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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미술관

미국의 대영박물관 꿈꾼 ‘영국 양반’의 자존심

보스턴 미술관

  • 최정표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미국의 대영박물관 꿈꾼 ‘영국 양반’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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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 미술관은 45만 점 이상의 소장품에 이미지 자료 35만 점이 넘는 세계 최대의 미술관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한다.
  • 미국 주요 작품뿐만 아니라 유럽 인상파 작품, 일본의 회화와 도자기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 예술의 보고(寶庫)는 영국 청교도 후손들의 자존심이다.
미국의 대영박물관 꿈꾼 ‘영국 양반’의 자존심
미국 동부 보스턴은 영국 청교도들이 만난(萬難)을 극복하며 대서양을 건너와 세운 ‘미국 속 영국 도시’다. 그런 만큼 보스턴 사람들은 자신이 ‘미국 상놈’이 아니고 ‘영국 양반’이라는 자존심을 뼛속 깊이 간직한다.

이런 양반들이 일찍부터 미술관을 만들지 않았을 리 없다. 예술이야말로 양반의 놀이 문화이고 선진 시민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할 수만 있다면 런던 대영박물관을 능가하는 미술관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보스턴의 이러한 선민의식이 낳은 것이 바로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이다.

재정난 극복하려 소장품 대여 자구책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 최고라 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같은 해에 건립됐다. 1870년 미술관 법인이 정식 발족됐고, 미국 독립 100주년이 되는 1876년에 개관했다. 첫 건물은 보스턴 명소 코플리 광장(Copley Square)에 벽돌로 화려하게 지어졌다. 그후 30여 년이 지난 1907년 헌팅턴 애비뉴(Huntington Avenue)의 현재 위치에 새 건물을 짓는 미술관 이전 계획이 마련됐다.

이전 계획에 따라 당시 최고의 건축가 가이 로웰(Guy Lowell)이 100년 앞을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을 설계했는데, 그 플랜이란 대영박물관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리석으로 지은 거대한 궁궐 같은 건물이었다. 1909년 첫 공사가 끝나고 미술관은 새 건물로 이전했다. 이후 단계별로 추가 건물이 신축돼 현재와 같은 대규모 미술관이 됐다.

보스턴 미술관은 45만 점 이상을 소장한 종합 미술관이다. 연간 방문객은 100만 명 이상. 미술관은 예술대학도 운영하고, 부속 도서관은 32만 권이 넘는 미술 관련 장서를 갖췄다. 또한 온라인으로 35만여 점 소장품 자료와 이미지를 공급해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 데이터베이스(DB)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술관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는 한 방편으로 돈을 받고 소장품을 빌려준다. 예컨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 전시된 많은 명품은 1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보스턴 미술관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이런 자체적인 수익이 있고, 기부금도 끊임없이 들어오기에 조만간 미술관 재정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무디스 투자사(Moody′s Investors Service)는 평가한다.

미국 부자들에게는 ‘philanthropist(자선사업가)’라는 명칭이 항상 따라붙는다. 돈 버는 이유가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할 정도다. 미술관 설립이나 미술관에 대한 기부는 미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자선사업의 주요 형태 중 하나다.

미국의 터줏대감이라고 자부하는 보스턴 부자들 역시 보스턴 미술관을 그냥 두지 않았다. 공공 미술관이지만 많은 부자가 수많은 작품을 기증하고 돈을 기부했다. 미술관은 1915년 현재 건물의 2단계 공사를 완료하는데, 100만 달러가 넘는 공사비 전액을 보스턴 부호 로버트 에반스(Robert Evans)의 부인이 기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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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표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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