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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주자 프랑스·일본 제치고 맨 먼저 ‘서류시험’ 합격

한국 원전, 美 수출 첫 관문 통과

  • 이정훈 편집위원 | hoon@donga.com

선두주자 프랑스·일본 제치고 맨 먼저 ‘서류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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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성적서 조작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 원자력계가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승인받은 데 이어 또 하나의 진전을 이뤘다. 한국 원전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한 ‘사전(事前) 침투’에 성공한 것. 안전성을 검사받는 본심사 통과와 세계적인 원전 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겨 원전 건설을 따내야 하는 ‘본게임’이 남아 있지만,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미국은 원자력 기술의 종주국이며, 세계 원자력발전량의 30%대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원전 시장이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자부심이 매우 강해, 미국 기업이 만든 원전만 허용한다. 그런데 자국 기업에만 기회를 주면 ‘불공정’ 시비가 일 수 있기에, ‘설계인증제도’를 통해 규제한다. 따라서 미국 이외 나라의 회사가 이 인증을 획득하고 경쟁에서 이겨 미국에 원전을 짓게 된다면, 그 회사는 세계 최고의 원전 회사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아온 프랑스와 일본의 원전 기업은 2007년부터 설계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만 7년을 보냈음에도 설계인증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서류 미비에 있다. 미국은 1979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에 비견할 수 있는,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를 당한 적이 있기에 원전에 대해서는 ‘안전’을 제일로 여긴다. 그 때문에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 하여금 원전을 짓고자 하는 회사로부터 원전 설계에 관한 자료를 받아, 안전성 면에서 면밀히 검토하게 했다.

그리하여 ‘이상이 없다’는 판단이 나와야, ‘15년 한정’으로 미국에 건설해도 좋다는 설계인증을 내준다. 현재 NRC는 미국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와 제너럴일렉트릭에만 이 인증을 발급했다.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이후 미국은 원전을 거의 짓지 않았다. 그사이 프랑스와 일본은 열심히 원전을 지어 미국을 능가하는 기술을 갖췄다. 두 나라는 ‘세계 최고가 되자’는 목표를 갖고 미국 진출을 시도했는데, NRC가 쳐놓은 촘촘한 그물에 걸려 만 7년을 버벅거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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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버벅거린 프랑스와 일본

때문에 두 나라는 미국 의회에, ‘NRC가 불공정 경쟁을 유도한다, 미국 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NRC는 해결책을 모색했다. 서류 미비 판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다 제출한 회사에 대해서만 본심사를 하겠다. 본심사 기간은 3년 반(42개월)으로 한다”며, 인증 신청 때 제출해야 할 서류의 종류와 내용을 공시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때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연방(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2009년 말 사상 처음으로 원전 수출 계약을 맺는 쾌거를 올렸다. 그리고 미국 공략에 착수했는데 그때는 NRC가 서류심사를 우선하는 사전심사 제도를 확정한 다음이었다.

2013년 9월 한국은 처음으로 서류를 제출했으나, 3개월 뒤 ‘퇴짜’ 통보를 받았다. NRC는 ‘12군데에서 미비한 점이 발견됐다’고 했다. 이는 합당한 지적이었지만, 다른 편으로 보면 오래전부터 본심사를 요청해온 프랑스와 일본 기업을 의식한 조치이기도 했다.

NRC는 두 나라 기업에는 아직도 ‘서류 완비’를 통고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한국에 합격을 통보하면, 두 나라가 외교적으로 시비를 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NRC는 두 나라 회사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인정해, ‘본심사에는 들어온 것으로 보고, 서류만 완비하면 본심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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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편집위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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