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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보다 중요한 전력화 총력외교로 방사청 실책 보완해야

표류하는 KFX(한국형전투기) 사업

  • 이정훈 편집위원 | hoon@donga.com

국산화보다 중요한 전력화 총력외교로 방사청 실책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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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청이 적기(適期)에 무기를 확보하는 전력화보다는 무기 국산화에 더 신경을 쓰는 한 KFX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 미국이 KFX 사업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에 전략물자 수출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방사청은 왜 손을 놓는가.
국산화보다 중요한 전력화 총력외교로 방사청 실책 보완해야
정중동(靜中動). 3월 30일 한국항공을 우선협상 업체로 선정한 한국형전투기(KFX) 체계 개발 현황이 그러하다. 국민과 언론은 ‘배신의 정치’ 등에 관심을 쏟지만 방위사업계는 건국 이래 가장 큰 방위사업인 KFX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KFX 사업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도입을 결정한 3차 FX 사업과 연계돼 있다. 이 사업 수주전에서 승리한 미국의 록히드마틴사(社)로부터 기술을 제공받아 개발하기로 했다.

KFX 사업은 T-50 개발 때처럼 록히드마틴이 프로젝트를 따낸 ‘교수’ 역할을 한다. 한국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원생’ 격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발주한 것이라, 대학원생은 교수의 지시를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하지만 주권도 행사한다. 도입해야 하는 장비와 기술을 결정하는 것. 하지만 한계도 있는데, 이는 뒤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엔진 전쟁

전투기에서 조종사가 ‘두뇌’ 구실을 한다면 엔진은 ‘심장’ 구실을 한다. 심장이 약하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제대로 된 작전을 하기 어렵다. 심장은 전체 전투기 가격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KFX에는 작은 심장 두 개를 넣기로 했다.

KFX는 1차적으로 한국(120대)과 인도네시아(50대) 공군에 170대를 납품하기로 해 필요한 엔진 수는 340개다. 그런데 정비 등을 위한 여유분으로 10% 정도를 더 보유해야 하므로 실제 대수는 374개가 된다.

한국 공군은 2차적으로 180여 대를 더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KFX가 양산될 때쯤(2025년 이후) 지금의 주력 전투기인 KF-16 등이 도태하니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KFX는 한국 공군에 300대, 인도네시아 공군에 50대, 총 350대가 제작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예비분을 보태면 엔진은 한국에서만 660개, 인도네시아 분을 더하면 770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투기는 300대 이상 제작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하는데 KFX는 한국 시장에서만 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수출에 유리해진다.

지금 시점에서 새로 설계하는 전투기는 세계적으로 봐도 KFX뿐이다. KFX가 수출된다면 엔진은 ‘따라서’ 나가니, 세계의 엔진 제작업체들은 KFX 사업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다른 부품 업체들도 KFX 사업에 참여하려 심혈을 기울인다.

KFX에 들어갈 작은 엔진은 미국의 GE, 영국의 롤스로이스(유로제트로 표현하기도 한다)가 제작한다. GE가 제작한 작은 엔진 두 개는 미 해군이 운용하는 FA-18에, 롤스로이스산(産) 엔진 두 개는 유럽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에 탑재됐다.

GE는 작은 엔진으로 F-404와 이를 개량한 F-414를 갖고 있는데, 이 중 FA-18E/F에 탑재하는 F-414를 들고 KFX 사업에 도전한다. 롤스로이스는 유로파이터에 탑재한 EJ-200을 내놓으려 한다. 유로파이터는 유럽 4개국이 제작했기에 엔진도 4개국이 ‘유로제트’란 회사를 구성해 EJ-200을 만들었다.

유로제트에는 영국의 롤스로이스가 가장 많이 투자했다. 한국에는 롤스로이스만 지사를 두고 있어, EJ-200의 한국 도전은 롤스로이스가 담당한다.

實戰 경험 많은 GE 엔진

GE는 엔진 제작 국가가 아닌 나라의 항공기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GE는 싱가포르가 만든 전투기 ‘슈퍼스카이 호크’(지금은 퇴역)에 F-404를 넣은 이래 스웨덴이 만든 그리펜 전투기에 F-404를, 이를 개선한 그리펜 NG에 F-414를, 한국의 T-50 시리즈에 F-404를, 인도 테자스(Tejas) Mk-1 전투기에 F-404를, 이를 개량한 테자스 Mk-2 전투기에 F-414를 넣은 경험이 있다.

GE는 194대가 생산된(생산 예정분 포함) T-50 시리즈에 F-404 엔진을 한 개씩, 40대의 F-15K 전투기엔 또 다른 엔진인 F-110을 두 개씩 탑재했다. 한국 공군기에 자사 엔진이 많이 장착됐다는 것은 GE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KFX에도 자사 엔진이 탑재된다면 한국 공군을 위한 엔진 정비 지원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GE는 F-414 엔진의 실전(實戰)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엔진을 탑재한 FA-18E/F 전투기들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최근에 있었던 리비아 공습전 등에 참전했다.

실전은 ‘긴장감이 빠진’ 비(非)실전과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적의 반격을 피하기 위해 전투기의 속도를 높이는 애프터버너를 켜는 등 급기동할 때가 많다. 다급한 순간 가볍게 터치했는데 제대로 작동했다면, 우수한 엔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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