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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한국은

정말 강한 美·中·日 강한 듯 약한 佛·伊

‘진짜 강대국’은 戰時에 빛난다

  • 장량(張良) | 중국청년정치학원 객좌교수 · 정치학박사

정말 강한 美·中·日 강한 듯 약한 佛·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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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 경제력? 베트남에 밀릴 수도
  • ● ‘규모의 경제’로 국방력 뒷받침해야
  • ● 중국에 맞서는 베트남의 기백
군사력은 경제력과 함께 국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한국은 G20 회원국이며,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한국의 ‘종합경제력’이라 할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13~15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 LG 등 몇몇 민간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점을 가졌으며, 인구 노령화로 인한 사회 활력의 감소, 진취성의 약화도 우려된다.

가까운 시일 안에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제한된 인구와 국토를 가진 우리의 경제력은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이란과 베트남에도 뒤질 소지가 있다. 통일은 더 이상 희망사항이 아니라 번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을 넘었고, 터키와 이란 인구도 1억 명에 육박한다. 이들은 방대한 인구와 시장,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시사주간 ‘타임’은 21세기 첫 10년 동안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9·11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이 아닌 중국의 부상(浮上)을 꼽았다. 중국의 부상은 패권국 미국마저 떨게 한, 세계의 판도를 바꾼 전환기적 사건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깨어나면 위험하니, 잠자는 사자 중국을 흔들어 깨우지 말라!”고 한 경고가 현실화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2014년까지 36년간 연평균 9.8%의 고속성장을 달성하면서 G2로 우뚝 섰다.

중국 1개 市가 북한 압도

중국은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한 나라다. 광둥성, 산둥성, 허난성 인구는 각각 1억 명 안팎이며, 쓰촨성은 8200만, 장쑤성은 8030만 명에 달한다. 광둥성과 산둥성의 GDP는 각각 1조1000억 달러, 9700억 달러로 한국 전체 GDP(1조3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간 규모의 성(省)인 랴오닝성만 해도 인구는 우리의 0.9배인 4500만 명, 면적은 1.5배인 14.6만㎢에 달한다. 랴오닝성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다롄(大連)시의 경우 인구 700만 명, 1인당 GDP 1만8600달러, GDP 1300억 달러다. 3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북한 GDP의 4배, 125억 달러가량인 몽골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 중간 규모의 성에 속한 1개 도시의 경제력이 인근 소국 북한의 4배, 몽골의 10배가 넘는다는 것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경제적 영향력을 지렛대로 북한과 몽골의 내정(內政)을 흔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창설해 그간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 금융 질서를 흔들려는 것도 약 4조 달러의 외환을 포함한 막강한 경제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 IMF 및 세계은행(WB)으로 상징되는 금융·경제력과 항공모함, 핵잠수함, 대륙간탄도탄(ICBM)으로 상징되는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데, 중국은 AIIB를 만들어 미국이 이끄는 세계 질서의 한 축을 무너뜨리려 한다. 미국의 아시아 · 태평양 동맹국인 한국과 호주, 전통적 서유럽 동맹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의 잠재적 라이벌 인도와 러시아까지 AIIB에 가입한 것은 미국 중심 세계 질서가 황혼(黃昏)을 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중국에 편입되는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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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다 마지막 순간인 3월 26일에야 AIIB 가입을 발표했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 정책결정자들에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의 AIIB 가입 움직임은 천군만마 같은 응원군이었을 것이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던 중에 이들 국가의 AIIB 가입 소식을 듣고 쾌재(快哉)를 불렀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관련된 문제에서 한국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말처럼 ‘미·중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아니라 실제로는 ‘미·중 모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옹색한 상황’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제력이 뒷받침하지 않는 군사력은 유지될 수 없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 장군이 말한 것과 같이 ‘다가오는 한 끼 앞에서 지나간 모든 것은 무효(無效)’인 것이다. 병사는 먹지 않고 싸울 수 없으며, 전투기와 탱크도 석유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일본이 앵글로색슨-소련 연합국에 패배한 것은 미국의 경제력이 독일과 일본의 경제력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말기에 우리나라에서 놋그릇, 놋제기까지 빼앗아가고 소나무 관솔 채취를 강요한 것도 미국보다 경제력이 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지원이 없었다면 영국과 소련은 나치 독일에 패망하고 독일이 유라시아 대륙을 제패했을 것이다. 소련이 40년 넘게 계속된 미국과의 냉전에서 패해 해체되고 만 것도 미국과의 군비경쟁을 지탱해줄 경제력이 취약했던 탓이다.

요즘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셰일가스라는 돌파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재정·무역적자가 지속되고 달러화 위상이 하락하는 등 군사력을 뒷받침할 경제력이 약화되고 있어서다. 달러화는 세계 최대의 가치 저장 통화로서 위상을 지키고 있으나, 그 비중은 2001년 72.7%에서 2014년 60% 이하로 급락했다. 국제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달러화 비중도 44.64%로 축소됐다. 반면 위안화의 국제거래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2.17%(5위)를 기록했다.

중앙아시아와 몽골에 대한 영향력에서 러시아가 중국에 밀리는 이유도 러시아의 경제력이 중국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몽골의 수출·수입 의존도는 60%를 넘어섰다. 몽골은 중국에 석탄 등을 수출한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공산품과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나라가 됐다. 몽골에선 ‘(2000년 전 몽골을 침공한) 전한(前漢)의 무장(武將) 위청(衛靑)과 곽거병(곽去病)이 위안화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는 말이 회자된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몽골은 냉전 시기에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소련과 같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자 이들은 경제적으로 러시아보다 중국과 밀접하게 됐다. 이 나라들은 중국에 천연가스와 석유,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공산품을 수입하는 무역 형태가 아니면 유지하기 어려운 경제구조를 지녔다.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와 면화의 상당량이 중국 기업에 팔리며, 키르기스와 타지키스탄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해마다 높아진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중국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대금 없이는 재정을 꾸려갈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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