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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 담당 · 최호열 기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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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이정전 지음, 반비, 398쪽, 1만8000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경제학자들의 각종 정책 제안은 정부가 ‘자비로운 독재자’임을 전제한다. 많은 사람이 정치가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며 정부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확산되면서 이른바 ‘신정치경제학’(혹은 ‘공공선택이론’)이 등장했다. 이 책은 신정치경제학의 시각에서 왜 우리가 정부에 배신당하게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1950년대에 앤서니 다운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이론’이라는, 당시로서는 이상한 제목의 책을 냈는데, 신정치경제학의 효시로 꼽힌다. 이 책에서 그는 두 가지 획기적인 가설을 내세웠다. 관료와 정치가는 장사꾼과 마찬가지로 사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가설, 그리고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은 당연하다는 요지의 ‘합리적 무지’ 가설이다. 이 두 가설을 바탕으로 다운스는 민주주의 정치를 새롭게 조명했으며, 그의 후학들은 ‘정부의 실패’와 ‘정치의 실패’에 대한 체계적 이론을 구축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가와 관료가 사익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신정치경제학 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대규모 정경유착(정확하게 말하면, 지대 추구)이다. 정부가 대기업에 발목 잡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을 신정치경제학 학자들은 이른바 ‘포획 이론’으로 설명한다. 정부가 업계에 ‘포획’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포획 이론이 학계의 주목을 받은 지 오래다. 정경유착이 얼마나 만연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경유착을 흔히 후진국병(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신정치경제학에 의하면 오히려 선진국에서 더 극성을 부린다. 2008년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 그리고 그 직후 남유럽 국가들의 국가 부도 위기 등이 정경유착의 결과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정부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을 눈여겨보면서, 그리고 근래 정치권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신정치경제학이 우리 정치와 경제 현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갖게 됐다. 많은 사람이 정부의 무능이나 정경유착의 속내를 잘 모르거나, 좀 안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정부가 하는 일이니 적당히 눈감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우리 경제와 정치를 망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설득해보려는 심정에서 쓰게 됐다.

10년 가까이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정부의 무능, ‘관피아’ 냄새를 물씬 풍기는 세월호 대참사, 정경유착을 실감하게 하는 ‘성완종 게이트’ 등을 보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 배신을 당하는 데에는 국민의 책임도 크다. 다운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이론’이 주는 한 가지 교훈은,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국민이 높은 정치의식을 가지고 정부와 정치가를 철저히 감시,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전 |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 |

모험과 교류의 문명사 _ 주경철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가장 나약한 존재인 인류가 전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열쇠를 ‘소통과 교류를 통한 문명과 문화의 누적’에서 찾은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소와 말, 면화와 포도주를 비롯해 비단길, 바이킹, 가시관, 페스트, 콜레라, 노예, 대륙횡단철도 등 20개 주제를 중심으로 인류 문명의 주요 성과가 어떻게 전해지고 수용되었는지,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살핀다. 이와 함께 비단길의 초기 전성기를 이끈 상인민족 소그드인, 몽골 제국으로 들어간 최초의 선교사이자 스파이인 지오바니 데 피아노 카르피니 등 문명 교류사의 결정적 인물을 소개한다. 유럽의 해상 도적떼 정도로만 생각했던 바이킹이 실은 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했고, 러시아 국가 성립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등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도 많다. 도서출판 산처럼, 328쪽, 1만8000원

금융이슈로 읽는 글로벌 경제 _ 김용덕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지난 수십 년간 국제금융계의 주요 현안이 돼온 과제들을 주제별로 정리해 살펴봄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넓은 안목으로 국제금융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저자가 오랜 기간 한국 경제와 국제금융의 정책 현장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통해 더 나은 한국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제언을 들려준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세계경제 질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헤지펀드와 파생상품, 그림자금융 등 신종 금융은 금융의 꽃인가, 독인가’, ‘한국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쟁점에 대한 10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세계경제의 맥을 짚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삼성경제연구소, 512쪽, 2만 원

철학의 힘 _ 김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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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인문철학서.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등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정답이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질문을 다양한 각도에서 통찰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철학적 인문학적 조언을 담았다.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한국의 마이클 샌델’이라 불리는 저자는 한국학술진흥원 선정 ‘국내 강의 실력 베스트 7’에 선정되는 등 명강사로 손꼽힌다. 그동안 학생, 직장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큰 호응을 얻은 주제를 선별해 정리했다. 철학이 ‘쓸모없는 학문’으로 취급받는 시대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처럼 다양한 사고와 주장이 충돌하고 협상해나가야 하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삶의 의미를 규정하고 이를 따라 살아가는 ‘철학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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