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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하는 데까지는 해보고 증세 논의하자”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하는 데까지는 해보고 증세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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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까지는 해보고 증세 논의하자”

2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악수하는 원유철 정책위의장.

▼ 국민 눈높이도 높아졌고 당으로서도 민감한 시기다.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다(웃음). 사실, 4월에 건보료 문제도 있었지만 통행료 인상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 요청도 많았다. ‘타이밍을 봐야 한다’며 시기를 조절하자고 했다. 처음 공개하는 얘긴데, 정책위의장이 된 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가서명을 한다고 하기에 설 연휴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많은 사람이 귀성하는 설 직전에 가서명을 하면 중국 농산물 수입 문제 등으로 여론이 좋을 리 없지 않나. 좋은 뜻이라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설 연휴가 지난 2월 25일 가서명했다.”

▼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나.

“현장에서 나온 정책, 특히 민생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전적으로 공감했다. 이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교섭실장 등에게 내가 직접 설명하고 가서명을 연기한 거다. 연기를 한 게 오히려 협상력을 높여 우리 의견을 관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

부담 안고 연금개혁 하는 이유



▼ 담뱃값 인상이나 연말정산 문제도 논의했나.

“말씀하더라. 난 대통령께서 모르는 줄 알았다. 대통령께서도 ‘정책이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의 도움을 받고 공감을 얻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도 생각은 같았다. ‘당정청은 삼위일체’라면서,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자주 만나 협의하고 조율하자, 혼선을 일으키지 말자고 했다.”

▼ 그간 당정청 관계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정부와 청와대의 헛발질에 당의 부담이 컸는데, 지금은 삼각편대를 잘 이뤘다. 당정청의 한쪽이 무너지면 전체가 욕을 먹는다. 욕은 주로 당이 먹고, 선거로 심판받는다. 그래서 삼각편대는 서로 호흡을 맞춰 비행해야 한다. 이미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도 두 차례 했고, 고위당정회의도 했다. 비공개 회의도 많이 했다. 과거처럼 혼선을 빚거나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건 없을 거다. 건보료 부과 문제도 잘 협의해 ‘할부 납부 시스템’을 만들었다.”

▼ 4·29 보궐선거도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은 신중할 수밖에 없을 듯한데.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공무원 연금개혁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보전액만 매일 80억 원씩, 내년부터는 매일 100억 원씩, 연간 3조7000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김영삼(YS) 대통령 시절부터 추진했지만 역대 정권은 하지 못했다. 그걸 하려니….”

▼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활동은 종료됐다. 국회공무원연금개혁특위 시한은 5월 2일까지 연장했는데.

“솔직히 걱정된다, 정치하는 처지에서. 현실적으로 공무원과 그 가족은 꽤 많고, 지역에선 대부분 오피니언 리더다. 그러니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개혁을 안 하면 국민, 공무원 모두 장기적으로 큰 손해다. 나라 전체가 부도나면 연금은 받을 수 없다. 공무원은 국가 운영의 중심이니 정부가 주도하는 공무원 연금개혁을 결국은 이해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정치권도 연금 문제를 매듭지으면 공무원의 명예를 드높이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 결국은 돈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4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34조5000억 원의 공약 가계부를 지킬 수 없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국민이 어려운데 세금을 올려서 되겠나. 경제활성화 관련법이 속히 통과돼 경제가 좋아지면 늘어난 세금으로 해보고, 안되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고 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

▼ ‘해보는 데까지’가 어느 선인가.

“지난해 예산이 380조 원 정도인데 복지 예산이 115조 원 정도다. 이러한 복지 예산을 일제 점검해 예산 누수, 중복지출 등을 확인해 5월에 논의할 거다.”

▼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급식비 지원을 중단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반가운 ‘애드벌룬’인가.

“예전엔 가끔 통화했는데 최근에는 일절 못했다. 단체장이 ‘문제가 있다’고 선언하고 새 해법을 제시한 건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본다. 다만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라 4·29 재·보궐선거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그는 ‘지상을 천국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지옥을 만들 수 있다’는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글귀를 인용했다. 무상은 좋은데, 현실적으로 안 되니까 잘못하면 지옥으로 갈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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