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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Viola 展

거장의 형이상학적 영상예술

  • 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사진 · 국제갤러리 제공

Bill Viola 展

Bill Viola 展
Bill Viola 展
그저 흙투성이인 메마른 땅. 그 양 끝에서 두 여인이 걷는다. 왼쪽 여인은 젊고, 오른쪽 여인은 꽤 나이 들어 보인다. 두 여인은 걷고 또 걷지만 늘상 제자리인 듯하다.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과연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기는 할까. 이런 의문이 들 때쯤 둘은 서로 가까이 다가간다. 나이 든 여인이 젊은 여인에게 뭔가를 건넨다. 그리고 또 각자의 길을 걷는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있는 빌 비올라(64)의 2012년작 ‘조우(The Encounter)’다(작품 해설에 따르면 건네진 것은 ‘삶의 지혜가 담긴 신비’다).

비올라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거장이다. 1970년대부터 40년 넘게 비디오아트 작업을 해왔고,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된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긴 세월 동안 그가 천착한 예술적 물음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는 1970년대 중반에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조수로 일하기도 했다.

비올라가 던지는 형이상적 질문이 잘 녹아든 작품 중 하나는 2014년작 ‘도치된 탄생(Inverted Birth·2014)’이다. 높이가 5m나 되는 대형 스크린 속에선 검고 붉고 하얀 액체 등을 차례로 뒤집어쓰는 남자의 영상이 뒤로 되감아 돌아간다. 순백의 상태로 세상에 태어나 온갖 굴곡을 겪다 죽음에 이르는 뭇 인간의 생애가 벤자민 버튼의 시계처럼 거꾸로 흐르는 듯하다.

영국 런던의 유서 깊은 세인트 폴 성당은 지난해 비올라의 ‘순교자 시리즈’(흙, 공기, 불, 물) 네 작품을 영구 설치했다. 그중 하나인 ‘물의 순교자(Water Martyr·2014)’가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다. 거꾸로 매달린 남자의 몸에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영상 작품이다.

이 전시를 보러 갈 생각이라면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넉넉하게 갖는 것이 좋다. 들뜨고 조급한 상태에선 형이상적인 탐구가 잘 와 닿지 않을뿐더러, 개별 작품의 길이가 길게는 20분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 일시 5월 3일까지

● 장소 국제갤러리 2관&3관 (서울 종로구 삼청로 54)

● 관람료무료

● 문의 02-735-8449, www.kukjegallery.com

Bill Viola 展
1 Inverted Birth, 2014

2 Water Martyr, 2014

3 Night Vigil, 2005/2009

신동아 2015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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