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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난 애증관계 미워도 못 놔주죠”

‘슈퍼우먼’으로 돌아온 ‘미녀골퍼’ 홍진주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골프와 난 애증관계 미워도 못 놔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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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난 애증관계 미워도 못 놔주죠”
▼ 20대 시절보다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네요.

“아이 덕분 아닐까요. 여자가 엄마가 되면 성격이 좀 바뀌잖아요. 우승도 해봤고, 투어도 미국 일본 다 뛰어봤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고… ‘할 것 다 했다’는 생각에 여유로워진 게 아닌가 싶어요. 만약 제가 지금처럼 성적이 안 나오는데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못 낳고 있었다면 짜증을 엄청 부렸을 거예요.”

“얼라인먼트가 무너졌어요”

요즘 홍진주의 경기 성적은 저조하다. 6월 초까지 KLPGA 투어 7경기에 출전해 2경기를 뺀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컷오프로 탈락했다. 상금 순위 73위로, 내년 출전권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KLPGA는 경기 출전 선수가 늘면서 상금 순위 50위까지 주던 출전권을 내년부터는 60위까지로 늘렸다. 그래도 지금 순위라면 출전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원인이 뭘까.

“예선에서 거의 한두 타 차이로 많이 떨어졌어요. 연습량도 좀 부족한 것 같고, 오래전부터 허리에 통증이 조금 있는데 다칠까봐 스윙도 신경 쓰이고…. 잘 안 되는 샷은 없어요. 그런데도 스코어가 안나오니까 조금 스트레스를 받죠.”



▼ 연습량이 부족한 건 아이 때문?

“그렇죠. 젊은 미혼 선수들처럼 연습에만 집중할 수 없잖아요. 집에 도와주시는 분이 있지만 아이도 봐야 하고, 집안일도 신경 써야 하고. 요즘 확실히 느끼는 게, 연습은 정말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 다른 문제는 없나요.

“얼라인먼트(alignment · 정렬)가 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무너졌어요. 샷은 잘 되는데, 자꾸 잘못된 방향으로 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가장 기본적인 게 제일 힘들어요. 제가 좀 기분파라서, 고비를 못 넘기면 의기소침해지는 면이 있거든요. 지금이 딱 고비인 거 같아요. 이 고비만 넘기면 남은 경기는 편안하게 갈 수 있을 듯해요. 그래서 지금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홍진주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한테 놀러갔다가 접하게 됐다. 학기 중에는 한국에서 아빠와 살다가 방학 때면 한 달 정도 일본에서 어머니와 지내면서 취미 삼아 골프를 배웠다. 어릴 적부터 키가 컸다. 또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이번엔 아버지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해보라고 적극 권했다.

“뭔가 가능성이 보였나 봐요. 그래서 중학교 때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까지 하면서 골프 유학을 간 거죠. 그때 박세리 언니도 대전에 있었고, 골프 유망주들이 대전에 많았어요. 중학교는 골프부가 없는 곳에 들어가서 학과 수업과 골프 연습을 병행하느라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 예선 통과 한 번 못했죠. 골프로 유명한 유성여고에 들어가면서 실력이 확 는 것 같아요. 혼자 연습하다가 여럿이 같이 하니까 재미도 있고 동기부여도 되고. 고1 때는 잠시 골프를 관두겠다고 아버지랑 싸우고 가출도 하면서 방황했는데, 다시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하면서 고2, 고3 때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죠.”

“미친 운동 같아요”

▼ 그때 성적은 어느 정도?

“단체전 우승은 많이 했는데, 개인전 우승은 못하고 준우승과 3위를 왔다 갔다 했어요.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힐 정도는 됐죠.”

대학에 다니면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던 2년이 그에겐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다.

“겨울마다 같이 합숙하고, 대회 나가면 친구들이나 선후배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고, 술도 마시고…. 마침 2002년 월드컵 때라 시합이 끝나면 맥주 들고 함께 축구 보면서 응원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때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이 지금은 거의 다 은퇴하고 없죠.”

국가대표 상비군을 마치고 2003년 프로에 입문한 홍진주는 2006년까지 3년간 국내 무대를 거쳐 2007~2009년 미국 LPGA 투어, 2012년 일본 JLPGA 투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제 다음 목표는 중국 투어다.

“미국 투어는 축제 분위기예요. 반면 일본 투어는 아주 조용하죠. 제 성향에는 일본보다는 미국이 좀 낫긴 한데, 미국보단 한국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 떨면서 노는 걸 좋아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내년쯤 중국 투어에 한번 도전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지금은 대회와 상금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언젠가는 커지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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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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