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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풀어쓴 현대사

펑펑 오일머니 종착역은 중동 아닌 美·유럽

세계경제 뒤흔든 오일쇼크 ‘흑역사’

  • 조인직 | 대우증권 동경지점장

펑펑 오일머니 종착역은 중동 아닌 美·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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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도성장기 한·일, 1 · 2차 오일쇼크에 뒷걸음
  • ● 유가 전망? 차라리 동전을 던져라!
  • ● 미·영 7대 오일 메이저는 유대인 가문 소유
  • ● 중동-美 ‘오일전쟁’은 중동-이스라엘 전쟁
펑펑 오일머니 종착역은 중동 아닌 美·유럽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진 데 이어, 6월에는 30달러대까지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치솟은 2008년에 비하면 20~30% 수준에 불과한 가격이다.

한창 잘나가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중에서도 ‘자원무역’ 위주로 경제구조가 형성된 브라질과 러시아는 이미 달러 대비 자국 통화(헤알화, 루블화) 가치가 1년 전보다 40% 이상 폭락했다. 이들 국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도 마이너스 성장을 못 벗어날 듯하다.

세계 3대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Brent oil)를 기준으로 최근 20여 년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유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1994년 이후 줄곧 배럴당 20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중국과 신흥국의 부상으로 세계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하던 2000년대 들어서면서 30달러를 돌파해 계속 상향곡선을 그렸다. 2005~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유가는 수직 상승해 14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다시 4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치는 예측불허 장세가 이어졌다. 유가는 2011년부터 3년간 월평균 100~11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40달러 중반대로 떨어졌다.

30달러? 80달러?

한국과 일본처럼 자원 빈국이면서 고도 공업국인 나라들, 즉 에너지 수입률이 높고 석유와 직결되는 중화학공업 위주 경제를 기반으로 한 국가들 처지에선 유가 하락이 반갑다. 유가 하락은 수입물가 인하에 따른 소비심리 증가 효과에도 도움이 된다. 원자재 구입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 값이 하락하면 당연히 기업의 영업이익도 늘어난다.

한국과 일본 경제에 유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두 차례의 세계 오일쇼크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1960년 이후 1998년 외환위기(-6.9%) 때까지 40년 가까이 대내외의 파고를 넘어 ‘중단 없는 전진’을 해온 한국 경제는 2차 오일쇼크(1979년) 여파로 1980년(-1.5%)에 딱 한 번 뒷걸음질쳤다. 일본도 본격적인 정치 안정을 가져온 ‘자민당 체제’가 발족한 이후 1956년부터 1973년까지 연평균 9.1%의 고도성장을 거듭하다가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인해 1974년 -0.5%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에 대한 전망은 분분하다. 일본의 글로벌 투자은행사인 노무라증권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해 연말께는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원유 소비가 여전히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반면 골드먼삭스는 공급과잉 쪽에 방점을 둔다. 게리 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셰일가스 혁명’이 더해져 미국 원유 재고량이 4억5000만 배럴까지 상승해 80년 만에 최대치에 육박했는데, 이 때문에 올해 유가가 3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석유 자원이 없는 나라’라는 한계적 인식 때문에 가격결정의 원리나 과정은 도외시하고 가격의 흐름과 결과에만 천착해온 측면이 있다. 또 공개된 정보가 적은 ‘먼 나라 중동’에서 주로 가격을 결정한 탓에 예측 자체가 어려웠다. 실제 유가의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하려면 유가 결정과 관련된 역사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투자은행이나 연구기관들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수만 가지의 이유를 대기에 헷갈리기만 한다.

레너드 그리고리예프 러시아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교수는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의 방향성을 알고 싶다면) 차라리 동전을 던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이런 형편이니, 우리는 나무를 볼 게 아니라 좀 더 멀리서 숲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븐 시스터스 vs OPEC

2차대전 후 새롭게 시작된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체제에서 석유 가격 결정 주도권을 쥔 쪽은 ‘오일 메이저’라고 하는 미국·유럽 중심의 7개 석유회사였다. 엑손·모빌·걸프·소칼(스탠더드)·텍사코 등 미국 5개사, 네덜란드 및 영국 자본이 섞인 로열더치셸,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등이다.

이른바 ‘세븐 시스터스’라고도 한 이 회사들은 1950년대 한때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90%, 정제 능력의 75%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이 중동 유전사업에 진출해 ‘깃발’을 꽂은 이 회사들 때문에 중동 산유국들은 자기 땅에서 나오는 석유임에도 생산과 판매 통제권은 물론 채굴 감독권도 행사하지 못했다. 일견 불평등해 보이는 계약에 의해 일정한 사용료와 세금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세븐 시스터스를 견제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을 중심으로 1960년 결성된 단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Organization of Petrolem Exporting Countries)이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창립 멤버였다. 1960~70년대에 카타르, 알제리,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추가로 참가한 데 이어 2007년 앙골라가 마지막으로 가입하면서 12개국 협의체로 덩치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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