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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통신

“외국 국적자도 준엄한 심판” 北, ‘중국계 간첩’ 검거 열풍

  • 김승재 YTN 기자 | sjkim@ytn.co.kr

“외국 국적자도 준엄한 심판” 北, ‘중국계 간첩’ 검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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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화교, 조선족 등 중국인 20명 간첩혐의 체포
  • ● 中 압박하며 투먼에서 北 노동자 150명 철수
  • ● 외신기자 집단구타…“폭력으로 막아라”
“외국 국적자도 준엄한 심판” 北, ‘중국계 간첩’ 검거 열풍

중국 지린성 투먼에서 본 북한 남양.

필자는 ‘신동아’ 4월호에서 “북한 근로자 2500여 명이 파견된 북-중 접경도시 투먼의 공업단지에서 북한이 중국 측에 근로자 식당 운영권을 요구해 중국이 난감해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봄과 여름 잇달아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를 빌미로 “우리 근로자가 먹는 음식은 우리가 직접 만들겠다”며 조선족(중국 동포)이 관리하던 식당 운영권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취재 결과 북한은 ‘근로자 철수’라는 초강수를 뒀고, 투먼 당국과 기업들이 부랴부랴 북측 요구를 들어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북한이 투먼에서 식당 운영권을 계속 고집하는 속내를 떠보면 돈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의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식당을 직접 운영할 경우 근로자 한 명당 하루에 3위안(약 540원) 정도를 남길 수 있다고 필자에게 귀띔했다. 3000명이 일하는 공장이라면 한 달에 27만 위안, 우리 돈 4860만 원에 해당하는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북측은 식당과 더불어 기숙사 운영권도 요구했다. 북한 근로자가 이용하는 시설이니 자신들이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뜻. 이에 대해 투먼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던 4월 하순 어느 날. 투먼에는 새로 도착한 북한 근로자 150명이 현장 투입에 앞서 신체검사를 기다렸다. 그런데 북측이 돌연 폭탄선언을 했다. “투먼 측이 우리 요구사항을 계속 무시하니 여기서 일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투먼에서 일하는 우리 근로자는 전원 철수하겠다. 막 도착한 근로자 150명부터 데려가겠다”고 한 것이다.

北 압박에 굴복한 中 기업

4월 말, 북한이 행동에 나섰다. 근로자 150명을 버스에 태워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 근로자가 철수하면서 북측은 투먼 당국에 “식당과 기숙사는 우리가 관리한다. 누구도 간섭하지 못한다.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맞지 않으면 모두 떠난다. 150명 철수는 본보기다.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원 철수하겠다”고 거듭 위협했다. 중국 업체 대표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갑자기 이러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북측은 “어쩔 수 없다. 누군가 희생해야지”라며 철수를 강행했다. 북측은 그 무렵 투먼 지방정부와 계약한 북한 근로자 2000명에 대해서도 비자가 나온 상태지만 중국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근로자 150명 철수 현장엔 랴오닝성 선양 주재 북한영사관 서기도 나타나 북한 근로자 관리 간부들에게 호통을 쳤다. “반동 같은 XX들…. 오지 말라니까 왜 와가지고서니….” 북한 당국은 식당 운영권을 받기 전까지는 근로자를 투먼으로 내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투먼 측에서 왜 계약을 이행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북한 인력 업체는 계약된 근로자를 보냈다. 북한 영사관 서기의 분노는 식당 운영권을 완전히 받아내기 전까지는 근로자를 투먼으로 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왜 말을 안 들어 일을 번거롭게 하느냐는 질타였다.

북측의 돌발행동에 골치가 아프게 된 투먼 당국은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한발 뺐다. 북한이 실제로 근로자 철수를 단행하자 공업단지 내 기업들은 깜짝 놀라며 북측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북한 근로자를 고용한 업체들이 근로자용 식당 건물을 지어주고 운영권을 북한에 주기로 한 것이다. 기업마다 북한 근로자 식당을 짓는 작업에 착수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근로자 400명 기준으로 식당 하나 건설하는 데 우리돈 1억 원 이상이 들어가니 기업들로서는 한숨이 나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북한이 근로자를 철수하면 인력 충원이 불가능해 공장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북한이 인력난이 극심한 중국 제조업 현실을 잘 알기에 배짱을 부린 것이다.

근로자 150명을 철수시킨 후 북한은 투먼에 추가 인력을 단 한 명도 보내지 않았다. 반면 이웃 훈춘 지역으로는 새로운 북한 근로자가 속속 도착한다. 투먼은 2012년 5월 중국 최초로 북한 인력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였다. 북한 근로자가 중국에 진출한 초창기만 해도 훈춘은 투먼을 부러워하면서 “우리도 북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투먼에 아쉬운 소리를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됐다. 식당과 기숙사 운영권 문제로 북한은 투먼을 멀리했으며 북측 인력 송출업체와 근로자도 투먼보다 훈춘을 선호한다. 북한 인력 수입의 물꼬를 튼 투먼으로서는 이래저래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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