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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판돈 지키기 급급하다 밑천 다 날릴 수도

‘외교 베팅’ 주저하는 한국

  • 윤성학 |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 dima7@naver.com

판돈 지키기 급급하다 밑천 다 날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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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와 오바마가 손을 굳게 잡았다. 김정은과 푸틴도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G2 중국은 한국에 노골적으로 중립을 요구한다. 동아시아 세력 구도는 새롭게 재편되는가. 한국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
판돈 지키기 급급하다 밑천 다 날릴 수도
19세기 영국과 러시아는 무주공산인 중앙아시아를 놓고 큰 도박판(The Great Game)을 벌였다. 영국은 러시아의 인도 진출을 차단할 요량으로 길목인 아프가니스탄을 3차례 침공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는 동안 러시아는 서(西)투르키스탄을 선점해 이 도박판에서 승리했다. 이후 러시아는 200년 동안 중앙아시아를 지배하면서 유라시아의 초강대국이 됐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서 다시 거대한 도박판이 벌어질 모양새다. 이 지역에선 어마어마한 양의 자본, 자원, 물류가 유통된다. 어느 나라가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세계 질서의 판도가 바뀐다.

신형대국론 vs 중국위협론

이런 가운데 최근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상 유례없는 우호관계로 접어들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러관계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과거사 문제로 사실상 대화가 끊긴 상태다. 김정은 위원장과도 냉랭하다.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것으로 비친다.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미·일·러·북 각자의 베팅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바마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의료보험 개혁 같은 복잡한 내정을 어느 정도 수습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동북아 정세에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는 이미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지역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주장한다. 미일동맹 체제가 가동되고 있지만 일본은 과거사 부정, 경제적 영향력 약화로 인해 미국의 파트너 국가로 부족한 처지가 됐다. 한미동맹 체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강화로 한국의 신뢰도가 약화하고 있다’고 본다. 러시아에선 민족주의자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에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운다.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사태를 관망할 수 없게 됐다.

2011년 미국은 중동에 집중해온 외교·군사정책을 아시아로도 이동시키겠다는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전략을 채택했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궁극적 목표다. 중국이 동북아의 패권국가가 되면 미국의 국익을 크게 위협한다고 내다본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중국은 ‘신형대국론’을 내세운다. 중국과 미국이 상호 이익을 존중하면서 대결을 극복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논리다. 중국은 미국 사회에 만연한 ‘중국위협론’을 약화시키려 한다. 세력균형 이론의 대가 케네츠 왈츠는 “양극체제 아래서 세력균형이 이뤄졌을 때 평화가 유지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중국식으로 표현한 셈이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핵심 이익’이 공존 가능하냐는 것이다. 중국의 당면한 핵심 이익은 대만, 티베트,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권이다. 미국은 결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도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고 일본, 베트남, 필리핀을 편드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두 나라의 핵심 이익은 양립하기 힘들다.

‘밀당’에 지친 미국

미국과 중국은 각자 한계를 갖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 국가가 아니다. 미국은 이런 지리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적극 활용한다. 특히 도덕적 정당성을 결여한 일본을 적극 활용해 중국에 대한 견제 고삐를 바짝 죄려 한다. 나아가 ‘한미일 동맹’으로 강력한 대중 방어막을 구축하려고 한다. 그런데 과거사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고 있어 골머리를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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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학 |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 dima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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