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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플레이로 경쟁자 제거? 연예특종으로 정치이슈 덮기?

‘장동민 사건’으로 본 연예계 음모론 논란

  • 정해윤 | 미디어 평론가 kinstinct1@naver.com

언론 플레이로 경쟁자 제거? 연예특종으로 정치이슈 덮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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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임과 예원의 경우

‘이태임과 예원 사건’에 대해서도 음모론이 나온다. 연예계 뉴스 전문 매체 ‘디스패치’는 이전에 이병헌과 그를 협박한 여성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후 이 보도는 거의 사실로 밝혀졌다. 그런 디스패치가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현장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대중은 이 보도를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디스패치 기사 속의 이태임은 아무 이유도 없이 착한 후배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이코처럼 비쳤다. 반면 예원은 일방적으로 당한 가녀린 피해자로 묘사됐다. 세간의 비난이 이태임에게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이 일로 이태임은 방송에서 하차했고 집에서 칩거하게 됐다.

그런데 얼마 후 당시 현장을 담은 촬영 필름이 유출되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가녀린 피해자로 여겨졌던 예원이 선배 이태임을 살살 약 올리며 반말을 했을 뿐 아니라 뒤에서 이태임에게 욕을 내뱉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공개됐다.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예원의 일성(一聲)은 전국을 뜨겁게 달군 ‘올해 상반기 최고 유행어’가 됐다. 그러자 여론은 예원을 향해 집중포화를 쏟았다. 디스패치도 사과문을 올렸다.

‘범죄 수준의 공작’

우리는 디스패치의 최초 보도에 주목해야 한다. 이태임을 사회적으로 매장할 수도 있을 만큼 두 사람의 설전(舌戰)을 각색해 보도했다. 이런 일이 과연 우연일까. 음모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연예계 내 어떤 세력이 이태임을 죽이려고 짜깁기된 발언 내용을 언론매체에 제공한 게 아니냐고 추측할 만했다. 만약 그랬다면 언론매체는 여기에 놀아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디스패치는 누구로부터 이태임과 예원의 대화 내용을 건네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예의 ‘취재원 보호’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 이번엔 군색해 보인다. 이 ‘성명불상 취재원’의 행위는 ‘순수한 제보’가 아니라 ‘범죄 수준의 공작(工作)’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일부 연예계 관계자의 견해다. ‘연예계 정화’ 차원에서라도 이 취재원의 책임 소재를 규명해 문제가 있다면 ‘일벌백계’ 할 필요도 있다고 한다.

당시 연예계나 방송계 관계자만이 이태임과 예원의 대화 내용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계통의 누군가가 연예인인 이태임을 대상으로 악의적 언론 플레이를 한 것으로 가정해볼 수도 있다. 일부 연예계 관계자는 “누군가가 사실과 거짓을 적당히 섞어 의도적으로 일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임과 예원의 말다툼은 여성 스타들 간의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예원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당시 촬영 필름은 도대체 누가 공개했을까. 연예계나 방송계 종사자가 아니고선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물건이다. 해당 방송사가 유출한 사람 색출에 나섰다고 알려졌지만 이내 흐지부지됐다. 이 필름 공개가 과연 우연일까. 그보다는 예원에 대한 역공 성격으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역공을 편 사람은 누구인가. ‘진실을 밝히려는 의인(義人)’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가. 이 필름 공개 사건 역시 음모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언론사 연예부의 생리를 아는 몇몇 사람은 연예기획사와 연예부 기자가 평소 가깝게 지낸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연예계는 일반인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곳이다. 기자 역시 자유롭게 연예인을 만나기 어렵다. 유명 연예인은 갑 중의 갑이며 그 위상은 정치인을 넘어선다. 기자가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취재가 안 되는 대상이다.

예컨대 국회의원은 정치부 기자가 의원회관 사무실로 불쑥 찾아가 만날 수 있지만 유명 연예인은 이런 통로마저 없다. 결국 연예계 관계자와 기자 간 인맥에 의해 뉴스가 생성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정 연예인과 관련된 고급 정보는, 긍정적 내용이든 부정적 내용이든 그 사정을 아는 연예계 내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흘려준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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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 미디어 평론가 kinstinc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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