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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도시를 걷다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신고전 건축의 어머니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 글·사진 조인숙 | 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대표 choinsouk@naver.com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신고전 건축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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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그리스인들은 높이 159m의 바위 언덕에 ‘신들의 도시’, 아크로폴리스를 세웠다. 파르테논 신전 등 이곳 건축물들은 웅장하고도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명성이 높다. 이 유산을 온전히 지켜내려는 노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는 일리소스(Ilissos) 강을 끼고 있는 계곡의 높이 156m 바위덩어리 위에 조성한 요새다. 아크로폴리스는 ‘경계’ 또는 ‘끝’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크론과 ‘도시’란 뜻의 폴리스에서 유래한다. 그리스 다른 지역에도 아크로폴리스라 할 곳이 여럿이지만, 유독 아테네의 이곳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그만큼 고대 건축유산이 잘 보존돼 건축적,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다. 아테나 여신에게 헌정된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아테네 최대의 성소(聖所)로 신전과 출입구 건축 등이 잘 보존돼 있다.

헬라스(그리스)는 1981년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유네스코 조약(the UNESCO treaty)에 가입함으로써 ‘손상과 훼손으로부터 기념물 및 유적을 보호하고, 나아가 후대를 위해 잘 보존함’이라는 조약 목적에 적극 부응하게 된다. 2014년 기준으로 그리스 기념물 유적지 17곳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돼 있는데, 아크로폴리스 언덕은 1987년에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이 유산의 점유 면적은 3.04ha에 불과하지만, 당시 평가기준 6개 중 5개를 충족시켰다(완충지역 면적은 117ha).

그리스인은 아크로폴리스를 ‘자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최상의 표현물’이라고 자부한다. 실제로 기원전 5세기에 완벽하게 균형 잡힌 형태로 건축된 웅장한 건조물들의 구성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기념비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한다. 이 언덕에 서린 고대 그리스 신들의 전설과 그들을 기념하는 건축 공간, 이 모든 것을 품에 안은 탁월한 지형과 풍세(風勢), 그리고 이것들을 원래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모두 중요하다고 본다.

이 바위언덕에는 그리스 고전 건축에 해당하는 도리아식(Doric · 홈이 파진 기둥을 베이스 없이 세우고 장식 없이 판판한 주두가 특징인 양식)과 코린트식(Corinthian·다양한 식물을 장식적으로 표현한 주두 양식) 기둥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포르티코(Portico · 기둥회랑)가 있는 고대 신전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곳 건축물 대부분은 훗날 신고전 건축의 어머니가 된다.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신고전 건축의 어머니

디오니소스 야외극장은 오늘날 기준에도 거의 완벽한 음향과 시거리의 공연장으로 평가된다.

디오니소스 야외극장 유적

Remains of the Theater of Dionysus Eleuthereus

파르테논은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중심에 위치한다. 파르테논 성채의 남쪽 아래 기슭에 디오니소스 야외극장 유적이 있다. 야외극장은 1700년대에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해 19세기에 대부분이 발굴됐다. 기원전 4세기 무렵에 건립돼 여러 번 증·개축됐다. 그리스의 극 공연이 이곳에서 비롯됐기에 상당히 중요한 유적지다. 객석 수용인원이 1만7000명으로 오늘날 음향 실험을 한 결과에 의하면 거의 완벽하게 음향을 전달하고 어느 자리에서나 완벽한 시(視)거리를 갖췄다고 한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유메니즈 스토아&펄래즈지언 성벽

Stoa of Eumenes&Pelasgian Walls

디오니소스 야외극장을 조금만 벗어나면 커다란 돌로 된 아치 유적이 나온다. 유메니즈 스토아의 일부다. 스토아(Stoa · 柱廊)란 고대 그리스 건축에서 상부가 덮인 회랑식 보행로를 말하는데, 전면은 기둥으로 열리고 뒷부분은 벽으로 막힌 구조다. 아테네의 한 스토아에서 강연이 열린 데서 연유해 훗날 ‘스토아학파’라는 명칭에도 사용됐다.

유메니즈 스토아(길이 163m, 폭 17.65m)는 원래 교각과 아치로 이뤄져 있는데, 현재는 후방 벽의 아치 구조만 남아 있다. 본래는 두 개 층으로 하층에는 64개의 도리아식 기둥을 전면에 세우고 내부에는 32개의 이오니아식 기둥을 세웠다고 한다. 이름은 건립자 페르가멈의 왕 유메니즈 2세에서 따왔다. 유메니즈의 형 아탈루스 2세가 건립한 회랑에 방이 있는 아탈루스 스토아(Stoa of Attalus)보다 48m 길다. 둘 다 같은 건축가에 의해 각각 산책을 목적으로(유메니즈 스토아), 상업 공간적 성격으로(아탈루스 스토아)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에워싼 성채(Circuit Walls)의 펄래즈지언 성벽은 문명 이전의 이곳 원주민인 펄래즈지언에 의해 건설됐다고 추정된다. 성채는 5세기경 축조됐는데 19세기에 대대적으로 수리하면서 덧댄 부분을 철거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보수됐다고 한다. 성벽은 오늘날 돌담에 차용해도 멋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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