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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성매매특별법 위헌소송 제기한 성매매여성 김정미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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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간통죄 위헌판결 다음은 우리 차례”
  • ● “인격 침해하는 단속에 수치심 느껴 소송 제기”
  • ● 전국 집창촌 여성 돌아가며 헌재 앞 1인시위
  • ● “우리도 성적 자기결정권 누릴 권리 있다”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2월 26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간통죄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1953년 제정된 형법 간통죄 조항이 62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그런데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주요 근거가 눈길을 끈다.

헌재는 “헌법 제10조는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고,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은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을 전제로 한다”며 “간통죄 조항은 개인의 성생활이라는 내밀한 사적 생활영역에서의 행위를 제한하므로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성적 자기결정권’은 ‘자기운명결정권’이고 국민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이므로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착취·강요 없는 성인間 성행위

성적 자기결정권은 2008년 혼인빙자간음죄 폐지에도 주요 근거가 됐다. 당시 헌재는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스스로 결정한 뒤 상대 남성을 처벌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다. 여성이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능력이 없는 열등한 존재라는 규범적 표현”이라며 혼인빙자간음죄를 위헌으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성매매특별법(이하 성특법) 위헌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성특법은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통칭한다. 성특법은 성을 구매한 남성과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성매매여성은 비자발적인 경우 피해자로 인정해 처벌하지 않지만, 자발적인 경우는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이미 헌재엔 성특법에 대한 위헌소송이 제기돼 있다. 2013년 3월 서울북부지방법원 오원찬 판사는 성매매혐의로 기소된 김정미(44) 씨 재판과 관련해 “착취나 강요가 없는 한 성인 사이의 성행위는 개인 자유 결정에 맡겨야 하고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또한 첩이나 외국 현지처를 두는 것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성매매여성만 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간통죄 위헌판결 직후 “이른 시일 내에 성특법에 대한 위헌법률 여부를 심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특법 위헌 심판의 계기가 된 성매매여성 김정미 씨를 만난 이유다. 김씨를 강현준 한터전국연합회 대표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한터는 ‘미아리텍사스’ ‘청량리 588’ 등 전국 10개 집창촌에서 일하는 업주와 성매매여성들의 권익단체다. 김씨는 한터 소속으로 현재 청량리588에서 성매매 일을 하고 있다. 한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씨는 사진 촬영에도 당당하게 응했다. 성매매가 부끄러울 게 없다는 자신감이었다.

자발적 성노동자 전체의 문제

▼ 성특법 위헌 소송을 청구하게 된 계기는.

“보통 단속을 나오면, 성매매여성이 손님을 데리고 방에 들어간 뒤 단속반이 밖에서 ‘손님과 함께 나오세요, 파출소로 오세요’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무작정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는 알몸 상태였다. 옷을 입어야 하는데 방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3~4명이 지켜보면서 나오라는 것이다. 수치심을 느껴 경찰에게 ‘인권침해 아니냐’고 따졌더니 벌금 100만 원을 부과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 한터 강 대표에게 이야기를 했고, 강 대표가 정식 재판을 해보자고 권했다.”

▼ 단속된 건 그때가 처음인가.

“종종 단속을 한다. 그런데 처벌 기준이 우습다. 자발적 성매매여성은 처벌하고 비자발적 여성은 처벌하지 않는데, 경찰이 무조건 비자발적 성매매여성으로 몰아간다. 예를 들어 단속으로 잡혀오면 선급금(업주가 미리 제공한 돈)이 있는지부터 묻는다. 있다고 하면 ‘몸이 아파 일하기 싫어도 선불금 갚으려면 억지로라도 영업을 해야 하는 거잖아’ 하면서 업주를 잡아들인다. 자동적으로 그 여성은 비자발적 성매매여성이 된다. 요즘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성매매여성은 처벌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냥 잘못했다고 하면 법적 처리 안 한다. 하지만 나처럼 경찰에게 대들면 괘씸죄로 벌금을 물린다.”

▼ 재판을 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솔직히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데 어떻게 재판정을 왔다갔다 하고, 변호사 비용은 또 어떻게 마련할까 싶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잘못한 건지 법에 묻고 싶었다. 강 대표도 ‘이건 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발적 성노동자 전체의 문제’라며 변호사 비용을 후원해 주겠다고 했다. 동료들의 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실행에 옮긴 것이다.”

2013년 1월 재판이 시작되자 김씨와 변호사는 담당 판사에게 성매매여성을 처벌하는 게 헌법정신에 맞는지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외 사례는 물론 여성인권, 행복추구권과 관련한 유엔 자료까지 번역해가며 판사를 설득했다. 논리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판사는 헌재에 위헌법률 여부 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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