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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스포츠 女아나운서 김선신은 가능하다!”

‘베이스볼 투나잇’ 안방마님 김선신

  • 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60대 스포츠 女아나운서 김선신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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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리포터 김선신”

“60대 스포츠 女아나운서 김선신은 가능하다!”

1월 15일 김선신 아나운서가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SK 정우람과 인터뷰하고 있다.

▼ 왜 스포츠 아나운서였나.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스포츠 아나운서에 관심이 없었다. 뉴스가 하고 싶어 아나운서를 지원한 거다. 더욱이 스포츠 쪽엔 키가 큰 선수가 많아 나처럼 키가 작은 사람은 불리할 것 같더라. 그런데 아카데미의 선생님이 MBC스포츠플러스에서 여자 아나운서를 뽑으니 한번 응시해보라고 했다. 스포츠 쪽은 생각지도 않았기에 원서 내는 것도 싫다고 거절하다가 마감 마지막 날 원서를 제출했다. 면접 볼 때도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보니 마음을 비우고 들어갔다.”

▼ 학원을 공짜로 다니려고 아카데미 오디션을 본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면접시험에서 어떤 질문이 나왔나.

“키와 관련된 질문이 가장 많았다. 160㎝가 안 되는 키가 콤플렉스로 작용하지 않겠냐고 묻기에 단순하게 대답했다. ‘키가 작아서 인터뷰를 못하면 의자를 가져다 놓고 올라가서 하면 되지 않겠냐’라고. 키 크고 날씬한 아나운서들 속에서 나처럼 키 작은 아나운서가 오히려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남발했다. 결국 최종 합격했고 지금에 이르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가 날 뽑은 게 신기하다.”



▼ 공중파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A방송국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졌다. 사실 공중파와 케이블방송의 차이는 대우 문제였는데, 지금은 케이블방송국 아나운서 대우가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만약 공중파에 갔더라면 지금처럼 현장을 다니며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취재하는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 나름 ‘신의 한 수’였다고 자위한다(웃음).”

▼ 여자 아나운서를 방송 리포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나운서와 리포터의 개념이 모호한 게 사실이다. 어떤 분들은 공채 시험에 합격한 이를 아나운서로, 프로그램에서 필요로 할 때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는 이를 리포터라고 부르더라. 아나운서가 되는 과정이 무척 어렵고 빈자리가 극히 적다보니 아나운서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아나운서도 현장에 오면 리포터가 되는 게 아닐까. 스튜디오의 진행자는 아나운서,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는 이는 리포터라고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현장에 나왔을 때는 아나운서 김선신이 아닌 리포터 김선신이라고 말한다.”

▼ 현장을 다니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 취재하다가 겪은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지금은 SBS로 옮긴 정우영 선배와 함께 삼성 라이온즈를 취재한 적이 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과 인사를 나눴는데, 진갑용 포수가 다가와선 정우영 선배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그때 진갑용 선수에 대해 잘 몰랐다. 정 선배가 ‘김선신 아나운서! 삼성의 코치님이야. 인사드려’ 하기에 ‘아, 코치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진갑용 선수는 ‘어떻게 내 얼굴도 모르냐’며 화를 내는 척했다. 무척 당황했다.

“거리에선 아무도 못 알아봐요”

그때만 해도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본의 아니게 현장에서 그런 실수가 나왔다. 넥센의 손혁 코치가 우리 회사 해설위원으로 합류했을 때도 난 그분이 투수였는지도 몰랐다. 본인은 2년 연속 10승을 올린 투수 출신이라고 소개했는데, 난 처음 듣는 말처럼 받아들였다. 야구도 이런데, 배구장에 가면 더 헷갈렸다. 창피한 얘기지만, 김호철 감독을 알아보지 못한 적도 있다. 정말 방송 초기에는 한없이 ‘어리바리’ 했던 것 같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 아나운서들 간에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다.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았나.

“아나운서 2년차 때 그 문제로 한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원래 내 성격은 스트레스를 잘 받는 타입이 아니다. 경쟁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자꾸 경쟁을 시키더라.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때 그 선배가 내게 이런 얘길 해줬다. ‘스포츠 아나운서 분야만큼 경쟁이 심한 곳도 없다. 공중파에선 프로그램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아나운서가 경쟁을 벌이는데, 그에 비하면 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거야’라고.

그때 느낀 바가 컸다. 댓글에 상처 받고, 경쟁에 스트레스 받을 게 아니라 내가 이 일을 하는 것 자체에 감사하자고. 내 직업이 얼마나 근사한지, 유명한 스포츠 선수를 가까이서 만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건, 야구팬들 사이에선 내가 연예인급이지만 야구장 밖에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메이크업하지 않고 거리를 다니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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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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