가
    • “해외 인용 빠지고 기간 짧은 한계”(한국연구재단)
    방하남·서승환·안종범 ‘양호’ 류길재·백승주·홍기택 ‘미달’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산업은행장, 백승주 국방부 차관,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은 국내 학술지 정보, 논문 정보 및 참고 문헌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논문 간 인용관계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공공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 이하 재단)이 운영한다.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논문 수 등 양적 평가 방법이 있고,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는 질적 평가도 있다. 대학교수의 경우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일반적으로 질적 평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건 인용지수다. KCI에 등록된 논문을 대상으로 인용-피인용 관계를 파악해 연구자의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인용지수를 분석해 공개하는 재단은 국제적으로 연구성과를 평가할 때 많이 쓰는 H지수도 함께 발표한다. 연구자가 발표한 KCI 논문 중에서 KCI 논문 H개가 적어도 각각 H개 이상 인용되고, 나머지 논문이 H개와 같거나 적은 인용을 받을 때 이 연구자의 H지수를 ‘H’라고 표현한다. 쉽게 말해, 만약 한 연구자의 H지수가 10이라면 이 연구자는 최소 10회 이상 인용된 KCI 논문을 10편 발표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각 학문 분야에서 가장 높은 인용지수와 H지수를 보인 학자는 누굴까. 또 학문 분야별로 강세를 드러낸 학교는 어딜까. 재단 측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분석해봤다. 주로 해외 인용횟수가 많지 않은 인문-사회 분야와 최근 주목 받는 몇몇 이공계 분야 등 총 12개 학문 분야를 분석했다.

    2002~2012년 논문 분석



    분석에 앞서 재단 측은 재단이 공개하는 통계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우선 재단의 통계는 2002~2012년 발간된 논문만 분석한다. 이전의 연구성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발행된 논문만 분석했다는 것도 한계다. 해외에서 인용한 사례 등은 통계에서 빠졌다. 재단 관계자는 “한계가 많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성과를 가늠하는 데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총 인용 횟수와 H지수 공개는 중요한 기준이다”라고 설명했다.



    1. 인문학

    국어국문학의 경우 2004년 이후 논문을 쓴 연구자는 총 2954명이다. 이들이 3만 편 가까운 논문을 냈다. 가장 많은 논문을 쓴 사람은 2013년 별세한 정운채 건국대 교수다. 정 교수는 43편을 썼고 664번 인용됐다. H지수는 무려 15에 달한다(국어국문학 연구자들의 평균 H지수는 1.7). 정 교수는 문학치료학 분야를 개척한 학자로 유명하다. 한국문학치료학회를 만들기도 했다. 정 교수는 암으로 투병하는 2년 동안에도 논문 9편과 저서 1권을 발간하는 등 마지막까지 연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신일고, 영동여고, 한강중, 영등포여고 국어교사를 거쳐 1993년부터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저서인 ‘문학치료서사사전’(전3권)은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인문사회 기초연구 우수성과 인증패’를 받기도 했다.

    정 교수의 뒤를 잇는 연구성과를 낸 사람은 민현식 서울대 교수(현 국립국어원장)다. 논문 33편을 썼고 인용 횟수는 282(H지수 10)번에 달한다. 민 원장은 ‘국어 문법 연구’ ‘응용 국어학 연구’ ‘국어 정서법 연구’ 등 한국어 교육학 관련 저서를 다수 냈다.

    총 피인용 횟수가 세 번째(262회)로 많은 학자는 글쓰기 교육 분야의 권위자인 정희모 연세대 교수(H지수 8)였다. 정 교수는 한국문학연구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역사학에서 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학자는 민속학 연구가인 임재해 안동대 교수다. 총 81편의 논문이 363회 인용(H지수 10)됐다. ‘민속문화지킴이’로 유명한 임 교수는 2012년 금복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사학의 경우 인용지수 2~5위가 모두 문화인류학 교수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건수·김민정 강원대 교수와 김현미 연세대 교수, 유명기 경북대 교수다. 한국고대사 전공자인 여호규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논문은 37편으로 총 인용 횟수가 158(H지수 9)에 달했다.

    2. 사회과학

    경제학의 경우 2047명의 연구자가 1만 7800여 편의 논문을 썼다. 평균 H지수는 1.7이다. 지난 10여 년간 가장 인용횟수가 많았던 학자는 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다. 논문 35편(3위)을 썼고 인용 횟수는 263(H지수 9)이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01년부터 건국대에 재직해왔다. 정 교수는 지난해 한국주택학회장에 취임했다.

    경제학에선 곽승준이 최고

    경제학자 중 가장 많은 논문을 쓴 학자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곽 교수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총 4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인용 횟수도 254번(H지수 8)에 달했다. 자원·환경경제학자로 시작했지만 연구범위를 북한경제에서 경제 일반까지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에도 곽 교수는 유명 저널인 ‘사회과학연구’에 ‘국내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의 경제적 편익 산정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부동산경제 전공자인 박헌수 중앙대 교수, 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박재운 부산대 교수가 곽 교수 다음으로 발표 논문 수가 많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안종범 경제수석(전 성균관대 교수)도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에서 모두 상위권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다(상자기사 참조).

    정치외교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학자는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53편)와 송경재 경희대 교수(47편)다. 조 교수는 인용 횟수(201번), 송 교수는 H지수(9)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강휘원 평택대 교수, 김남국 고려대 교수의 연구성과가 이들의 뒤를 이었다. 정치권력 연구 전공자인 윤성이 경희대 교수, 의회·정당 연구자인 전용주 동의대 교수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한국정치학회 차기 회장을 맡을 예정인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인용횟수(138번), H지수(7)가 상당히 높았다.

    법학 분야에서는 형사법 전공인 조국 서울대 교수의 인용 횟수(256번)가 가장 많다. 조 교수는 발표한 논문 수도 39편으로 세 번째로 많다. 진보성향의 법학자로 유명한 조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멘토단(2011년),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 상임대표(2012년) 등을 맡는 등 정치활동도 꾸준히 해온 이른바 ‘폴리페서’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더미래연구소’에도 참여하고 있다. 법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쓴 학자는 상사법 연구자인 송종준 충북대 교수였다. 민법 전공자인 윤진수 서울대 교수의 인용 횟수도 200회가 넘었다. 조국·송종준·윤진수 교수의 H지수는 모두 9 이상이었다. 황성기 한양대 교수, 김재형 서울대 교수, 이호중 서강대 교수 등이 이들의 뒤를 이었다. 인용 횟수 1위를 기록한 조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린 바 있다.

    “현재 법학 분야 (피인용지수) TOP 100인 중 1위는 저로 255회이고, 외국 학계에서 많이 쓰는 H지수 최고점은 10으로 송종준 충북대 교수님 한 사람뿐이고 … 어느 순간에도 겸손 겸양해야 하는데, 워낙 학외에서 ‘공부 안 하고 정치질이다’라고 비방과 중상을 해대서 밝히는 것입니다.”

    논문 88편, 인용 횟수 1257번

    행정학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낸 학자는 박희봉 중앙대 교수다. 행정조직·관리를 연구하는 박 교수는 총 63편의 논문을 발표, 인용 횟수도 534번에 달했다. H지수는 13이었다. 행정학 분야의 H지수 평균이 2.4인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성과인지 가늠된다. 박 교수는 지난해 ‘교과서가 말하지 않은 임진왜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방행정 전공자인 송건섭 대구대 교수가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86편)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동생 최영출 충북대 교수의 양적 연구성과가 이 분야 3위(81편)였다. 최 교수는 인용 횟수도 436번(3위)에 달했다. 유재원 한양대 교수, 이환범 영남대 교수, 박천오 명지대 교수 등이 뒤를 이었다. 행정학 분야의 경우 상위 10명의 인용 횟수와 H지수에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교수가 단 한 사람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대구대 교수 2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심리학의 경우 김교헌 충남대 교수의 연구성과가 두드러진다. 85편의 논문에 인용 횟수가 842번(H지수 19)에 달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인터넷·도박 중독 문제와 관련된 논문을 주로 쓴다. 지난해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충청권 도박중독치유 및 예방을 위한 ‘도박중독치유센터’로 선정되는 데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재 이 센터의 운영위원장이다. 오경자 연세대 교수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102편의 논문을 발표해 양적 평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인용 횟수도 704번에 달했다. 홍세희 고려대 교수(심리측정), 김의철 인하대 교수(문화심리), 김재휘 중앙대 교수(광고심리)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학 분야에선 박영신 인하대 교수의 연구성과가 눈에 띈다. 박 교수는 논문 수(88편), 인용 횟수(1257번), H지수(22)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다. 숙명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3년부터 인하대 교수로 재직해온 박 교수는 한국사회문제심리학회 부회장, 한국여성심리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박 교수는 2005년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이름을 딴 상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정헌 소장학자상’과 ‘정태곤 우수박사학위 논문상’이다. ‘박정헌상’은 남자 박사학위 수여자 중에서, ‘정태곤상’은 여자 박사학위 수여자 중에서 가장 우수한 논문을 선별해 시상한다.

    3. 자연과학/예술

    수학을 연구하는 국내 연구자 1091명이 2002년 이후 발표한 논문은 총 7108편이다. 연구자들의 평균 H지수는 0.6으로 낮은 편이다. 주로 해외 논문을 인용하는 이공계 학문의 특성이면서 연구자가 적은 기초학문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71세 교수의 논문 32편

    수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인용 횟수를 보인 학자는 홍영희 숙명여대 교수다. 1944년생으로 올해 나이 71세인 홍 교수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32편의 대수학 관련 논문을 써 양적평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홍 교수는 지난해에도 한국수학사학회지에 실린 ‘Kaifangfa and Translation of Coordinate Axes’란 제목의 논문 등 4편의 논문을 각종 저널에 발표했다. 홍 교수의 전공인 대수학은 ‘수 대신의 문자를 쓰거나 수학법칙을 간명하게 나타내는 수학의 한 분야’로 방정식 문제를 푸는 데서 시작된 학문이다. 수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학자는 고상숙 단국대 수학교육과 교수다. 손건태 부산대 통계학과 교수, 이상구 성균관대 교수도 40편 넘는 논문을 발표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학 분야는 연구 실적이 뛰어난 교수들의 연령이 다른 학문에 비해 월등히 높아 눈길을 끈다. 인용횟수 상위 6명이 모두 1940~50년대생으로 정년이 이미 지났거나 정년을 눈앞에 둔 교수들이다. 2002년 이후 10편 이상 논문을 쓴 수학자 29명 중 1960년대 이후 출생자는 9명에 불과했다. 1970년 이후 출생(30대 후반~40대 초반)한 수학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1970년 이후 출생자 중 가장 많은 논문을 쓴 사람은 양정모 한국연구재단 박사(9편)였다. 이런 통계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구해야 하는 수학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수도권 사립대의 한 수학과 교수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수학을 잘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다. 수학은 꾸준히 집요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학문이다. 오랫동안 수학적 직관을 키워온 노 교수들이 많은 성과를 내는 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물리학에서 가장 많은 인용 횟수를 보인 학자는 이경호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다. 37편을 써 155회 인용됐다. H지수는 8.

    가장 많은 논문을 쓴 학자는 이화여대에서 우주론을 연구하는 김성원 교수다. 그는 총 48편을 써 물리학 분야 최다 논문 발표자가 됐다. ‘주간조선’(2340호)에 따르면, 김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개념 중 웜홀(worm hole)에 관한 국내 권위자이다. 웜홀은 사과의 벌레구멍처럼 ‘시공간을 잇는 지름길’로 타임머신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다. 김 교수는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은 세계적 물리학자 킵 손(Kip Steven Thorne) 박사와 함께 1989년 3월부터 1년 동안 ‘웜홀을 이용한 타임머신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터스텔라’는 킵 손의 웜홀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물리학 분야에서 인용지수가 높은 교수로는 박종원 전남대 교수(물리교육), 김정기 한양대 교수(자성체물리), 이인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박사(물리교육) 등이 꼽힌다.

    농업(농학) 분야에서는 지방대 교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구성과 상위 그룹에서 SKY 등 유력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한국균학회장을 맡았던 이종수 배재대 교수(응용미생물)가 논문 수, 인용 횟수, H지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인용 횟수의 경우 2위인 이영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박사보다 2배가량 높았다. 연구 실적 상위 20명 중 16명이 지방대 혹은 지방 연구소 소속이었으며 그중 4명은 강원대 교수였다. SKY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는 이용환 서울대 교수(농업교육)가 유일하다. 이 교수는 42편의 논문을 발표, 128회 인용(13위)됐다.

    최근 각광을 받는 학문 중 하나인 디자인 분야에선 총 1499명의 학자가 한 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중 오찬옥 인제대 교수(실내환경디자인)는 발표 논문 수(69편), 인용 횟수(163), H지수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실내디자인학회장이기도 한 오 교수는 노인·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논문을 주로 발표해왔다. 오 교수는 최근 한 강연에서도 “도시나 건물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노인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현주 연세대 교수, 이건표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김은정 경희대 교수 등도 논문 수·인용 횟수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폴리페서들의 본업 충실도

    1년에 논문 1편도 안 쓴 인사 많아


    폴리페서. 사전적인 의미는 ‘현실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교수’를 뜻한다. 학자라는 신분을 발판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는 사람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부정적 의미가 강하지만 분명히 실체가 있는 조어(造語)다.

    ‘신동아’는 박근혜 정부에 참여한 학자 출신 정치인·관료, 학자 출신 현직 국회의원 25명이 학자 시절 낸 연구 성과를 분석했다. 말하자면 ‘폴리페서들의 본업 충실도’인 셈이다. 몇몇 인사의 경우 학자 시절부터 상당한 연구성과를 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1년에 논문 1편도 안 쓴 인사가 수두룩했다.

    논문 수, 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사람은 교육부 차관(2013년 3월~2014년 8월)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교수였다. 100편의 논문이 256번 인용됐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57편의 논문을 냈고 대통령직인수위원을 지낸 이승종 서울대 교수(34편),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24편)이 그 뒤를 이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논문 수(12편)는 적었지만 인용 횟수(246번)가 많았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외출 영남대 교수는 18편의 논문을 써 98회 인용(H지수 6)돼 무난한 수준이었다.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평균 이하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도 여럿 확인됐다. 1년에 한 편도 논문을 쓰지 않았거나 총 피인용 횟수가 10 이하인 경우, H지수가 2 이하인 경우도 많았다. 발표 논문이 가장 적은 사람은 중앙대 교수 출신의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국방연구원 출신인 백승주 국방부 차관, 조세연구원장 등을 지낸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다. 이들은 모두 12년간 3편씩밖에 쓰지 않았다. 백 차관과 홍 회장은 인용 횟수도 대상자 중 가장 적었다.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도 발표 논문 수가 4편에 그쳤다. 13편을 쓴 홍용표 통일부 장관 내정자, 7~8편을 쓴 은수미·강석훈 의원, 이혜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모두 H지수가 2로 낮은 수준이었다.
    방하남·서승환·안종범 ‘양호’ 류길재·백승주·홍기택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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